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올바른 이해(3) 거북선은 세계 최초의 철갑선인가?②
이순신의 올바른 이해(3) 거북선은 세계 최초의 철갑선인가?②
  •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 승인 2019.04.08 0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거북선이 철갑선의 근거가 된 문헌은 임진왜란에 참전한 왜장 도노오카 진자에몬(外岡甚左衛門)이 1592년 7월 28일에 부산포에서 쓴 회고록 『고려선전기(高麗船戰記)』이다. 그는 일본이 해전에서 연패한 것을 수치스러워했지만, 패배의 역사도 역사라는 관점에서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는 옥포·합포 해전, 한산도 해전 등에서의 패전과 일본 장수 구루지마 미치하사의 전사 등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대선 중 3척은 ‘장님 배(目クラ船)로 ‘철로 요해(鐵ニテ要害シ)’(쇠로 되어 있는 요새)”라고 기록했는데, 이 장님배가 거북선으로 추측된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철로 요해(鐵ニテ要害シ)’이다. 이를 어떻게 번역하여야 하나. 김시덕의 번역대로 ‘쇠로 되어 있는 요새’라고 하여야 하는 지, 철갑을 둘렀다고 해야 하는 지, 아니면 ‘창검을 꽂았다’고 번역해야 할지 난해하다.

더구나 이 글을 쓴 왜군 장수는 임진왜란 해전 중에 거북선에 직접 올라가서 거북선의 덮개를 확인했을 리 만무하고, 외관으로 보았을 것인데 ‘철로 요해’란 표현 자체를 그대로 믿기도 어렵다.1)

한편. 서양에서는 거북선을 철갑선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미국인 선교사 겸 동양학자였던 윌리엄 그리피스(1843~1928)가 1882년에 펴낸 책 『은둔의 나라, 한국』에는 임진왜란 때 조선군의 군함을 설명하면서 ‘금속으로 감싼(covered with metal) 배’가 등장한다.

미국인 선교사였던 호머 헐버트(1863~1949)는 미국의 잡지 ‘하퍼스 뉴 먼슬리 매거진(Harper’s New Monthly Magazine)’의 1899년 6월호에 거북선을 거북 배라고 표현하면서 철판(Iron Plate)으로 감싼 구조라고 기록했다. 헐버트는 거북선을 ‘철갑선(Ironclad)’의 일종이라고 간주하면서, “한국은 철갑선과 금속 활판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발명한 국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895년 유길준이 『서유견문』을 통해 ‘거북선이 천하에서 가장 먼저 만든 철갑선’이라고 주장했고, 단재 신채호가 1908년에 대한매일신보에 연재한 『조선 제1위인 이순신 전』에도 거북선을 세계 철갑선의 원조로 평가했다. 또한 1915년에 박은식이 중국 상해에서 발표한 『이순신 전』에서도 이순신을 세계철함의 발명 시조라고 하면서 거북선의 독창성을 강조했다.

결정적인 것은 1929년에 영국의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이 거북선을 “세계 최초의 철갑선”으로 소개한 것이다.

이런 영향을 받아 영국군 총사령관 버나드 로 몽고메리(1887~1976)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전쟁의 역사』를 발간했는데, 여기에 이순신 장군 이야기가 실려 있다.

“조선에는 이순신이라는 뛰어난 장군이 있었다. 장군 이순신은 전략가이자 전술가였고 탁월한 자질을 지닌 지도자였을 뿐만 아니라 기계제작에도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중략) 일본 해군은 용감하게 싸웠으나 장군 이순신의 철갑 전투함(거북선)에는 저항할 수 없었다.”

“The Japanese navy fought courageously, but they could not defy the iron - clad warship. the Turtle Ship, created by Yi.”

서울 세종문화회관 지하에 있는 ‘충무공이야기’ 전시관의 ‘세계가 존경하는 인품’ 게시판
버나드 로 몽고메리의 찬사

거북선이 철갑선인지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기야 임진왜란 때 거북선이 2층이냐, 3층이냐를 놓고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마당이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거북선이 바다 밑에서 발견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되리라.

1) 최관 · 김시덕 공저, 임진왜란 관련 일본 문헌 해제, 도서출판 문, 2010, p 217

인터넷에서 찾은 ‘초등학교 사회 학습백과사전’를 보자.

“거북선이 철갑선이라는 말은 우리나라 역사 책 어디에도 안 나오고, 일본 역사책에는 ‘적의 배중에 온통 철갑을 씌운 것이 있어 우리 화포로는 깨뜨릴 수가 없었다. 이 철갑선 때문에 우리가 졌다.’고 나와 있어.

하지만 이는 거북선으로 인해 전쟁에서 패한 일본인들의 핑계에 불과해. 그만큼 우리의 거북선이 강한 배였기 때문에 자기들이 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내세우려고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