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 주종광 법학박사/공학박사
  • 승인 2019.01.17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종광 법학박사/공학박사
주종광 법학박사/공학박사

사람들은 공직사회를 풍자하면서 ‘공무원스럽다’는 말을 종종하곤 한다. 좋은 의미는 아닐 것이다. 우리말에서 ‘-스럽다’는 말의 사전적인 의미는 “그러한 성질이 있음”을 뜻하는 접미사라고 한다. 국민들이 ‘공무원스럽다’는 조롱 섞인 풍자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공직사회가 경화(硬化)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은 성문법전을 가진 대륙법계국가이고, 법치행정국가이다.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따라 행정행위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행정행위는 반드시 법률유보의 원칙에 따라 포섭되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공직사회는 규정으로 시작해서 규정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직사회의 업무처리 방식은 간단하다. 법률에 유보되어 있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답답한 사람은 당연히 국민일 것이다. 안전문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과연 어떨까?

최근 해양수산부에서는 국민의 입장에서 여객선에 탑승해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미비한 부분은 정부에 알려 개선하도록 권고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국민안전감독관 제도를 운용하였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지난해에 국민안전감독관 1기를 선발하여 여객선 운항현장에서 활동을 하게 한 후, 이어서 2019.1.10. 국민안전감독관 2기 위촉식을 가졌다고 한다. 이들 국민안전감독관은 철저하게 무보수의 명예직이므로 당연히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는 순수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들은 적어도 공무원스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고, 관료화될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이들이 암행활동을 한다고 하니 연안여객선 이용객 1,700여만 명의 입장에서 보면 국민안전감독관이 여간 든든할 것이다. 그러니 국민의 입장에서는 이들 국민안전감독관을 응원할 것이다. 여객선의 안전을 살필 국민안전감독관이 옛날 같으면 암행어사인 셈이다. 왜냐하면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종래 정부, 공공기관, 여객선사업자 만의 전유물이던 안전관리가 이제는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관점에서 탄생한 국민안전감독관 제도는 모처럼 국민의 시각으로 안전을 바라본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민주주의국가에서 당연한 안전정책일 것이다. 국민과 함께 안전문제를 바라볼 때 여객선의 안전은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 믿는다. 현재 15명인 국민안전감독관의 숫자도 이왕이면 더 많이 늘릴 필요가 있다. 그래야 틈이 없다. 이제 여객선 안전을 꼼꼼하게 살필 ‘여객선 국민안전감독관 2기’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이들 국민안전감독관은 국민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관점에서 많은 요구사항이 나올 것이다. 당연히 현행 규정에는 없는 것이 지적되거나 새로운 개선사항이 나올 수 있다. 그것을 수렴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인 것이다. 안전은 필연적으로 규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지만 안전문제를 국민과 함께 공유할 때 국민이 이해하고 성원해 줄 수 있는 것이다.

2013년에 1,605만명이던 내항여객선 이용객도 세월호가 발생했던 2014년에는 1,427만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내항여객선을 이용을 기피하다가 근래에 들어 2017년에는 1,691만명으로 세월호 해양사고 이전수준을 회복했다. 세월호 해양사고 이후 정부의 대책에 따라 운항관리자가 공공기관인 선박안전관리공단으로 이관되었고, 여객선 운항현장에서 강도 높은 점검이 이루어지는 것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면서 내항여객선의 안전브랜드가치가 상승한 것이 수송실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만큼 국민에게는 안전이 중요한 가치인 것이다.

국민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고취되다 보니 여객선에 승선한 여객들 역시 본인이 승선한 여객선이 안전한가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지적 국민시점에서 내항여객선 안전을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안전은 공개적일수록 강하게 지켜지는 속성이 있다. 안전문제를 국민과 함께 해결하면 할수록 내항여객선은 더욱 안전해질 것이다. 내항여객선의 안전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제도가 실제 어떻게 작동하느냐와 제도적인 틈이 없는 지를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러던 차에 국민안전감독관이 탄생한 것이다. 국민안전감독관으로 위촉된 사람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다양성이 확보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안전감독관이 암행활동을 하고, 합동점검에 참여하면서 상당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내항여객선 안전을 국민과 함께 한다는 협치(거버넌스) 정책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여객선사업자나 선박종사자, 여객들도 이들 국민안전감독관들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성원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