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신의’ 외면 강인규 나주시장 겨냥한 이용섭의 ‘사이다' 발언
‘상생·신의’ 외면 강인규 나주시장 겨냥한 이용섭의 ‘사이다' 발언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02.26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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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ㆍ전남 혁신도시 공동 발전기금' 겉욕심에 질책성 경고
공동체 정신·지혜 모토로 한 합의 정신 결여…’핑계불참‘도 지적
한전 공공기관서 걷은 지방세 ‘537억’ 대승적 결단 촉구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의 ‘사이다 발언’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박병모 기자 / 발행인
박병모 기자 / 발행인

공직자 출신이라 어지간히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줄곧 존대 말을 써왔던 이 시장인지라 그런 발언을 한 배경에 무척 관심이 쏠렸다.

그것도 한전 등 여러 공기업과 지자체장·김영록 전남지사가 참석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공공기관장협의회이라는 공식석상에 작심하고 비판을 했으니 자연스레 궁금증이 더한 것은 사실이다. 지역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정기모임이었으니 말이다.

명색이 선출직으로 당선된 강인규 나주시장을 겨냥해 질책성 발언을 했으니 단단히 마음먹고 한 셈이다.
물론 이 시장은 진심어린 충고였다고 강변했지만, 어찌됐든 이런 일침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회자되고 있다.

곱씹어 보면 작심 비판이건, 진심어린 충고이든 간에 이를 관통하는 공통분모는 답답함에서 나온다. 혹여 스스로 알아서, 공동혁신도시가 지니고 있는 본질과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광주ㆍ전남 공동발전의 기회로 삼기를 바랐지만 그러한 기대와 행동이 장기간 무너진데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강 시장으로선 회심의 일격을 당한 셈이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어찌 보면 모임에 참석한 기관장들도 이 시장의 발언을 학수고대했을게다. 속이 답답하고 목이 간질간질 할 때 마시는 무색 청량음료가 아닌 남들이 하지 못한 말을 시원하게 내뱉은, 이른바 ‘사이다’ 같은 발언이었다는 점에서다.
광주시민은 물론이고 나주시와 인접한 화순·함평·영광 지역 주민, 전남도 본청도 모두 손뼉을 치고 반겼을 게다.

문제가 된 지방세 537억은 한전 관련 공기업과 한국 농어촌공사 등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입주한 공공기관이 지난 5년간 납부한 세금이다. 지방세는 항목이 정해진 담배소비세나 교육세 같은 목적세와는 달리 일반세로 나눠진다.
그러기에 강 시장은 나주시로 들어온 지방세를 투명성만 담보된다면 일반 사업이나 정책을 수행하는 데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이쯤에서 강 시장이 비판받아 마땅한 것은 다름 아니다.
행정수장의 주요 덕목인 ‘상생과 신의’의 가치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가 여느 도시와는 달리 규모화 되고 번듯하게 발전하는 데는 당시 박광태 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 간에 합의한 상생정신이 빛을 발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도시는 형성되지 않았을 게다. 대한민국 혁신도시 어디를 가더라도 관공서 고층 건물 몇 개만이 달랑 들어서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점에서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전공대가 나주로 유치되는 과정에서 당시 경쟁에 뛰어들었던 광주 남구와 북구는 탈락한 뒤 하고픈 말은 말았지만 군소리 없이 이를 수용했고, 환영을 표했다. 모두가 광주·전남 공동발전을 위한 대승적 차원이었다.

단체장들이 자신의 지역발전을 위해 욕심껏 일하고 싶은 건 다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나눔과 배려로 더불어 함께 나아가려는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겉욕심을 지그시 누르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강 시장은 놀부처럼 욕심만 가득하고 공동체 정신과 지혜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합리적 정신을 가진 리더라면 자신의 말처럼 혁신도시 기반시설 보수와 관리에 돈이 들어가니 합의를 통해 조정해 나가자는 의견을 제시했어야 했다.
그렇지 않고 기관장 회의에 이 핑계 저 핑계로 3번 연속 불참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모양새만 우습게 됐다.
각종 기관과 단체의 결정권을 가진 수장들의 모임이기에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 강 시장 자신부터 아무런 결정권한을 주지 않는 부시장을 시장 들러리로 보낸 것은 모임 자체를 우습게 본 행태다.

강 시장이 간과한 진짜 덕목은 신의다. 빛가람 혁신도시 조성당시 광주·전남이 합의해서 나주로 혁신도시가 들어오면 공동발전기금을 모아서 인접 지자체와 함께 지역발전위해 나눠 쓰자고 합의했다.

그러한 약속을 철석같이 저버리고 홀로 욕심을 챙기는 강 시장의 속 좁은 행태는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인접 시군과의 신의를 지키지도 못한 강 시장이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은 뻔하다. 그리되면 나주시의 행복지수도 동반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제 강 시장은 농협조합장 출신이라는 티를 벗어나 대승적 차원에서, 어른스럽게 통 큰 결단을 해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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