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우리말교육원' 설립 요구 타당할까?
광주시의회, '우리말교육원' 설립 요구 타당할까?
  • 정성용 시민기자
  • 승인 2019.01.1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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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유사한 기관 설립 타당성 의문
청소년 프로그램 시교육청 협력 활용 충분

광주시의회가 광주지역 청소년의 언어순화를 위해 ‘우리말교육원’ 설립을 요구한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기관과 수준 높은 교육프로그램이 이미 국립국어원에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위원장 김학실)는 9일 동신대에 의뢰해 청소년 언어사용실태를 조사한 정책연구용역(총괄 노병호 교수) 결과 청소년들의 올바른 언어사용 교육을 담당할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부서 기관인 ‘우리말 교육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4일부터 12월 26일까지 초등학교 5개 학교의 5,6학년 202명을 대상으로 신조어, 욕설, 비속어 및 은어 등의 사용실태를 조사, 연구하여 시의회에 보고한 결과인 개선방안의 하나라는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욕설을 접하는 경로는 친구, 인터넷 순으로 많았고 욕설에 대한 충고는 부모님, 친구 순으로 높게 나타나 초등학생 스스로 욕설의 잘못을 인지하고 있으나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잘못된 언어사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학교 교육과 더불어 법률 및 제도의 확충이 우선되어야 하며, 매년 교육청 주관의 실태조사를 통해 광주지역 청소년 언어문화 관련 지표를 개발해 이에 대응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방안의 하나로 학교별로 언어순화에 관한 대회 및 콘테스트를 열어 시상하는 등의 캠페인을 통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의회가 밝힌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의 문제점과 언어순화의 제도적 장치와 캠페인 등의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이에 대응하는 기관을 만들자고 하면 자칫 ‘옥상옥’의 기관 설립이 남발될 성 싶다는 것이다.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청소년 언어교육은 시교육청의 내부시스템을 통해 언어순화교육의 체계화와 프로그램 운영이 이루어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외부기관을 만들고 다시 교육청과 협력하는 관계는 프로그램 운영의 효율성에 우려가 든다는 입장이다.

K모 교사는 "정부가 운영하는 국립국어원이 있고 그 내부에 청소년용 쑥!쑥!국어교실, 우리말꿈터를 비롯하여 온라인국어문화학교,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면서 "국립국어원과 시교육청이 협력하여 이미 운용 중인 우리말 교육 프로그램을 일선 학교에서 적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국립국어원과 시교육청이 협력하여 지역 청소년을 위한 별도의 언어순화 프로그램을 추가로 개발한다면 더 좋을 듯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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