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시민 대변, 집행부 견제 무기력한 ‘웰빙 의회’
광주시의회, 시민 대변, 집행부 견제 무기력한 ‘웰빙 의회’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04.04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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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배지 거저 달았다” “시의장은 두명” “공무원에 휘둘린다”… 시중 화두
시민, ‘자질, 능력, 소신, 사명감 부족’…집행부 ‘독선·독주 견제’ 한계 노출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그래서 우려했었다. 한 지붕, 한 정당 아래서 더불어 한통속이 되다보니 의회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잊은 지 오랜 듯하다.

광주시의회 전경(원내 사진은 김동찬 의장)
광주시의회 전경(원내 사진은 김동찬 의장)

쉽게 얘기하면 광주 시민을 대변하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긴장감이 없다.

요즘 광주시의회가 그렇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행정기관을 주로 비아냥거릴 때 쓰는 이른바, ‘무소신·무능력·무관심’의 3박자를 고루 갖춘 듯싶다.

우선 광주시의회는 대부분 초선의원으로 구성돼있다. 김동찬 의장 등 3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20명이 ‘초짜’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대부분이다.
무슨 복을 타고 났는지 모르겠지만,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의원 배지를 달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선거과정에서 어떤 사람이 전화로 불러내 자리에 나갔다가 광역의원이 된 사람“도 있단다. 당시 ‘조례’가 뭔지 몰라 그 의미를 물어봤다는 얘기도 후문으로 들린다.

광주시의회가 방향성을 제대로 찾지 못한 채 견제를 해야할 공무원들에게 오히려 휘둘린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더욱 씁쓰레 한 것은 “광주시의회 의장이 두 명 있다”는 자조 섞인 비아냥도 심심찮게 들린다. 

최근 광주시 산하기관장을 대상으로 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청문위원들의 무소신과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기관장 후보에 대한 적격여부를 판단하는 채택보고서를 작성한 뒤, 여기에 실명으로 찬반여부를 표시해 공개하자고 하니깐, 특히 찬성표를 던진 청문위원들이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그렇게도 자신감이 없다면 청문위원으로 들어가지 말던가, 아니면 자신의 소신을 시민들에게 알리든가 해야지 이도 저도 아닌 것은 시민의 대변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행위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며 이번 청문회에서 집행부를 봐줬으니 그 댓가로 자신의 지역구에 특별교부세를 내려 보내달라고 시장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채택보고서를 두루뭉술하게 집행부로 넘기다보니 이용섭 시장은 이를 빌미삼아 자기가 심고자 하는 사람을 그대로 앉힌다. 그러면서 광주환경시설관리공단에 이어 광주복지재단도 의회가 찬반여부를 제대로 명기하지 않았으니 임명을 강행했다고 둘러댄다.

해당기관 시민사회단체들은 이용섭 시장이 제시한 전문성과 리더십, 방향성이라는 인사원칙을 들이대면서 함량 미달은 물론 깜냥도 되지 않으니 임명철회를 하라고 소리를 높여도 의회가 암묵적 동의를 하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시민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시의원들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이 내 사람을 임명하고 보자는 식이다. 여기엔 독선과 독주를 견제하라는 시민들의 지상명령이 끼어들 틈새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시의원들이 시민여론과 ‘따로 국밥’으로 노는 이유는 뭘까. 간단하게 말해서 시의원들의 자질과 능력, 사명감 부족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청문회 채택보고서에 찬반여부를 명기하는 것조차 주저주저 한 것도 따지고 보면 대부분 매너리즘에 빠져 소신과 자신감이 없는데 기인한다. ‘모난 돌에 정 맞는다’는 속담 처럼 집행부의 독선을 견제하다 공연히 밉보이기 보다는 같은 민주당이다 보니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방식이 편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행정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어 존재감을 나타내기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보좌관을 잘만 활용하면 그런대로 체면을 살리면서 집행부를 상대로 완장을 차는 소위, ‘웰빙 의원’으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광주시의회는 인사청문회과정에서 검증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욕심사납게도 청문회 대상 기관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물론 시의원들이 광주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으로 활용한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현재의 청문회 과정대로라면 하나마나한 짓에 불과하다. 시민이 내는 혈세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시쳇말로, 광주바닥이 좁아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처지이다 보니 채택보고서 과정에서 후보 주변사람이나 집행부의 로비를 당하거나 외압을 받게 된다. 그리되면 자신의 소신을 슬그머니 내림으로써 시의회 자체를 스스로 존재감이 없도록 만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민선 7기 집행부가 정책이나 조직개편을 하면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걸 보면서도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다 보니 시의회 권위가 실종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무기력과 무소신이 장기간 지속되다 보니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고, 시의회에 대한 불신감도 확산되고 있다. 민선 7기가 시작된 지 9개월이 지났음에도 말이다.

지난해 시의회가 광주시 모 산하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건수를 잡지 못한 채 유야무야된 사례를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시의회 행정감사가 일부 개인의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진행됐다는 의구심이 나왔던 것도 그래서다.
또 다른 기관에 대해서는 행정사무감사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서도 실제로는 행정사무감사를 하지 않고 덮어버렸다. 이것 또한 특정인의 민원을 받아들이다 보니 해당 기관을 출입하는 어르신들의 시위로 이어졌다. 적정한 선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이런 결과를 초래하기까지에는 시의회가 시민만을 바라보고, 시민과 함께, 시민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데 있다. 한마디로 풀뿌리 의회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시의원은 자치행정, 생활행정, 주민행정을 하는 주민과의 첫 접점에 있다. 이를 게을리 하다보니 자질과 능력이 반감되는 게 아닌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업무수행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회가 스스로 각성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위상도 동반 추락할 수밖에 없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선거 때만 되면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세대교체, 물갈이론이 바로 광주시의원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일부 시의원은 이렇게 말한다. 선거만 없으면 영원히 해보고 싶은 직업이라고...
정치권력에 매몰되면 편안함을 취하게 되고, 그리하다 보면 부끄러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의원들은 이쯤에서 명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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