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톡㉙ 보이지 않는 위기를 포착하고 대응하는 힘
이상수의 경제톡㉙ 보이지 않는 위기를 포착하고 대응하는 힘
  • 이상수 스마트미디어인재개발원 이사
  • 승인 2018.12.12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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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마라, 위기는 반드시 신호를 보낸다!

지금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새로운 기회와 위기를 빈번하게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위기를 발견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세계 최고의 위기관리 전문가인 미셀 부커(Michele Wucker)는 지난 수십 년간 일어난 사회적경제적 사건을 분석하고, 글로벌 리더들과의 심도 있는 인터뷰를 통해 위기를 사전에 인지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그는 회색 코뿔소(Gray Rhino)’를 소재로 그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회색 코뿔소는 개연성이 높고, 그 충격이 엄청난 위험을 상징한다. 중량 2톤의 거대한 코뿔소가 우리를 향해 돌진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그 존재를 알아차려야 한다. 회색 코뿔소는 그 덩치 때문에라도 알아볼 수밖에 없는 존재다. 결국 세상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 회색 코뿔소를 대하는 것과 같다. 동물의 세계에서 코뿔소 무리를 칭하는 말은 크래시(crash)’.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여기서 언급한 위기는 각각 그 자체로도 위협적이지만 그것들이 결합하면 그 위력은 엄청나다. 어느 문제부터 대처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도 녹록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 따라서 위기에 대한 지속적인 대비가 중요하다. 여기서는 미셀 부커가 저술한 회색코뿔소가 온다(2016)를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위기를 포착하고 대응하는 내용을 소개한다.<필자 주>

현실부정에서 탈출하기

예측은 대부분 빗나간다. 특히 인간의 속성을 고려할 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의식하게 되면 판단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적무능(educated capacity: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지식이 되레 변화에 방해가 되는 현상)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예측이 틀리더라도 겁낼 이유가 없다.

또한 인간은 부정적인 예측보다는 희망적인 예측을 믿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장미빛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면, 다른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하면서 어느 것이 적합한지 살펴야 한다. 따라서 열망을 어느 정도는 제어하여야 한다.

예측은 복잡다단하기에 특정한 예측에 대한 개인의 기호나 입장(인지적 편향이 있을 수 있다)은 개연성이 높은 위기를 인지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적인 판단을 하는 정보 제공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대중의 지혜를 구하도록 한다.

인간은 연습할수록 완벽해질 수 있다. 우리가 자신의 편향에 대해 배운 지식을 적용하면 더 나은 예측을 내릴 수 있다.

위기를 예방하지 못하고 놓치는 이유

새로운 예측 시장을 주목하여야 한다. 신기술과 수많은 데이터스트림(Data Stream:일반적인 전송 매체에서 정보의 개념) 덕분에 일정한 패턴을 식별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평상시 사회통념에 의문을 제기하여야 한다. 우리가 집단사고에 얼마나 취약한지 인식하고,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체계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재고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인지편향과 집단사고로 인한 맹점과 오류를 인지하고, 우리가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기를 제때에 알아보고 적절한 우선순위를 정해 대응한다면 위기에 짓밟히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위험신호를 인정할 줄 아는 조직문화를 배양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의사결정자들은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는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집단사고는 신중을 기하여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본능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속일 때가 있다. 반면에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현실을 부정하도록 의식적으로 속일 때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우릴 필요가 있다.

왜 위기를 보고도 대응하지 않는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 예방의료, 금융위기, 혹은 다양한 명백한 위기 앞에서 미적거리는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말이다.

사람은 너무 일찍 행동하기 보다는 너무 늦게 행동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위기 대응이 너무 늦거나, 또는 너무 빨라도 비용이 발생한다. 기다릴 것인지 행동할 것인지 판단할 때는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개연성 높은 위기에 직면해 제때 대응하는 데 방해가 되는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예방하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의사결정자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위기관리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회계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회피비용항목을 예산에 포함시켜야 한다. , 손실비용과 절감비용, 투자비용을 이해하기 쉽게 제시하여야 한다.

올바른 해결책과 잘못된 해결책

각기 다른 위기에는 저마다 다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현실적인 위기가 올 때 어떤 집단에는 위험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는 집단도 있다. 따라서 위기를 규정하고, 위기를 기회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맞는 위기 진단이 필요하다. 위기에 늑장 대응함으로써 발생하는 브랜드 손상 및 비용을 분석한다.

그리고 위기를 한번 극복한 기업 가운데 일부는 현실에 안주하다 오히려 위기에 취약해진 기업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 승리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경영자는 사전에 예측할 수 없는 영역에서 발생하는 위험, 혹은 어떤 개인이나 조직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위험(risk in the white space:화이트 스페이스 위험)’도 있기에 이를 이해하여야 한다. 때로는 실수를 통해 해답을 얻을 수도 있다. 모든 실수는 적절한 해답을 향해 나아가는 징검다리이다. 처음에는 실책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위기가 닥쳐올 때

조직이 공포에 사로잡히면 근본적인 문제를 더 심각하게 키우게 된다. 공황단계에 빠지면 현실 부정 단계에서 오히려 후퇴해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을 향해 노골적인 적대감과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따라서 본능에 굴복해 현실을 부정하여 행동에 나서지 않을 때 알아서 작동할 수 있는 자동 조절 장치가 필요하다. 제때 호미로 막으면 가래를 쓸 필요도 없다. 일찌감치 긴장감을 조성해 대응해 나선다면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위기 예방 백신을 개발하고, 위기 대응 로드맵을 작성하고, 사람들이 습관처럼 위기 상황에 대처하도록 반복해서 훈련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깨달음의 순간

우리가 위기 상황에 행동을 취할 즈음이면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평소에 현재상황을 측정하고, 쪼개보면 그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열릴 것이다.

인간은 단순히 문제를 회피하는 것보다는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을 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다.

주의를 끄는 데는 극적인 드라마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성과를 내는 데는 드라마가 전혀 필요 없다. 한 가지 행동만 바뀌어도 많은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화위복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심사숙고한다.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고,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을지 따져본다. 거시적 관점에서 여러 대안을 분석한다. 과민반응이나 과소반응을 지양하고 문제에만 집중한다. 위험한 관행이 초래하는 손실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조직문화가 도덕적 해이를 만들고 있는지 경계해야 한다.

전화위복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위기가 만들어 내는 압박감을 이용해 타성에 젖은 관행이나 정치적 편의주의를 개혁할 기회로 삼는다.

새로운 위기의 씨앗을 뿌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쓴 방법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오기도 한다. 심각한 고비가 지나고 나면 위기를 넘기기 위해 내린 결정들을 재평가해야 한다.

재해복원력을 고려한다. 위기의 충돌이 불가피할 때도 있다. 이 경우에는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위기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위기를 겪는 직후만큼 적절한 시기도 없다. 그렇지만 그만한 충격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다.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하기

참신한 관점과 참신한 표현이 있어야 미래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집단사고에서 탈피하려면 열린 마음과 참신한 목소리가 필요하듯 미래에 놓인 기회를 파악하려면 새로운 세계관이 필요하다. 또한 장기 목표의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 세계 각국의 기업은 단기간에 거두는 실적 너머에 있는 것에 시선을 둠으로써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Y세대들이 이끌어 가는 급속히 변하는 메타공간경제(metaspace economy:와해성 신기술 덕분에 효율성이 증대되면서 발생한 수 있는 변화가 누적되어 창출된 경제)에서 장기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매우 효과적인 전략과 장기적인 사고를 통해 돈을 저축하고 자원을 아껴 단순히 손실을 메꾸기보다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위협요소에 대응하는 여러 가지 방법

분명한 위협적 상황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단계별로 파악하고 나면, 각 단계에 어떤 위험과 기회가 있는지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 현실 부정 단계에서는 부정하는 태도를 수용하는 태도로 바꿔야 한다. 결정을 유예하는 단계에서는 계획을 수립하고, 공황 단계에 빠지지 않도록 가능한 한 빨리 대응에 나서야 한다. 만일 위기를 피하지 못하고 쓰러졌더라도 피해를 수습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재건에 힘써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연성이 높고, 충격이 크고, 분명한 위협 요소에 대응하는 지침이 필요하다. 다음은 이 책에서 제시한 지침이다. 

1) 위기 인지를 인지하라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당연하게 여기고 제쳐두었거나 무시함으로써 크나큰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위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의 첫 단계는 위기의 의미와 시기를 특정하는 작업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위협적인 일이 머지않아 닥칠 확률이 또 타당하게 여겨진다면, 그 문제는 개연성 높은 위기로 취급해야 한다.

2) 위기의 성격을 규정하라

한꺼번에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의 성격을 규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문제에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경각심을 느낄 수 있는 언어와 숫자로 문제를 설명해야 한다. 아무리 성장하는 기업이라도 경영자가 자만에 빠지면 경영진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뿐 아니라 기업이 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더 깨달아야 한다.

3)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물지 말아라

위기가 닥치면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당장 변화를 단행할 수 없다면, 실행 가능한 작은 변화를 단계적으로 도모하면서 조건을 만드는 것이 좋다. 필요에 따라 결정을 유예할 수도 있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대비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사람들은 공황상태에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경우를 대비해 정해진 원칙에 따라 문제에 대응하는 장치를 마련하면 더욱 좋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닥칠 거라고 믿지 않으면서도 위기에 대비해 예방책을 실시한다.

4) 위기를 허비하지 말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위기를 피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도 있다. 문제를 해결한 줄 알았는데 진짜 문제가 나중에 터질 때도 있다. 재앙을 겪은 직후야말로 미래의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예방책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기다. 미래에 또다시 같은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될지 생생하게 알기 때문이다. 만약 위기가 와 쓰러졌다면, 다시 일어나 몸을 추스르고 위기가 찾아올 때 대처할 전략은 무엇인지 눈여겨봐야 한다. 위기는 뜻밖의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5) 바람과 같은 방향을 유지하라

위기에 부닥치지 않으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지평선을 주시해야 한다. 멀리 보이는 위협요소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적시에 대응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처리해야 한다. 집단 사고로 이어져 우리의 눈을 멀게 하는 의사결정 과정, 올바른 일을 하려는 정책 입안자들과 비즈니스 리더들의 의욕을 꺾는 비뚤어진 유인책, 그리고 더 큰 손실을 예방할 수 있는 장기적 투자보다는 단기적 관점에서 진행되는 비효율적인 자원분배 등이 장애물에 해당한다.

6) 문제를 포착하는 사람, 문제를 책임지는 사람이 돼라

장기적으로 사고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장기적 문제들을 확인하고도 정작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할 권한을 각 개인에게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기에 담당자에게 권한을 부여하여야 한다. 그리고 기업들은 위기를 포착하고 그 문제를 다 함께 인식하도록 사람들을 설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역할이 무척 크다. 구조적인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파악하고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기업들은 내부에 열정적인 감시자가 있었다는 것을 경영자는 알아야 한다. 이들은 기업 내지는 조직에서 변화를 이끌어 가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다.

<참고자료>

미셀 부커 지음, 이주만 옮김 (2018).회색코뿔소가 온다. 서울 : 비즈니스북스.

이동우 지음 (2018). 미래를 읽는 기술. 서울 : 비즈니스북스.

http://easydigital.co.kr/?p=1688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30/2018113002266.html

http://www.cbci.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9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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