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은 ‘노무현 혼외자’란 말에 철석같이 속았다
윤장현은 ‘노무현 혼외자’란 말에 철석같이 속았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8.12.06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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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A씨, 자신의 자녀를 ‘故 노무현 혼외 자녀’로 속여 접근
윤,청탁당사자 핸폰번호 A씨에게 건네 …새로운 사실 드러나
4억5천만 원 뺏기고 업무방해·직권남용·정치자금법 위반 혐의…13일 출두 관심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그렇게 허망하게, 철저하게 당했으니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성 싶다. 소위 광주시장을 지낸 사람이라고 보기엔 그렇게도 판단력이 없었는지 아니면 댓글에 올라온 것처럼 ‘xx’여서 그런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다.

자신의 자녀를 노무현 혼외자로 둔갑시켜 윤장현 전 시장에게 접근한 A 씨(49)
▲자신의 자녀를 노무현 혼외자로 둔갑시켜 윤장현 전 시장에게 접근한 A 씨(49)

시민시장을 자처하던 윤장현 전 광주시장의 어수룩한 자화상을 두고 한 말이다.

결과만을 놓고 볼 때 무엇이 그를 그토록 속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단 말인가. 권력욕 때문에?, 아니면 사기행각을 벌인 40대 후반 중년 여성의 대담함, 노련함, 치밀함 때문이었을까?
무척 궁금하다.

아무튼 윤 전시장은 김 모씨(49)라는 여성에게 4억5천만 원 건네주었다. 보이스피싱을 통한 사기에 넘어간 피해자라고 볼 수도 없겠다. 그건 김 씨의 자녀를 광주시 산하 공기업과 모 사립학교에 취업 청탁을 했고, 실제로 취업을 시켰기 때문이다.

돈을 사기당한 것도 모자라 윤 전 시장은 A 씨의 아들을 광주시 산하 공기업에 계약직으로 채용토록 했다. 정규직으로 부탁했다가 여의치 않자 지난 10월까지 7개월 동안 김대중컨벤션센타에서 근무를 시켰다. 공교롭게도 A씨의 아들은 얼굴이 잘 생기고 키가 훤칠한데다 전국체전에서 태권도로 동메달을 땄으나 훈련 도중 부상으로 장애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시장은 A 씨의 딸마저 사립학교에 넣어 주도록 직접 청탁전화를 했다. “광주를 위해 큰일을 해달라며 난생 처음 얘기한 것이니 자신의 청을 꼭 들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러면서 A 씨의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으니 “전화가 오면 누구인지 알거”라며 “공손하게 받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윤 전 시장은 평범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없는, 말하자면 ‘눈에 콩깍지가 씌워진 행동’을 했을까. A 씨와 직접 통화한 B모씨와 만나 ‘윤장현 사건을 둘러싼 시나리오’를 구성해본다.

윤 전시장의 미심쩍은 행동 가운데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바로 이게 아닐까 싶다. 윤 시장이 사기꾼인 A씨를 철저하게 믿었던 이유와 시기일 성 싶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A 씨는 윤 전시장의 권력욕을 철저하게 이용했다. 말하자면 윤 전시장은 4년 전 당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전략공천을 받아 당시 ‘신오적’이라 불리는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의 지원을 받아 손쉽게 당선됐다.

이런 권력욕을 그냥 보아 넘길 리 없는 A 씨는 재선을 노리는 윤 전시장에게 접근한다. 자신이 여성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팔았고, 보이스피싱을 활용한 사기행각에 나선다. 그런 뒤 윤 전시장을 지목하고 전화를 건다.

”권양숙 여사입니다, 잘 지내셨지요“ 흔연스럽게 말한 뒤 A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냈다”며 속내를 털어놓는다.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라며 윤 시장만큼은 자신의 심정을 알아줄 거라며 더욱 친근감 있게 다가선다. 그리고는 통화를 잠시 중단하더니 슬프게 흐느낀다.

이에 윤 전 시장이 “여사님 왜 그러시느냐”고 묻자 한숨을 크게 내쉬며 눈물을 훌쩍거린다. “이건 대한민국 어느 누구도 모르는 사실인데 제가 얘기를 하면 윤 전 시장이 비밀을 지킬 수 있냐”고 다짐하듯 묻는다. 윤 전시장으로부터 확약을 받아낸 뒤 A 씨는 또 다시 뜸을 들인다. 윤 시장의 뒷말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이 말을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된다”고 다시 다짐을 받고는 “비록 영부인이었지만 자신에게 말 못할 사연이 있다”는 얘기를 조심스레 꺼낸다. 애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진다면서 “부끄러운 일...”인데 라며 겨우 말을 이어간다.
“사실은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혼외자식이 있었다”고 실토한다. 그러면서 더욱 슬피 울먹인다. “그 자식들은 모 지역(구체적 거명) 성직자가 조용히 키우고 있다. 둘이 함께 살고 있지만 태생의 비밀을 서로 모른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A씨는 본색을 드러낸다. “그래도 혼외자식들이 예쁘게 잘 컸으니 취직을 시켜야 할 텐데...”라는 말을 어렵사리 꺼낸 듯 하고는 윤 전 시장의 답변을 기다린다.

그러니까 A 씨는 자신의 아들과 딸을 노무현의 혼외자로 둔갑시켜 윤 시장의 권력욕과 나약한 심성, 그리고 특정 종교를 믿고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했고 윤 전 시장은 의심 없이 행동에 옮긴 셈이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 도전장을 낸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난 2월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 도전장을 낸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난 2월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그렇게 서로 공감대가 일치하자 A 씨는 선거관련 애기를 꺼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을 맛을 본 윤 시장으로서는 A 씨가 적극 나서면 민주당 경선에서 잘만하면 공천을 받을 수 있다고 오판 했을 게다.
더욱이 A 씨가 “자신의 친딸(진짜 권양숙여사의 딸)이 미국에서 국내에 들어왔는데 곧바로 출국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요즘 선거법이 바꿔져 재외동포들도 투표를 하도록 되어있기에 조직 관리를 해야하고 그러면 현 정부에 도움이 된다”고 얘기한다. “그러니까 그런 큰일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니 5억 원만 송금해 달라”고 요구했을 게다.

실제 윤 전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한 번도 아니고 4번이나 돈을 송금한 것으로 경찰조사과정에서 밝혀졌다. 그렇다면 윤 전시장은 ‘A씨가 권양숙 여사가 아니다’ 라는 사실을 정말 몰랐단 말인가.그렇다.

지난 9월까지 철썩하게 몰랐었다는 게 주변사람들의 애기다.
윤 전 시장으로부터 A씨를 소개받은 B 모씨의 얘기를 들어보면 앞서 말한 논픽션 같은 얘기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지난 9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A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는 것이다. 앞서 윤 전 시장과의 대화처럼 자신에게 똑같은 말을 했고 급기야 같은 수법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B 씨는 하도 미심쩍어 윤 전 시장에게 전화를 했고 “권양숙 여사가 확실히 맞느냐”고 다그쳤더니 “그렇다, 믿어도 된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전 시장은 “돈을 요구한 것도 좀 그렇다”고 말했다 한다.

그러니까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기 전인 지난 10월 까지 A씨를 권양숙으로 철저하기 믿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윤 전 시장은 10월께 공기업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부탁한 A씨의 자녀가 지금 근무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얼마전 임기가 끝나 그만뒀다고 하자 "내가 속은 것 같다"고 나지막하게 얘기했다 한다.   

그렇다면 윤 전시장은 네팔에 의료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왜 혼자서만 돌아오지 않을까? 함께 동행했던 광주시약사회 봉사단은 귀국 했는데 말이다.

그러다 보니 윤 시장을 둘러싼 추측성 소문들이 무성한 채 각종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네팔을 떠나 홍콩이나 호주 친인척 집에 있을 게다. 피의자 신분으로 돌아섰으니 귀국을 안 할 게다.

여기서 말하는 피의자 신분이라는 말은 공직선거법과 관련된 얘기다. 경찰이 윤 전시장을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로 소환하려 한 것은 다름 아닌 A 씨로부터 압수한 핸드폰에서 윤 전 시장과 오고간 대화내용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데 채용청탁과 관련돼 경찰에 불려간 광주시 공기업 임원은 모든 것을 사실대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이 이미 확보한 자료를 들이밀며 "거짓말 할 것 없이 사실대로 진술하면 좋겠다"고 말하기에 있는 그대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 전 시장은 자신이 취업했던 청탁이 이뤄지면 A 씨에게 메시지로 “어렵사리 해냈다”며 자랑삼아 소상하게 취업당시의 상황을 문자로 보낸것으로 알려졌다.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검찰이 윤 전 시장을 정치자금법으로 엮으려 한 것은 이미 두 사람 사이에 공천과 관련된 얘기가 문자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일 게다. 현행 공직선거법법상에는 공천을 받은 뒤 실제로 돈을 건네지 않았다 하더라고 앞으로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면 법에 저촉된다.

최근 A 씨가 지난해 12월 당시 윤 시장이 근무하던 광주시장실에 나타났다고 언론에 보도되자 세간에는 “‘XX’관계가 아니냐”는 라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무근이라는 게 윤 전시장과 직접 통화했던 B 모씨의 얘기다.

이렇게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나돈 것은 윤 전 시장이 경찰에 나와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는데 있다. 시민시장을 표방한 윤 전시장이 그러한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힘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차디찬 겨울바람에 허허로움 더해가고 있는 광주시민들의 가슴을 녹여 내렸어야 했다는 데서다.

윤 시장 자신의 말마따나 돈 4억5천만원을 준 게 공천대가성이 아니라면 떳떳하게 밝히면 된다. 그리고 자신이 취업을 청탁한 공기업과 사립학교측이 이미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곧장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몸통’이기에 다른 사람은 죄가 없다면서 선처를 바란다고 호소하면 된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미명으로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은 것은 광주시민들을 더욱 아리게 할 뿐이다. 공직선거법 공소시효인 13일까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이번 사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이를 예상해 기소정지를 해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을 기회로 현재 스멀스멀 떠오르고 있는 제2순환도로 맥쿼리에 대한 불편한 진실도 담백하게 밝혀주기 바란다.

‘권력에 대한 욕심은 죄를 낳고, 죄는 사망을 낳는다’는 말이 어쩜 이렇게 꼭 들어맞는지 모르겠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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