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
아기 울음소리
  • 문틈 시인
  • 승인 2019.03.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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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울음소리를 들어본 지가 꽤 오래된 것 같다. 전엔 마을 나들이를 나가면 어느 집에선가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때면 산사의 종소리보다도 더 깊이 마음에 인간 생명들과의 연결감을 안겨준다.

탄허 스님은 “아기는 아무리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다.”고 했다. 아기 울음소리는 우주의 소리인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부부는 평균 일생에 0.8명의 아기를 낳는다. 사람을 낳으면 최소 1명을 낳지 어떻게 팔이나 다리가 없는 0.8명을 낳느냐, 통계의 무서움이다. 생각해보면 참 기이한 일이다.

인구 감소가 어느 선을 넘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정상으로 돌려놓기 힘들다고 한다. 스프링을 너무 길게 잡아당기면 원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치다. 현재 우리나라가 딱 그 형편이다. 한명도 안 낳는다, 이건 재앙 수준이다.

모르긴 하지만 내 예감으로는 현재 추세로 미루어볼 때 작년엔 우리나라 신생아수가 간신히 30만명을 넘겼지만 올해는 신생아수가 그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심히 걱정스러운 사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아마 다들 짐작하고 있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 중에는 결혼 자체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 결혼해도 아기를 출산할 뜻이 별로 없어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내 세대만 해도 결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요, 아기 낳기는 결혼한 부부의 당연하고 자연스런 삶의 과업이었다. 그러던 것이 요 십 년 이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들이 달라져 국가의 요체인 인구 문제가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매스컴에서는 젊은 부부들이 집 장만이 어렵고, 육아, 교육비가 많이 들어 출산을 기피한다고 떠들어댄다.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바탕엔 육아를 ‘노동’으로 보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나 편하게 살면 되지, 힘든 건 싫다.’고 하는 도저한 개인주의 말이다. 아이를 기르는 과정에서 겪는 수고로움을 옛적에는 노랫말에 나오듯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가 부모의 마음이었다.

부모의 아기사랑, 육아가 삶의 전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요즘 세대의 상당수는 결혼을 할지라도 아기는 낳지 않겠다는 부부동맹이라도 맺은 듯하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부부가 단둘이 살면서 해외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이른바 워라벨도 자아실현도 하면서 편하게 사는, 아기 없는 삶을 선망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아기를 낳고 기르는 것은 고생이다. 아기가 아프질 않나, 말썽을 부리지 않나, 혹은 공부를 잘하지 못해 속을 썩이고…. 발걸음마다 일일이 돌봐줘야 하니 직장생활을 하는 부부로서는 무척 힘든 고역이다. 특히 아기 엄마에게는 1인다역을 해내는 데 힘들다.

이렇다 보니 아기 없이 부부가 둘만의 행복을 꿈꾸는 것이 로망이 되어버린 세태를 나무랄 수만 없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는 것은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신성한 책무다.

부부는 단순히 성적 결합을 위한 단위만이 아니다. 이런 인간의 성스런 불문율이 깨지고 아기를 출산하지 않는 것이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되어가는 세태는 인구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떠나서 인간 의식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아기 출산은 가족, 공동체, 인류와의 연대요, 지속가능한 인류종의 번성이라는 우주법칙과 직결되어 있다. 집을 주고, 교육을 무상으로 시켜주고, 수당을 주고, 그런다고 해서 아기출산이 확 늘 것 같지는 않다.

인간으로 태어나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은 자식을 낳고 기르는 것이다. 아니, 그것이 인간 삶의 전부라 할 수 있다. 부모가 되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것이 무엇인가.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인식시켜주었으면 한다. 인간에 대한 존엄과 사랑의 마음이 거기서 자라난다.

아기울음 소리를 녹음으로 들려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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