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면제 받으려고 응원나팔로 청력마비시켜...국가대표 사이클 선수 등
병역면제 받으려고 응원나팔로 청력마비시켜...국가대표 사이클 선수 등
  • 박종대 객원기자
  • 승인 2019.03.20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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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면제 받으려고 응원나팔로 청력마비시켜...신종 병역면탈 적발

응원용 나팔인 에어혼을 귀에 대고 청각을 마비시킨 뒤 장애진단서를 발급받아 병역 면제를 받은 전 국가대표 사이클선수 등 11명이 적발됐다.

병무청은 브로커가 개입해 고의로 청력을 마비시켜 병역면제를 받는 수법으로 병역법을 위반한 피의자 8명과 공범 3명을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병무청에 따르면 이들은 병원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자동차나 선박용 경음기 또는 응원용 에어혼을 귀에 대고 장시간 노출시켜 청각을 마비시킨 뒤 장애진단서를 발급받아 장애인으로 등록 후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역면제 브로커들는 인터넷 동호회 회원, 동생친구 및 지인들에게 접근해 병역면제 수법 전수를 조건으로 1인당 1000만원에서 5000만원을 받은 뒤 면탈도구를 전달하고 방법을 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이들 중에는 브로커에게 1500만원을 준 전(前)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와 5000만원을 준 인터넷 TV 게임방송 BJ도 있었다. 이들은 ‘선수생활 또는 방송을 계속하고 돈을 벌기위해’ 거액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청각 장애 판정을 받은 뒤에는 체중이나 질병같은 다른 면제 사유와 달리 다시 검사를 받을 필요도 없다.

순간적인 소리 충격에 청력이 마비되는 시간은 대략 4~5시간 정도, 병원에선 별다른 의심없이 청각 이상 진단서를 발급해줬고, 청각장애 4급과 5급 판정을 손쉽게 받아냈다.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한 사람들이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다시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병무청은 이번 수사를 계기로 의무기록지 등 과거력 유무를 확인하고, 중앙신체검사소 정밀 검사를 강화해 일시적 청력마비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등 병역판정검사 시 청력검사시스템 개선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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