자유한국당의 ‘독재타도 헌법수호’는 자가당착이다
자유한국당의 ‘독재타도 헌법수호’는 자가당착이다
  • 김범태 정치학박사, 한국투명성기구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
  • 승인 2019.05.0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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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정치학박사
김범태 정치학박사

‘독재타도 헌법수호’ 요즘 자한당이 지난달 25일부터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 등 여야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 저지를 위해 내세운 구호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수호를 위한다며 자한당이 부르짖는 구호다. 그런데 이 구호가 어딘지 모르게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바로 자한당의 뿌리로 12‧12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이 대통령이던 민정당 시절인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 이후 전국이 들끓고 있던 때 전두환은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신민당 등 야당과 국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자 정권유지의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그해 다음해에 개최되는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빌미로 4월 13일 일체의 개헌논의를 금지하는 이른바 ‘4‧13호헌조치’라는 특별담화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때 국민들로부터 봇물처럼 터져 나온 구호가 바로 ‘독재타도 호헌철폐’다. 이 구호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한 절절한 울림으로 다가왔고 6.10민주항쟁의 승리로 노태우 민정당 대표는 결국 6.29 항복 선언을 하며 국민 앞에 무릎을 꿇었고 직선제 개헌을 포함한 일단의 민주적 절차를 단행하기로 대국민 약속을 하였다.

하지만 요즘 자한당이 외쳐대는 구호는 아무리 외쳐대도 그러한 울림이 없음은 물론 궁색하게 들릴 뿐만 아니라 이에 동조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못해 그들의 구호야말로 자가당착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들이 독재정치를 했을 당시 ‘독재타도 헌법수호’를 외쳤다면 진작 남산으로 끌려가 온갖 고문과 폭력을 당하고도 남음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부르짖었던 민주화세력들에 의해 민주주의가 이만큼 성숙되다 보니 자한당이 거리를 활보하면서 ‘독재타도 헌법수호’를 외치고 있으니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가 없다.

패스트트랙은 자한당이 집권시절 국회선진화법의 일환으로 만들었던 것인데도 그들이 스스로 이를 반대하는 것은 오로지 정권에 탐닉한 하이에나의 모습에 다름 아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다는 것은 이제 선거제도 개정 등 의제들을 국회 논의의 장으로 가져온 것에 불과하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다고 하여 모든 법안이 순조롭게 통과된다는 보장이 없고 다만 신속한 처리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라고 보면 된다.

이제 치열하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의제를 놓고 토론과정을 거쳐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자한당이 여기에 목을 매는 이유는 자칫 민주당 등 여야4당이 추구하는 대로 법안이 통과될 수도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치의 본령인 타협이라는 가치가 자리하고 있음을 기억한다면 결코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없다. 정치는 곧 타협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오히려 그들이 외치는 패스트트랙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법안 심사에 다가선다면 장외에서 외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더구나 이번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법이나 선거제도,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청법 의 경우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매우 중요한 법이고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자한당이 역설적으로 문재인 정권을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한다면 독재는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하는 제도이므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국회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당위성이 존재하는 이유다.

필자는 다른 법도 마찬가지지만 선거법의 경우 국민의 기본권 중 참정권을 다루는 중요한 법이라는 점에서 제1야당을 배제한 채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득권 유지를 위한 야당의 발목잡기식의 반대는 결코 있어서도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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