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사죄할 일이 없다” VS 광주시민사회단체 “적반하장”
이종찬 “사죄할 일이 없다” VS 광주시민사회단체 “적반하장”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9.04.23 16: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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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후보 “민족과 국가를 배신한 적이 없다. 인격모독이다”
박종주 지부장 “살인자 전두환의 부역자 이종찬 광복회장 출마 말 안 된다”
김갑제 광복회 광주전남지부장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광주시민사회단체들이 “전두환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이종찬의 광복회장 출마에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게 생각하며 스스로 출마를 철회하고 광주시민들에게 자신의 과오에 대해 공개적으로 회개와 반성을 먼저 할 것”을 촉구한데 대해 이종찬 제21대 광복회장 후보가 “과거 공직에 있었거나 정계에 참여하면서 그 어는 정권에서도 국가와 민족을 배반한 사실이 없으며 더 더욱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하여 본인을 연루시키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고 밝혔다.

이종찬 후보는 23일 오전 광주광역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22일) 이 자리에서 소위 시민단체들이 모여서 본인의 광복회장 선거출마를 철회하라고 요구하였다”면서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본인의 정당한 권리라 생각하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을 꺼냈다.

이 후보는 “광복회장 선거에 대하여 광복회 광주지부는 아무 말이 없는데 왜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간섭하는지 그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만약 본인에게 결격사유가 있다면 시민단체들이 나서기 전에 먼저 광복회 광주지부에서 본인에게 지역의 여론이라든가, 나서서는 안 될 사유를 말해야 옳은 순서가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많은 시민단체들이 연서하였는데 왜 시민단체명만 있고, 그 단체를 대표하여 서명한 책임 있는 분의 이름은 없느냐”면서 “성명을 가리고, 단체의 이름으로 타인의 명예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분명한 인권침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본인은 일찍이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서 드디어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교체의 목표를 달성했다”면서 “그런 본인에게 특히 광주의 시민단체들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내세워 비방하는 것을 듣고 대단히 섭섭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본인은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최초의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했다”고 말한 뒤, “국가정보기관의 악, 폐습을 개혁한 것도 본인이 이루어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알지도 못하고, 알려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왜곡된 사실을 들어 비방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면서 “앞으로 이런 근거 없는 비방을 다시 일삼는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 책임소재를 물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그는 “본인은 일생을 살아오면서 나름대로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한다”면서 “항상 본인의 가문이 이 나라에 헌신해 왔던 것처럼 명예롭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면서 살아왔다”고 밝혔다.

일제 잔재의 청산과 역사 바로세우기를 추진하고 있는 광주시민사회단체가 이종찬 후보의 과거 행적에 대해 진심으로 회개하고 역사와 민족 앞에 석고대죄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후보는 “민족과 국가를 배신한 적이 없다. 사죄할 일이 없다”면서 “이는 인격모독이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민사회단체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며 분개했다.

박종주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광주전남지부장은 “지난 과거 행적에 대해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광주시민들 앞에 ‘본인’이라는 전두환식 어투를 써가며 훈계를 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광복회는 독립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계승하는 단체인데, 살인자 전두환의 부역자로 산 이종찬이 광복회장으로 출마한 것은 말이 안 된다. 또 이런 사람이 광주에 활개치고 다니는 것이 서글프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민주인사들이 갖은 고초를 겪었던 60년대, 70년대, 80년대에 이종찬은 중앙정보부 간부, 국보위 의원, 민정당 창당 주역에 초대 원내총무 등으로 독재정권에 부역했다”면서 “지난 독재정권이 얼마나 많은 악행을 저질렀는지 광주시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기자회견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이 신분 세탁한 90년대 후반 경력만을 강조했다”고 말하고, “할아버지 이름을 욕보이는 일을 제발 그만 하라”고 충고했다.

한편, 이종찬 후보는 이날 오후 광복회 광주전남지부를 항의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이종찬 후보는 김갑제 광복회 광주전남지부장을 만나 광주시민사회단체를 ‘뒤에서 조종한 것 아니냐’며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갑제 광복회 광주전남지부장 이에 대해 “이종찬 후보와 설전을 벌인 것은 사실이다”면서 “광주시민사회단체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겠느냐, 조종한 적 없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또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에 부역한 것은 사실이니, 5.18영령들과 광주시민들에게 사죄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전했지만, 이 후보는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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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다 2019-04-30 02:14:39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