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예타 면제 사업은 ‘영남 몫’인가
문재인 정부 예타 면제 사업은 ‘영남 몫’인가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01.30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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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8조 2,000억원 vs 호남 2조 5,000억…30% 수준
광주시 4,000억…경남 4조7000억원의 12분의 1 불과
호남의 열악한 처지 반영 안돼…‘상대적 박탈감’ 커져
​​​​​​​전북 새만금 국제공항 포함…무안공항과 갈등 소지 남겨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발표결과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나 형평성을 잃은데다 열악한 호남의 처지가 적극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방송화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방송화면)

그동안 지자체 현안사업이 과거에 예타를 통과하지 못해 지역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했으나 이번을 계기로 해묵은 사업들이 속도를 내게 됐다는 순기능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 예타면제 사업은 토건사업이 태반이여서 이명박 전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다른 바 없다는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런 찬반 논란 속에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낮고 타 지역에 비해 개발이 더디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타 면제 사업의 수혜 폭이 타 지역에 비해 적다는 점에서다.
물론 기획재정부는 예타 면제 대상에서 탈락한 사업에 대해 재신청을 받을 예정이고, 각 지자체가 신청한 액수에 비례했다고 하지만 지역별 열악한 환경에 대한 맞춤형 지원보다는 기재부의 ‘경제 논리’를 적용했다는 분석이다. 

예타 면제 사업 지원액을 들여다보자.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17개 시·도에서 신청한 총 32개 사업(68조7000억원) 가운데 23개 사업(24조1000억원)을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했다.
광주는 인공지능(AI) 중심 과학기술창업단지 조성 사업(예산 4000억원) 1건이, 전남은 수산식품 수출단지(1000억원), 서남해안관광도로(압해~화원 등, 1조원) 등 2건이, 전북의 경우 새만금국제공항(8000억원), 상용차 혁신성장과 미래형 산업 생태계 구축(2000억원) 등 2건이 각각 포함됐다.

전체 건수로 따지면 호남은 5건에, 액수로는 2조5000억원이다. 
반면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등 영남지역이 8조2000억원에 달했다.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지역은 3조9000억원의 예타 면제를 받았다.

그러니까 호남의 예타 면제 규모는 영남에 비해 3분의1 수준이다.
특히 광주는 4000억원으로 경남의 4조7000억원에 비하면 자그만치 12분의 1에 불과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와관련된 기자회견에서 “지역별로 균형있게 배분하거나 사업비용을 일률적으로 맞추려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 내륙철도는 4조7000억원이지만 경남과 경북을 연결하는 기간망 사업이라는 점에 중점을 뒀으며, 광주에서는 AI집적산업단지 사업을 스스로 선정해서 신청했다”고 덧붙했다.

이러한 해명성 발언은 광주시가 당초 1조원의 예산을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가운데 6000억원을 2단계로 분리해 4000억원만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이 밖에도 △광융합산업 맞춤형 제조혁신 플랫폼 구축(8000억원) △ 광주 친환경 공기산업 육성 프로젝트(3500억원) 등 2건을 제출했지만 이번 예타 면제에서 탈락했다.

전남도 역시 신안∼해남∼여수(국도 77호선) 해안관광도로 건설사업(1조원)은 포함이 안 돼 자칫 남해안 신성장관광벨트 사업이 반쪽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벌서부터 제기되고 있다.

국제공항이 들어설 전북의 새만금간척지(사진=방송화면 캡처)
국제공항이 들어설 전북의 새만금간척지(사진=방송화면 캡처)

게다가 전북의 새만금 간척지에 국제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전남의 무안국제공항과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어 호남지역내 내 또 다른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예타 면제 조치는 타지역에 비해 도로 기반시설, 산업단지, 재정자립도 등 호남의 열악한 처지를 감안해 맞춤형 국비 지원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선심성 정책차원에서 ‘경제적 효과’만을 노릴 경우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호남지역 경제 활성화 개발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예타 면제 사업 신청을 계기로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권 광역단체장들이 과거 구태의연한 행정에서 벗어나 타 지역에 못지않은 대규모 정책과 신선한 아이디어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됐다.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수 밖에 없도록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한 적극적인 논리를 개발해서 스스로 파이를 키우게 온전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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