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노란꽃축제, 여심ㆍ 남심ㆍ 동심 훔쳐 지역경제 살렸다
장성 노란꽃축제, 여심ㆍ 남심ㆍ 동심 훔쳐 지역경제 살렸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8.10.30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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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석 군수, 발상의 전환 · 가치 재발견 · 노란색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
관광객 100만 여명, 1억 송이, 경제 효과 300억...군정 신뢰로 이어져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가을이 되면 남자는 뭔가 추억을 남기고 싶어 한다. 가을을 ‘추남(秋男)의 계절’이라고 부른 것도 그래서다. 함께 여행을 동행하는 여인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가다 지치면 쉬었다 가라고 설치한 노란색 우산 쉼터
▲가다 지치면 쉬었다 가라고 설치한 노란색 우산 쉼터

사랑에 빠지도록 만드는 무기가 있다면 무얼까 생각해본다. 바로 꽃이 아닐런가 싶다. 남성·여성뿐만 아니라 어린애들도 꽃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다.

코스모스에 황하, 백일홍, 아스타 ... 가을을 상징하는 온갖 꽃들이 아침에 잠깐 내린 비 때문인지 한껏 밝음으로 다가온다.
올해 처음으로 심었다는, 이른바 ‘고백’이라는 꽃말을 가진 핑크뮬리가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눈에 확 들어온다. 서로 좋아하는 남녀라면 핑크뮬리 앞에서 사랑을 고백해도 좋을 성 싶다.

가까이엔 ‘그리움’을 뜻하는 백일홍이 연분홍색을 띠면서 가을바람 속에 활짝 웃고 있다.

노랑색과 주황색 백일홍의 경계를 넘어

파아란 하늘 아래 6만여 평의 꽃밭에서 펼쳐지는 ‘장성 노란꽃축제’ 현장을 축제가 끝나는 주말에 찾았다. 누런 용이 승천했다는 ‘황룡강“의 꼬리 부분에서 머리 쪽인 장성호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일상생활에 찌든 스트레스를 맘껏 뿜어낼 수 있겠다는 느낌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이다.
다리가 아프면 전동차를 타고, 좀 더 스릴을 즐기고 싶다면 강과 꽃밭사이를 오가며 말이 이끄는 꽃마차를 타면 된다. 그것도 시원치 않다면 강을 건너도록 설치한 짚 라인을 타고 하늘을 날아본다.

올해로 두 번째 찾아온지라 달라진 게 있다면 이번 노란꽃 축제는 여심 · 남심 · 동심을 훔쳐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게 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한다. .

우선 장성을 찾는 관광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만여 명 가까이 다녀갔다는 점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다. 장성 입구에 서있는 엘로우시티를 상징하는 노란꽃 게이트가 새로 설치됐다.

장성 황룡감 노랑꽃 축제 로고

한국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의 중심에 자리한 노란색이 주는 의미를 그대로 살리는 디자인이다. 삼각형은 안정과 희망을, 화살표는 번영을, 네모는 호남의 중심을 각각 형상화했다. 전국의 수많은 지명가운데서도 중복되지 않은 유일무이한 ‘황룡강’은 장성호가 들어선 바람에 수량이 부족해 ‘누런 용이 승천’했다고 한다면 조금은 민망하게 들린다.

하지만 유두석 장성군수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 강 양쪽의 하상을 정비했고, 6만여 평의 광활한 땅에 꽃씨를 뿌려 ‘꽃강’을 태동하게 만든다. 용의 꼬리에서 머리에 이르는 3.4km를 구간별로 나누고 관광객의 동선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가다 지치면 쉬엄쉬엄 가라고 곷밭 바로 옆 길가에 노란색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노란 삼각형 우산이 파아란 하늘과 꽃밭, 강과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한폭의 수채화다.

장성군과 인접 고창군이 지역문화예술로 상행하다

 

노란색이라는 색상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 행사에 접목했던 게 먹혀든 셈이다. 특히 누런 용은 황금색을 의미하면서 지역발전과 번영을 의미한다. 지난해는 노란꽃 축제를 알리는 홍보에 치우쳤다면 올해는 그 열매가 알알이 맺어지도록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세한 배려를 했다는 게 장성군의 설명이다.

일부 지자체가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축제를 연 것과는 달리 장성군의 노란꽃 축제는 주민 속으로 파고 드는데 일단 성공했다. 군정 신뢰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말이 이끄는 꽃마차를 타고 여인과 강가를 '이랴'하고 달린다

굳이 경제 효과를 따진다면 우선 100만 명의 인파에, 한 사람당 2만원을 쓰고 간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에 지역 상품권 등을 합쳐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지난해 추산한 265억을 넘어 300억 가량의 효과가 날 수 있다.

실제로 축제현장에 부스를 차려 장사에 나선 장성 군민은 주말과 휴일의 경우 1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평일의 경우는 300~400만원 어치를 팔았다고 귀뜸하며 웃는다. 주변의 황룡 우시장의 국밥집도 마찬가지여서 평소보다 손님이 2배 늘었다 한다.

지역 상품권 1만원 짜리 3만장을 발행해서 2만7천6백장이 팔려나갔고 10%의 할인혜택을 준 것도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한 몫 톡톡히 했다.

이쯤에서 장성 노란꽃축제는 2천만 원도 안되는 꽃씨를 구입해 광활한 대지위에 1억 송이의 꽃을 피우는, 말하자면 적은 돈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그런 경제적 효과를 주민과 공유하고 함께 동행하는 축제로서 일관성 있게 나아간다면 ‘노란색’이 주는 의미대로 장성은 희망과 부가 넘쳐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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