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전 광주시장은 보이스피싱 의혹의 진실을 밝히라
윤장현 전 광주시장은 보이스피싱 의혹의 진실을 밝히라
  • 김범태 한국투명성기구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
  • 승인 2018.11.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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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故 노무현 대통령의 영부인을 사칭한 A씨의 목소리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권양숙 여사와 비슷해 사실상 4억 5천만 원을 뜯긴 것으로 드러났다.

잘 알려진 것처럼 윤 전 시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권양숙 여사와 목소리가 비슷해서 지난해 12월부터 금년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4억5천만 원을 보냈다는 사실을 그대로 믿는 시민들이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든다.

영부인을 사칭하고 돈을 빌려달라고 한 A씨나 돈을 보낸 윤 전 시장이 혹여 지난 6.13 지방선거를 서로 이용했을 수 있다는 개연성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이유다.

윤 전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전 의원의 전략공천 혜택을 톡톡히 받았던 데다 재선을 향한 강한 욕구가 있었다. 그러나 강력한 도전자들이 있어 민주당의 공천을 받기가 쉽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영부인한테 보험성격의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윤 전 시장은 검·경 조사에서 “A씨와 통화까지 했는데 권양숙 여사와 목소리가 비슷해 진짜 권양숙 여사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권양숙 여사를 사칭하여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말투까지 흉내를 내는 수법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해서 윤 전 시장이 이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정황에 비추어 보면 윤 전 시장의 입장에서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진술은 어딘지 모르게 아귀가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비이락(烏飛梨落),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공직자의 처신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만한 분의 진술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

따라서 윤 전 시장은 광주시민의 자존감을 훼손한 부끄러운 이 일에 대해 시민들한테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은 지난 3월 29일 재선을 향한 출마선언과 4월 5일 재선 출마포기까지 불과 1주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민들은 알고 싶어 한다. 한때는 시민운동가임을 자임하면서 시민시장임을 당당하게 표방했던 당사자로서 임기 동안 유독 돈 관련 사건이 윤 시장 주변에서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보이스피싱 사건에 대하여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아울러 수사당국은 이 사건을 단순 보이스피싱에 의한 사건으로 처리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범주의 사건일 수도 있는 개연성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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