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회담 이후,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조미회담 이후,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 김범태 정치학박사, 한국투명성기구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
  • 승인 2019.03.0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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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정치학박사
김범태 정치학박사

남녘의 들녘에선 벌써 봄소식이 들려오지만 한반도엔 여전히 따스한 봄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토록 기대했던 지난 달 27~28일의 하노이에서 열린 조미정상회담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회담장소의 결정에서부터 하노이와 다낭을 두고 미국과 북한이 줄다리기를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어느 정도 관철되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회담의 합의문 서명에 이르지 못한 점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앞 다투어 조미회담이 결렬됐다느니,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느니 하면서 양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표정 읽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거기에 더하여 회담의 결과를 반기는 세력도 존재한다는 점을 상기하면 실제 조미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도 없었는지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고, 이후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판단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에 서명을 하지 않은 회담의 결과에 대하여 실패한 회담이라거나 결렬이라는 표현보다는 일정부분 성과가 있었다고 양국의 관리들이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며, 지속적으로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미국의 대표적인 매파인 존 볼턴 보좌관이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미국이 제안한 빅딜이 성사되지 않자 이번 정상회담이 나쁜 협상(bad deal)보다는 노딜(no deal)로 끝나기를 원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회담의 결과를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이 북한에 대한 제재의 해제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틀에서의 빅딜은 성사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고, 이를 간파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합의문에 서명을 했다가는 탄핵의 역풍에 휘둘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했으리라 생각된다.

한편, 조미정상회담은 미국의 입장에선 트럼프의 재선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만남 자체가 지난 2년 여 기간 동안 가져온 평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도 간과해서도 안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조미간의 정상회담은 성격상 치열한 자국의 실익을 바탕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직시하고 지난 2차정상회담의 결과를 두고 결렬이니 성과가 없다느니 섣부른 판단을 하기보다는 남북 간의 평화정착을 위한 진일보한 움직임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의 중재자로서 그동안 역할을 잘 수행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3차 조미정상회담의 역할 또한 기대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의 문제 또한 남북 간의 당사자들이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분위기를 숙성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 3.1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으면서 완전한 자주독립국가로서의 위상을 찾는 길은 미국 등 외세에 의존하지 않은 남북이 하나가 되는 그날을 향한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바, 이를 실현하는 길은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어 오로지 평화체제 구축에 이은 완전한 통일국가로 나아가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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