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한국전력 배구단 유치 물건너가
광주시, 한국전력 배구단 유치 물건너가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04.0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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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측, ‘경기력·경기장 훈련 여건 등 감안 …”연고지 수원 '잔류' 확정
광주시, 147만 시민 열망 무시 속 "지역 상생발전 외면" 반발

한국전력의 빅스톰 남자프로배구단 연고지가 광주를 외면한 채 수원 잔류를 선언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한전 배구단 전용체육관을 찾아 연고지를 광주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광주시)

한국전력 배구단 관계자는 7일 "이달 말로 연고지 협약 기간이 끝나는 수원시와 연고지 이전 의향서를 제출한 광주광역시에 대한 지원 조건과 체육관 시설, 관중 동원 능력, 선수단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수원으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6년 4월 한전과 3년 계약했던 수원시는 앞으로 3년간 더 연장하게 된 셈이다.

앞서 3일 이용섭 광주시장은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한전 배구단 전용체육관을 찾아 선수단과 면담을 갖고 한전 배구단 연고지 이전에 대한 지역민의 간절한 열망을 전달했었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2014년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한전이 이전한 만큼, 배구단도 광주로 와 주기를 150만 광주시민이 간절하게 열망했다”면서 “배구단이 최고 실력을 가진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한전배구단 경기 모습 

광주시는 배구단 유치를 위해 지난달 20일 유치의향서를 구단 사무국에 제출하면서 배구단이 최적의 조건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전용경기장과 훈련장 확보, 선수단 숙소와 처우 개전 등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광주와 전남지역이 겨울 실내 스포츠인 프로배구와 프로농구 연고 구단이 없는 겨울 스포츠 불모지라는 점에서다.

이 시장은 한전 배구단과의 면담 이후 강기정 청와대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지역사회 힘만으론 미약하니 정부차원에서 적극 도와줄 것을 요구했다 한다.

하지만 광주시의 이러한 바람과는 달리 한전배구단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자 광주시민들은 한국전력이 지역 상생발전을 외면한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 광주시민들이 한전배구단 광주유치 의향서에 서명하고 있다

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용섭 광주시장이 경기도 의왕까지 가서 선수들에게 연고지 이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설명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에 철저한 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단행했다"며 "이는 150만 광주 시민의 열망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과도 배치되며, 본사와 프로팀 동일지역 존치라는 순리에도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광주배구협회도 가세해 연고도 없는 수원과 협약을 체결한 것은 맞지 않는다며 광주 이전을 재촉구했다.

하지만 광주시가 3일 한전배구단과의 면담을 가진 뒤 이틀 만인 5일 한전측으로부터 수원잔류 통보를 받은 것은 “면담을 추진했던 광주시 관계자들의 사전정보 미흡과 적극적인 활동 부족으로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공무원들의 느슨한 업무 자세로 인해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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