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톡㉚ 트렌드 코리아 2019
이상수의 경제톡㉚ 트렌드 코리아 2019
  • 이상수 스마트미디어인재개발원 이사
  • 승인 2018.12.1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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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황금돼지의 꿈을...소비의 거대한 세포분열이 시작된다

서울대 소비트랜드분석센터(대표 : 김난도)2007년부터 매년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통하여 책의 부제를 그 해의 동물이 포함되는 영문 키워드의 조합으로 선정해왔다. 금년에는 연구원들의 뜻에 따라 큰 논란 없이 돼지 꿈을 뜻하는 PIGGY DREAM으로 책의 부제를 선정했다. 그리고 2019년의 컬러는 따뜻한 피치핑크로 제시하였다. 2019년 키워드의 흐름은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의 환경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컨셉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나타냈다.

참고로 2018년의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하다(플라시보 소비) 워라밸 세대언택트 기술(Technology of 'Untact') 나만의 케렌시아(Querencia) 만물의 서비스화 매력, 자본이 되다 미닝아웃(Meaning Out) 이 관계를 다시 써보려고 해 세상의 주변에서 나를 외치다 등 10가지를 제시하였다. 아울러 2018년을 보내고 선정한 10대 트랜드 상품은(가나다 순) 가정식 대체상품(1인 가구 증가와 워라밸 세대의 가치관) 관찰예능(감정의 대리만족) 굿즈(주관적 만족을 중시하는 가치소비 트랜드 확인) 근거리 단기여행(워라벨 세대와 주 52시간 근무제) 방탄소년단(스토리텔링으로 완성도를 높인 무대와 음악) 베틀로얄 장르 게임(과금 없이 승부하는 공정한 경쟁 시스템) AI스피커(개인별로 최적화된 정보에 대한 니즈) 키오스크(대면 접촉에 피로를 느끼는 현대사회) 팻 관련 용품 및 서비스 홈뷰티(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등으로 나타났다.

여기서는 소비트랜드분석센터에서 제시한 2019년 소비트렌드 전망을 소개한다.<필자 주>

컨셉을 연출하라(Play the Concept)

그냥 좋아서는 안 된다. 컨셉이 있어야 한다. 가성비나 품질보다 컨셉이 주요해진 시대이다. 과거에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이유 있는 소비가 만족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쾌락적이고 유희성이 강한 컨셉 있는 소비가 더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끊임없이 유동하는 감각적인 젊은 세대는 이미지에 열광하고, 기능이 아니라 컨셉을 소비한다. 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이해보다 가벼운 터치와 직관적인 감성이다.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컨셉을 연출하는 컨셉러(컨셉+er, 컨셉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는 의미의 신조어)를 자처하고, 기업은 컨셉 충만한 상품서비스공간을 앞 다투어 내놓는다. 재미있거나 희귀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갬성(감성이라는 단어를 굴려서 부르는 말)’ 터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컨셉이 될 수 있다. 이미지에 열광하고 변화를 거듭하는 젊은 층은 기능이 아니라 컨셉을 소비한다. 예를 들면, 셀카도 컨셉있게(showcept), 컨셉은 재미있게(funcept), 대충이라도 컨셉만 확실하다면(roughcept) 등으로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컨셉을 우선시 하여야 한다.

이제 가업들은 자기만의 컨셉을 가지고 고객들과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구매의 근거가 이유에서 컨셉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하지 말고 컨셉팅하라는 의미이다.

세포마켓(Invite to the 'Cell Market')

개인의 취향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소비자 커뮤니티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유통질서가 탄력을 받고 있다. 유통이 극도로 세분화된다. 세포 단위의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에서 세포마켓(Cell Market), 소비자가 직접 판매한다는 의미에서 셀슈머(Sellsumer) 라고 명명한다. 이들은 자신의 SNS팔로워, 문화적 감성, 혹은 재능을 기반으로 유통의 새 판을 짠다. 취업은 어렵고, 자영업은 고전하는 상황에서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N잡러(2개 이상의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er-‘가 합쳐진 신조어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 소비자가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플랫폼, 비대면 결제 수단, 소셜 인플루언서가 증가하며 시장에 새로운 질서가 생겨나고 있다.

세포마켓은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인 것만큼은 분명하지만 소비자 기만으로 인한 피해나 유해 콘텐츠와 같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세포마켓의 발전을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확보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세포마켓은 경제의 새로운 활력임과 동시에 새로운 부작용도 초래할 것이다.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세포마켓의 도약을 위해 다양한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옛날, 뉴트로(Going New-tro)필환경시대

다시 옛날 것이 뜨고 있다. , 복고(retro)가 아니다. 새로운 복고 뉴트로(New-tro)’이다. 레트로가 장년층의 향수에 기댄다면, 뉴트로는 젊은 세대가 느끼는 옛것의 신선함으로 승부한다. 과거 황금기의 대표 제품을 복각한 상품이 전통(heritage)을 강조하며 새롭게 선보이고, 모자라고 낡은 것이 인기를 끄는 와비사비가 눈길을 끈다. 뉴트로는 새로운 것에 지쳐가는 소비자들이 그 새로움의 원천을 이제 과거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복고와는 구별된다. 뉴트로의 핵심은 과거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다. 새로운 해석이다.

뉴트로는 기업에게 도전이자 기회이다. 자사만의 독창성과 전통성, 즉 오리지낼리티와 헤리티지를 확보하고, 사물의 이야기인 잇스토리(Itstory)를 들려줘야 한다. 그리기 위해서는 상품과 브랜드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축적, 아카이빙(archiving)이 지금이라도 필요하다. 뉴트로는 과거라는 이름의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설명이다. 그래서 과거의 무조건적인 재현이 아니라 현재의 미학적 감상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뉴트로는 단지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필환경시대(Green Survial)

그동안 환경친화적 제품이 단순히 하면 좋은 것이었다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필(必)환경제품이 필요한 것이다. 소비자 안전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높아지고 기상이변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절실해지면서 친환경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모든 소비에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려는 제로 웨이스트개념이 확대되고, 유해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체크슈머(check-sumer)가 늘어난다. 패션에도 친환경이 등장하고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등, 지난 10여년 간 성장해온 환경지향 소비가 질적양적으로 성숙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선형경제(자원을 채취하여 대량생산하고 이를 폐기하는 것을 추구하는 경제모델)에서 순환경제(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모델) 시대로 이동하면서 자원과 환경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대와 협력, 그리고 소비자들의 작은 실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자연스럽게 친환경에 참여할 수 있는 즐거운 게임과 축제의 방식이 도입되며, 에코페어런팅(Eco Parenting)과 같은 친환경 소비자교육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친환경 트렌드에서 필환경 시대로 이행하는 과도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2019,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환경지향 소비가 질적양적으로 모두 성숙하게 자리 잡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감정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You are My Proxy Emotion)

정보의 과잉과 가짜뉴스 속에서 무엇도 확신할 수 없어진 결정장애 세대, 그리고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상호작용하며 사람 간의 관계맺기를 힘들어하기 시작한 디지털 원주민들(어릴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가까이 상호작용하면서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더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칭함)이 어느덧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성인 감정조차 타인으로부터 답을 구하고 있다. 리액션 전문 패널을 중간에 끼운 액자형관찰예능 프로그램을 즐기고, 뉴스를 읽을 때도 기사보다 댓글을 먼저 읽으며 타인의 감정을 먼저 확인한다. 또 하나는 감정관리인이 자기 감정을 대신 맞춰주기를 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감정 코칭이나 감성 큐레이션 서비스가 자신의 기분을 맞춤형으로 조절해주기를 바란다. 사람 간의 접촉을 대신하는 언택트 기술과 희석돼 가는 대인관계 속에서 이제 감정 표현조차 대리인을 찾게 된 것이다. 이는 대신 화내는 페이지를 찾아 감정조차 외주(外注)를 준 격이다.

이처럼 현대인의 약해진 감정 근육을 보살피고 키워줄 존재가 필요해진 시대에 체험경제는 이제 감정경제로 진화 중이다. 이에 기업들은 자사만의 색깔이 살아 있는 경험, 디테일하고 독창적인 매력, 그리고 진정성이 녹아 있는 감정표현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데이터 인텔리전스(Data Intelligence)

인공지능(AI)에서 데이터지능(DI)으로 의사 결정의 패러다임이 다시 한번 진화한다. 데이터 인텔리전스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분석 기술이 결합하고, 여기에 클라우드 컴퓨팅, 안면음성인식 등 데이터 식별기술이 통합된 것이다. DI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데이터를 정보로, 정보를 지식으로, 지식을 지혜로 향상시킬 수 있는 통찰이 핵심 역량이 된다. DI는 의료엔터테인먼트미용패션물류금융공공 등 향후 모든 산업에 확산될 것이다.

향후 데이터 인텔리전스의 활용은 기업과 국가 경쟁력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이자 필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승자가 결정된다. 결정(decision)은 철저히 데이터에 입각해 이뤄지는 데시젼(dacision : 데이터와 결정을 합친 새로운 용어)으로 변화될 것이다. 우리는 의사결정 패러다임의 모멘텀이 바뀌는 바로 그 순간, ‘데시전 포인트에 와 있는 것이다. 이제 데이터가 말하게 하여야 한다.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Rebirth of Space)

공간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유통공간이 카페로 책방으로, 전시회장으로 변신한다. 카멜레온이 주변 상황에 따라 색깔을 바꾸듯, 현대의 소비 공간은 상황에 맞춰 변신하는 카멜레존(Chamelezone)이다. 이는 시장의 급변에 따른 필연적 변화이다. 비대면 유통의 발달로 위축된 오프라인 상권이 다시 고객을 모아야 하고, 기상 변화에 따라 실내로 모여드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대를 막론하고 새로운 체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막상 밖에 나오면 갈 곳이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으로 컨셉을 표현하고, 개념을 새롭게 해석하고, 기술과 융합하여 공간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잡아먹고 있다고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일자리 창출의 핵심동력이고 활용방법에 따라 그 효용과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동선과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현장에서의 유연성을 높이고 사람들을 탐험하게 하라. 온라인과의 경쟁 속에서 오프라인은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것, 실제로 그 장소에 가야한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 공간은 액정 화면보다 매력 있다. 침체된 공간을 재탄생시켜 새로운 활력을 모색할 때이다. 중요한 것은 컨셉(concept)’이다. 고객이 참신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의 본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대로 된 컨셉이 공간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밀레니얼 가족(Emerging 'Millennial Family')

엄마가 변한다. 밥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주고, 남은 시간을 자신에게 투자하는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가 된다. 엄마만의 변화가 아니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생각이 달라진다. 탈며느리탈시부모를 선언하고 부모-자식 간의 소통은 단톡방으로 이뤄진다. 그로써 남는 시간은 각자의 의미 있는 일에 몰두한다. 가족의 변화는 산업에도 큰 변화를 초래한다. 각종 도우미 경제가 발달하고, 간편 가정식과 신종 가전기기의 인기를 드높인다. 이전의 가족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신종족, 그들은 20세기 가족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신종족이다. 21세기형 밀레니엄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은 향후 다른 세대로 확산되어 한국 소비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밀레니엄 가족이 지향하는 삶의 모습을 심층적으로 탐구해 이를 뒷받침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나아가 이들을 단지 연령으로 구분하는 것에서 벗어나 밀레니얼 라이프스타일로 정의하고 이들이 꿈꾸는 삶의 모습을 먼저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21세기형 밀레니엄 가족이 우리 집을 빠꿔 놓고 있다.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As Being Myself)

남의 눈길은 중요하지 않다. 이제 나만의 시선이 절대적이다. 한국 소비자는 타인지향적이 강하다고 알려졌지만, 이제 자기만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의 강박에 시달렸던 여성들이 당당히 코르셋을 벗기 시작했다. 기성세대가 의미 있다고 여겼던 삶에 반기를 들며 자기만의 무민(Mean)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나나랜드는 전년도의 자존감키워드가 자기존재감으로, 욜로가 횰로(혼자하는 욜로)’로 진화하고, 소확행 트랜드가 개별화한 것이다. , 나나랜드는 진정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정착한 기회의 땅이다. 이들은 기존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멋을 추구하며 때로는 못생기거나 약간 모자란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호를 가진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는 좀 더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획일화된 규범과 관습을 거부한다는 것을 유념하여야 한다. , 기존의 통념과 고정관념을 깨는 신박한아이템이 나나랜더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궁극의 자기애로 무장한 새로운 소비자들이 몰고 올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매너소비자(Manners Maketh the Consumer)

매너가 소비자를 만든다. 일부 소비자들의 소소한 갑질이 늘어나면서 근로자들의 보호가 차츰 이슈화되고 있다. 52시간 근로나 워라밸이 직장 문화의 양적 변화라면, 감정 노동으로부터의 보호는 그 질적인 변화다. 지금까지 고객에 대한 무조건적인 친절을 요구했다면, 이제는 소비자 매너와의 균형을 도모하는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을 지향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신세대 직원들의 이직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노쇼(no -show:고객이 예약을 해놓고 취소 없이 나타나지 않는 행위),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관광), 허위악성 댓글,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이익을 얻기 위해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는 악성 소비자) 등 소비자 매너와 여러 가지 이슈가 사회적 의제로 등장할 것이다. 매너 있는 소비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갑질의 문화적 뿌리를 이해하고 신뢰 기반의 호혜적 거래관계를 확립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업은 대응 매뉴얼의 정착을 통해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불합리한 소비자 비매너를 차단하여야 한다. 앞으로 소비자 매너의 고양과 워커밸의 진정한 구현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공적사적 영역에서 이어질 것이다. 진심어린 매너가 당신을 존경받을 만한 진짜 소비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참고자료>

김난도 외 8인 공저 (2018). 트렌드 코리아 2019. 서울 : 미래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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