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바꾸는 학운위 만세
학교 바꾸는 학운위 만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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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운영위원회가 학교를 바꾸고 있다.

출범 40여일이 된 2002년도 광주지역 각급 학교운영위원회가 예년과 달리 각급 학교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광산구 월계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는 지난 4월 12일 첫 회의를 열고 중복편성된 특기적성 관리비를 없애는 개가를 올렸다.

학운위는 학생들이 내고있는 영어와 피아노 특기적성비가 이미 일반예산의 시설유지관리비에 중복책정된 사실과 지난해 예산에서 이월된 특기적성비 455만여원이 남아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학교측에 조정할 것을 요구, 180여명이 부담할 뻔 했던 매월 25만원을 삭감했다.
월계초등학교의 사례는 올해들어 확연하게 달라진 학교운영위원회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운영된 학운위는 그동안 옳고그름을 떠나 학교측의 결정을 추인해주는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으나 금년들어 여실히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일개 학교로 한정지어 본다면 조그마한 성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예년과 달리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어 학운위 본래의 취지와 맞아떨어진다.

송정서초등학교 학운위는 또 지난해까지 수의계약을 통해 선정해왔던 졸업앨범 제작업체를 올해부터 경쟁입찰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는가 하면 정광중학교 학운위는 앨범소위원회를 구성, 제작가격을 낮추고 고품질의 앨범을 학생들이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성과를 얻었다.

상당수 학교에서 앨범제작이나 수학여행 업체들과의 수의계약 과정에서 학교측과의 유착의혹이 심심찮게 드러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한층 투명한 학교운영이 자리잡혀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광중학교의 경우 학운위가 출범한 이후 40여일동안 3차례의 소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어 1달에 1번 정도 의례적인 회의에 그쳤던 모습을 탈피하고 있다.
전자공업고등학교 학운위는 5월말로 계약기간이 끝나는 A급식업체와의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하고 공개경쟁입찰 방식이나 급식업체 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학교의 경우 학부모위원 중 한사람이 급식업체 교체안을 제기, 보다 공정한 업체선정방식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있다.
이처럼 여러 학교의 학운위 활동이 두드러지게 적극적으로 변하게 된 것은 학운위원의 구성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교육감 선거과 교육위원 선거가 예정된 까닭에 입지자들이 학운위원 선거에서부터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지지위원 확보경쟁에 나섰다.
또 학부모위원이나 교원위원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위원이 되는 것을 회피했던 과거와는 달리 학운위원 후보들도 적극적인 진출의사를 밝히는 등 학운위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됐다.

게다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육계 인사들과 더불어 시민사회단체나 참교육학부모회, 민주노총 등의 인사들이 대거 학운위에 진출, 활발한 활동으로 학운위 운영방식을 바꿔나가고 있다.
전자공고의 경우 급식업체 재계약건, 앨범제작업체 계약건, 수학여행 업체 계약건 등 외부업체와 계약이 필요한 경우 일정기일 내에 자동적으로 안건으로 상정되도록 운영규정을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제도개선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계 선거 때문에 학운위 선거가 너무 과열됐다는 비판도 나타났지만 학운위의 본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결과도 끌어내고 있다.
이와함게 각 학교 운영위원회가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자 학운위원들간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타나고 있다.

광주교사신문 박삼원 교사는 "전교조 소속 교사로서 학교운영위원회에 진출한 위원들 가운데 벌써 몇사람은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각 학교별 현안과 운영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안건으로 상정된 사안만이라도 광주지역 학운위원들이 공유할 수 있다면 학교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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