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윤혜린·이정우의 미디어아트 공모선정작 전시
광주문화재단, 윤혜린·이정우의 미디어아트 공모선정작 전시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8.10.1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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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와 데이터, 컴퓨터와 인간의 존재성에 대한 질문
‘Mingle, 색깔의 조합을 카메라로 인식한 미디어아트 작품 모습
‘Mingle, 색깔의 조합을 카메라로 인식한 미디어아트 작품 모습

 

컴퓨터 시대의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는 전시가 열린다. 광주문화재단이 마련한 ‘미디어 338’의 하반기 공모 선정작 두 번째 전시인 ‘완전한 생성기(The Perfect Generator)’에서다.

8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완전한 생성기’는 모든 것을 감지하고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혹은 컴퓨터가 축적하는 데이터의 근원이 되는 인간을 의미한다. 윤혜린, 이정우는 이번 전시에서 제공자와 사용자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보여준다. 빛과 그림자, 그리고 그 가운데를 거니는 관객의 존재를 소리로 변주해내는 이색적인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윤혜린, 이정우는 관람객이 관통하여 지나칠 수밖에 없는 동선에 작품을 설치해 관객의 그림자를 유도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이 그 순간만큼은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하고 있다.

윤혜린, 이정우는 연세대 디지털아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에서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동작업한 ‘Mingle, The Contour, Preset 2018’ 3개의 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Mingle’은 색깔의 조합을 카메라로 인식한 것을 재가공하여 소리로 전환한 작품이다. 빛의 색 뿐만 아니라 관객의 그림자 역시 합성의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

관객은 컴퓨터의 인식에 영향을 끼친 주체이기도 하지만 관객의 존재 자체도 소리를 변조하기 위해 컴퓨터가 이용하는 ‘변수’일 뿐이다. 이런 긴장감을 통해 필연적으로 우리의 주체성을 규정하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프로젝션 작품 ‘The Contour’는 우연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선택지를 쌓아 지형을 만들어 낸다. 자신의 의지로 원하는 형태의 지형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컴퓨터에 의해 생산된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렇듯 선택지를 쌓아 하나의 산을 형성하는 과정을 통해 정보의 위계 속에 존재하는 인간의 미신적 위상을 허물겠다는 그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미래의 진정한 데이터의 제공자와 사용자는 누구인가에 대하여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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