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전 광주시장, 공천 대가라면 ‘정치자금법’ 위반
윤장현 전 광주시장, 공천 대가라면 ‘정치자금법’ 위반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8.11.23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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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사칭' 40대 여성 문자에 4억5000만원 뜯기다니
SNS상 댓글...“사기 이전에 뇌물공여로 봐야“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만은 그게 사실로 드러났다. 그동안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더라. 아니다, 공천을 받으러 정치자금을 주었다더라. 반대로 무슨 소리냐. 시장께나 한 사람이 그렇게 허망하게 당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 괜한 음해다.
이는 지난 봄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던 소문의 실체다.

이런 소문이 더욱 증폭된 것은 윤 전 시장의 임기가 끝날 무렵이었다. 윤 전 시장이 지인을 통해 모 은행으로부터 2억원을 대출 받았는데 갚지 못하고 있더라는 말이 퍼지면서다.

그렇지 않아도 재선을 못해 코가 석자로 빠져있는 윤 시장에게 무턱대고 물어봐야 “아니라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하면 끝나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던 차였다.

이런 와중에 윤 전 시장에게 사기를 친 중년여성 A씨(49)가 경찰에 딱 걸려들었다.

검찰로 구속 송치한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수사결과에 따르면 A씨는 전직 대통령 부인을 사칭해 윤장현(69) 전 시장에게 보이스피싱을 해서 4억5000만 원을 뜯어냈다.
한꺼번에 돈을 받은 게 아니라 4차례에 걸쳐서다. 이게 먹혀들자 A씨는 광주전남 자치단체장 후보들에게도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로 유혹을 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해 12월쯤 자신을 권양숙 여사로 소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지요’라고. 이어 ‘딸 비즈니스 문제로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5억 원이 급히 필요하니 빌려주시면 곧 갚겠습니다’라고 말이다. 이게 먹혀들었다.
윤 전 시장은 A씨의 말에 속은 나머지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A씨의 딸 통장 등으로 돈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윤 전시장이 이렇게 허망하게 속은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정치 전문가들은 당시 돈을 준 시점이 윤 전 시장이 시장 재선을 위한 절박한 심정에 있었으나 여의치 않자 고민에 빠졌던 시점을 노렸다고 말한다.

권력에 한 번 맛을 들인 윤 전 시장으로서는 그 막강한 권한을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재선을 하자니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 캠프를 꾸리기에는 늦은 시점이라 윤 전 시장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고민에 빠진 윤 전시장에게 공천을 주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다가선 게 A씨라는 여성이었을 게다. 윤 시장이 시민들의 거센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올 2월 초 출판기념회를 연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성싶다.

그렇다면 윤 시장의 공직자로서 등록한 재산은 6억9천만 원이 고작인데, 이렇게 거액을 보낸 자금은 어디서 났을까.

다음으로 윤 시장이 당시 공천을 미끼로 요구한 대가가 아니라면 명색이 시장이나 되는 사람이 그런 유혹에 빠져들 수는 없었을 거라는 게 현재의 지배적 여론이다.
혹여 A씨라는 여성이 윤 전 시장과 친분이 있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말해 공천을 부탁하겠다고 하거나 시중에 난 소문대로 현 대통령 부인을 팔아서 돈을 챙겼다면 이건 문제가 클 수밖에 없다.

공직선거법 상 공천과정에서 돈을 나중에 주겠다고 약속한 후 공천을 받았다면 이 또한 정치자금법에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중대한 사실은 앞으로의 검찰 조사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역설적으로 윤 전 시장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공천이 아닌 다른 명목으로 돈을 건넨 것은 이해가 가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건으로 윤 전 시장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광주시민들의 얼굴에까지 먹칠을 했다는 것이다.
윤 전 시장을 향한 23일 오후 SNS상 댓글에는 “시민운동가라는 분이 45천만 원을... 윤장현 시장님 부자시네”, “윤장현이 돈 많구나! 그런데 왜 재산신고액은 생각보다 적냐?”, “윤장현이가 돈이 많네~ 시장시절에 수입이 꽤 짭잘했던 모양입니다”, “사기를 당하기 이전에 뇌물공여로 봐야 할 여지가 더 크다“ 등에서부터 “윤장현 이런 X이 광역시장이 었다니...”, “찌질이”, “XX” 등에 이르기까지 보기에도 민망한 글들로 가득찼다.

같은 시각 윤 전 시장은 다음 실시간 검색어 순위 5~6위를 달리고 있었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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