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한전 시위, 동력을 잃다
광주시의 한전 시위, 동력을 잃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04.24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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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삭발 농성’서 한발 후퇴…광주시체육회 의지 빛바래
내부 일체감 없어 ‘용두사미’우려 목소리도

[시민의소리 한전 시위 동영상]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24일 나주에 자리한 한국전력 본사 앞에는 매주 수요일 마다 시위에 나서는 사람들이 또 모였다, 이번이 매주 3번째로 진행되는 집회다. 지난 주  17일 집회와는 달리 참가 규모가 확연하게 줄었다. 당시에는 광주시체육회, 광주시장애인체육회, 광주시배구협회,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자원봉사단체까지 나서 70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집회에 참가했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포효하는 목소리가 한전 본사 직원과 나주시민들에게까지 닿는 듯 활기찼다. 
하지만 오늘 집회는 맥 빠진 분위기다.

참가자 수가 200여명에 그친 것도 그렇지만 행사 진행 방식도 열기가 없었다. 늘 그랬듯이 광주시민의 출정가로 불리는 ‘님을 위한 행진곡’ 노래 소리도  옹골차게 울려 퍼지지 않았다.

예견됐던 삭발식도 취소됐다.
뭔가 강한 의지를 보이고자 했던 광주시체육회 임원진들의 결기가 빛바랜 듯하다. 씨줄날줄로 얽혀있는 이해관계와 함께 정체성 없는 소신의 결여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 대안으로 성명서만 달랑 읽고 30분 만에 끝났다.

참가규모도, 열기도 여느때와는 달리 맥없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한전본사 앞 시위현장
▲참가규모도, 열기도 여느때와는 달리 맥없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한전본사 앞 시위현장

 

전갑수 광주시배구협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전은 광주시민들을 위한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지역 스포츠 균형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라”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서다.  “한전 광주 시민과 체육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등 광주광역시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행정은 지양하기 바라며, 지역 스포츠 균형발전과 상생을 위한 합리적인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 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엔 알맹이가 없었다.

이날 집회가 내부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쳬육계 내부에서도 이러한 모양새로 가다간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광주정신을 보여주겠다던 체육인들의 외침이 협상과정에서 한전의 ‘선물 보따리’에 눈 녹듯 사그라지는 모양새가 되질 않길 바란다.
체육인의 자존심은 말로 만 외칠게 아니라 행동하는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데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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