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톡㉔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1)
이상수의 경제톡㉔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1)
  • 이상수 스마트미디어인재개발원 이사
  • 승인 2018.11.0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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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이 모든 것을 바꾼다
‘소비자 잉여’를 키우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

우리들은 지난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주위를 둘러볼 틈도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지나간 과거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무엇 때문에 변화했는지도 생각하지 못했다. 현재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수많은 인과관계의 결과들을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 그냥 쫒겨서 오늘에 이르렀기에 사회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조차 없었다.

이러한 변화는 정부도, 기업도, 개인도 예측조차 하지 못했다. 어떤 측면에서는 그러한 변화를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선행적으로 대처 못한 부면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세상의 수많은 사회학자들은 도시가 만들어지고 그 도시에서 살아온 세대가 3세대가 되면 결혼률이 줄어들고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으며, 경쟁 압력이 거세지면서 일자리가 부족해진다는 것을 예견하지 못했다. 1970년부터 시행된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정책은 생산 가능인구의 절감을 불어왔고, 곧 시작될 끝없는 인구 절벽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때 선진국들은 컴퓨터와 인터넷, 통신기술의 발달로 아웃소싱이 가능한 산업을 개발도상국으로 보냈던 시절이 있었다. 그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고 경제위기가 도래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으려 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무장한 선진국과 그동안 제조업 기술을 축적한 개발도상국 간의 치열한 전쟁이 예고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런 문제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간과해왔던 이 같은 문제들을 이동우의 『미래를 읽는 기술』(2018)을 중심으로 살펴본다.<필자 주>

저출산이 모든 것을 바꾼다

인구의 문제는 지난 8월 연재에서  다룬 적이 있다인구학은 사람이 태어나고 이동하고 사망하는 것을 다루는 다루는 분야이다. 출생과 사망과 이동의 원인이 무엇이고 결과가 무엇인가를 살펴본다.

인구학은 세부적으로는 형식인구학과 사회인구학으로 나뉜다. 형식인구학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인구학의 개념으로 인구를 정확히 셀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한마디로 사람 수를 세는 것이다따분해 보이지만 사람 숫자를 정확히 세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인구학은 출생, 사망, 이동 인구가 매년 달라지는 원인을 찾아내고, 그 결과로 생겨나는 사회의 변화를 연구한다

인구학을 알게 되면 인구학적 관점이라는 것이 생긴다. 인구학적 관점에서는 앞으로 20년까지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인구는 약 20년까지 다른 어떤 기준보다 정확하게 미래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인구는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자이자 생산자이며 20년 동안은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저출산에 관심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때부터 인구가 급감하기 시작했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어떤 대책이나 대안을 내 놓지 못하고, 그 와중에 교사 임용은 계속 늘어났다. 당시 우리나라 교사당 학생 수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 비등했기 때문에 교사를 많이 뽑았던 것이다.

이때부터 합계출산율이 1.3명 이하로 떨어졌고(2015OECD평균 합계출산율 1.7)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20171.0 미만). 현재 교사들을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 외에도 인구감소가 가져다주는 여파는 적지 않을 것이다. 저출산이 모든 것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첫째, 패밀리 레스토랑과 대형 마트의 미래가 바뀔 것이다. 부동산 가격도 바뀐다. 부동산 가격은 대형아파트 가격이 무너지면 다른 크기의 아파트도 같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크다. 대형 아파트의 몰락과 함께 부동산 불패신화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가족이 적어진다는 사실만 봐서는 안 된다. 미래의 젊은이들은 예전 젊은이들과 달리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을 것이므로 투자를 목적으로 아파트 구매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1~2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노인이고 이 비중이 더욱 높아진다는 데 있다.

둘째, 학교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1만명 이상의 교사가 잉여 자원이 되고 수백 개의 학교가 폐교되며 사립대학도 문을 닫을 것이다. 좋아지는 것은 대입 경쟁률이 낮아진다는 것뿐이다.

셋째, 바로 청년 실업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인구는 줄어들었지만 대학졸업자는 오히려 더 늘었고 산업은 저성장 국면으로 돌아섰으니 청년실업이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넷째, 회사의 구성원들이 고령화되는 문제도 있다. 현재와 같은 비율로 입사하고 퇴사한다고 가정하면, 어느 회사의 10년 후 임직원의 40%50대가 차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50대면 아무리 못해도 부장, 이사급일 텐데 그들의 연봉을 누가 줄 것인가10년 안에 이들의 상당수를 내보내야 한다.

미래에는 인구 문제가 변수가 아닌 상수(常數)가 될 것이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니 기업들의 전반적인 매출구조 조정은 피할 수 없다. 매출이 줄어들면 고용을 줄여야 하고 그러면 수요가 줄어든다. 결국 경기는 하강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다. 인구 문제는 우리 모두는 물론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젊은이들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반등 없는 저성장 시대의 문제들

동아비즈니스리뷰의 편집장 김남국은 제로시대(2016)에서 오늘날과 같은 제로 금리, 제로 성장이 고착화되고 일상화된 시대를 제로 시대라고 새롭게 진단하였다.

그는 현재의 상황을 불황으로 진단하고 하루라도 빨리 이 불황이 끝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런 진단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불황이란 진단은 경기순환론에 토대를 둔 것이다. 경기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기 때문에 현재는 불황이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호황이 찾아와 우리에게 직면한 문제가 말끔히 해소될 것이란 기대를 가지게 된다.

현재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그저 불황이라고 진단하면 호황이 올 때까지 버티고 기다리면 된다는 솔루션(solution)이 나올 수 있다. 불행하게도 현재의 상황은 그저 경기 사이클상 불황이기 때문에 생긴 게 아니다.

현재 위기 상황의 원인은 저성장보다는 뉴노멀(New Normal :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 고위험 등 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나타나는 새로운 표준)’때문이라는 진단이 보다 현실적이다. 앞으로도 구조적 저성장 국면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 경기 사이클상 호황 국면이 찾아온다고 해도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가 호황 덕분에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성장이란 진단도 절반 정도만 맞다고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현재의 상황은 피나는 노력을 한다고 해도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성장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져 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 외에도 이전에는 없었던 심각한 환경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특정산업에 진출하거나 특정직업을 갖는 순간 평생이 보장됐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규제 완화, 글로벌화, 혁신을 지원하는 제도와 문화 구축 등으로 인해 극심한 환경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동성까지 극심해지면서 지구 전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과거 통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기업의 생존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았던 경영학은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대부분의 지식이 오늘날에 비해 제반 상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1900년대에 틀이 잡혔기 때문이다.

경영학은 새로운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수요가 줄어들고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기업이 고객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관성을 거슬러 변화를 모색하라

경영이란 환경이 바뀌면 그에 맞게 전략을 바꾸고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기업 운영과 조직문화를 바꾸면 된다. 문제는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바로 관성때문이다. 움직이는 것은 계속 움직이려 하고 멈춰 있는 것은 계속 멈춰 있으려 한다는 관성의 법칙은 물리학에서 나왔지만 조직에도 역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심각한 위기가 찾아와도 기존 전략과 기존 방식대로 일하려 하는 게 조직의 특징이기 때문에 변화는 결코 쉽지 않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게 더 편하면서 덜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혼란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전략에서도 제로라는 개념은 큰 의미를 준다. 기존의 가정과 전략, 상식에만 의존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우리의 상식과 가정, 루틴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점검하는 관행이 일상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고(再考)해야 한다제로 성장, 제로 금리 등 우리가 직면한 환경의 핵심 특징은 제로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불확실성의 원천이 되고 있는 무서운 파괴자들의 전략도 제로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혁신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 대안 또한 제로라는 말로 수렴할 수 있다.

제로시대라는 진단으로 접근한다면  기존 경쟁력이 무위로 돌아간다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과거와의 단절을 위해 제로베이스에서 사고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이러한 진단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생존을 보장해주는 바람직한 전략 대안으로 생산자 가치에서 고객가치로의 전환’, ‘이성에서 감성으로의 전환’, ‘표준화에서 개성으로의 전환이란 세 가지 어젠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존 전략들은 경영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여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수많은 경영자들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첫 번째 전략 어젠다는 가격 대비 가치이다.

현재와 같은 제로 시대에서는 단순히 원가를 조금 낮추거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졌고, 이와 동시에 인터넷으로 인한 기업의 승자 독식, 경계파괴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원가를 낮추면서도 고객 가치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에는 저원가, 차별화 중 하나만 잘해도 생존할 수 있었지만 이제 이런 관점은 대단히 위험하다. 경영의 초점도 우리 기업의 수익 극대화나 주주 가치 극대화가 아니라 고객 가치 극대화로 옮겨야 한다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과 가치의 차이가 더 큰 기업, 즉 소비자가 얻는 가치에서 가격을 뺀 값이 더 큰 제품이 성공한다는 관점이다.

소비자가 얻는 가치에서 가격을 뺀 것을 의미하는 경제학적 용어인 소비자 잉여를 키우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더 많은 것을 빼내오는 기업이 생존한다는 과거의 관점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고객에게 극단적으로 높은 가치를 거의 공짜로 제공하면서 외부효과를 이용해 돈을 버는 파괴적 기업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기업 자체의 이익만을 중시하느라 고객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기업은 이런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고객들은 전례 없이 막강한 정보로 무장하고 있다. 이처럼 투명하게 정보가 생산·공유되는 시대에 가격 대비 가치가 조금이라도 높은 소수 기업이 시장을 독식하는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가격 대비 가치라는 개념은 이전의 관행과 결별을 요구하는 새로운 어젠다(agenda)이다. 기업 경영자와 조직원들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한다.

두 번째 전략 어젠다는 감정이다.

가격 대비 가치는 치열한 이성적 사고를 통해서 달성할 수 있는 경영 목표이다. 이것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현대 사회과학의 눈부신 발달 과정에서 드러난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 중 하나는 인간이 얼마나 감정적인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람의 행동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로 이성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 수많은 경영자들 또한 합리적 사고와 분석으로 최적의 전략 대안을 도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아마도 이런 합리적 이성을 가장 잘 활용하는 집단이 컨설팅 회사들일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컨설팅 회사의 조언을 현실에 적용하다 실패하곤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이성보다 감성의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객들은 이제 소비 과정을 통해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면서 체득한 경험과 감정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양산하고, SNS를 통해 서로 공유하고 있다.

가격 대비 가치라는 요소로 소비자의 이성을 공략할 뿐만 아니라, 감정까지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업이 앞서 나갈 수 있다. 의사결정의 주체는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다. 이 감정을 이해하고 감정에 어필할 수 있는 기업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다.

마지막 전략 어젠다는 개성이다.

설령 이성과 감정 모두를 만족시킨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하더라도 어디선가 본 듯하거나 누군가의 것을 흉내 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순간, 고객들은 그 기업을 2류로 취급할 공산이 크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 기업만의 개성이 투영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고객들은 그런 기업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할 것이다곧 개성이 있어야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유사한 콘셉트를 가진 제품을 누가 더 효율적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다. 이제 이런 패러다임은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 시장에서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기업은 존재가치가 희박하다. 우리만의 개성이 투영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소비자들은 열광하고, 종업원들도 진심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이 세 가지 전략 어젠다는 트라이앵글 전략이라고 한다. 세 가지의 전략 어젠다가 삼각형의 꼭짓점에 자리 잡도록 한 다음, 고객들이 각 어젠다별로 우리 기업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지를 파악해보면 현재의 경쟁우위 수준과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점검해볼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세 가지 어젠다를 모두 성공적으로 어필해서 큰 정삼각형 모양으로 잘 자리 잡은 기업은 제로 시대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김남국 지음(2016). 제로시대. 서울 : 비즈니스북스.

이동우 지음(2018).미래를 읽는 기술. 서울 : 비즈니스북스.

조영태 지음(2016).정해진 미래. 서울 : 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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