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비판기사 보도 우려도...낙찰 이후 용도변경 지적도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13년 허송세월 끝에 과거 포 사격장이었던 어등산이 개발돼 광주시민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러한 관심 속에는 전임 박광태·강운태·윤장현 3대 시장에 이르는 13년의 갑질 행정에서 벗어날 거라는 기대감이 묻어난다.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은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를 만들겠다는 이용섭 시장의 슬로건과도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재공모를 계기로 그 어느 때보다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하지만 그런 기대 못지않게 우려감 또한 확산되고 있다. 수익성이 별로 없다는 이유로 1차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던 호반이 이번 2차 공모에 갑자기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임 시장 때 상업시설면적을 3만9천여 평으로 하자는 용역결과가 나왔을 때는 사업개발로 인한 수익을 낼 수 있어 중견업체들이 군침을 삼키며 개발에 참여할 태세였다.
하지만 어등산 주변 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윤 시장은 7,311평으로 대폭 축소해 버려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관광단지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1차 공모에 뛰어들 걸로 점쳐졌던 것과는 달리 호반과 중흥건설 등 업체 5곳은 참여를 포기한다. 지역민들에게는 이름도 생경한 국제자산신탁 1곳만이 나선다. 대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개발 프로그램과 콘텐츠로 승부하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심사 끝에 지역사회공헌점수를 영점으로 처리해 탈락시켜 버린다. 액수와 규모를 구체적으로 적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수를 아예 주지 않음으로써 심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어찌 보면 광주시가 이번 2차 공모에서 시민평가단 50여명을 새롭게 모집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연유가 아닐 런가 싶다. 5개 자치구별로 신청을 받은 150여명 가운데 최종 50명을 선정하는데 평가점수는 50점이다. 그러니까 평가심의위원들과 광주시가 매긴 점수 1,000점에다 50점을 보태 1,050점이 총점이 된다. 850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가 우선지원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는 얘기다.
광주시가 투명한 절차와 방식대로 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특히 중견건설업체인 호반이 참여한 배경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산업, 그리고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다 무성한 말만 남긴 체 비록 중도하차했지만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그룹 이미지를 한껏 홍보 했던 터라 호반이 재공모에 참여한 그 자체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말들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호반 계열사인 방송 권력 A사가 광주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사옥 신축 허가과정에서 간접성 외압(?)을 한 게 호반의 어등산 2차공모 참여와 오버랩 되면서 말이다. 그 형태는 사업허가권자인 광주시를 상대로 비판기사를 쏟아냈던 당시의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지난 2015년 A 방송사는 광주 서구 광천동에 신사옥을 포함한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지하 4층, 지상 48층으로 신축하면서 건축심의가 유보되자 광주시에 대한 비판기사 보도에 나선다.
같은 해 9월25일부터 10월10일까지 무려 28건의 비판기사가 보도됐고,민감한 기사는 다음날 아침에도 똑 같이 내보냈다.
처음에는 광주형 일자리와 문화전당, 도시철도 2호선 등 외곽을 때리다가 건축행정과 심의분야로 파고들었다.
‘건축심의위원회 독선 광주는 고증건물 안돼’라는 제목의 기사에 이어 ‘광주시 건축심의위원회 전횡 일삼아’ ‘건축심의위원회 구성 편중···선정도 불투명‘ ‘기부채납 강요···광주시 나 몰라라’ ‘막말에 트집잡기···건축위원회 위원 자질 논란’ ‘무자격업체에 아파트건설 사업 승인한 광주시’ '엉터리 운영에 거짓해명까지···시 건축심의위원회' 등을 주요내용으로 다뤘다.
물론 광주시를 비판하고 감시 견제한 것은 언론 본연의 역할이고 사명이다. 설사 A 방송사가 제보를 받아 심층취재에 나섰고 초고층 사옥 신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강변하더라도 ’건축 행정 심의위원회’와 건축행정 분야에 대한 비판기사를 집중적으로 다른 것은 석연치 않아 보인다.
이에 광주시는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성 보도 자료를 7차례 냈으나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축심의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광주시 교통관련부서에서 조건으로 제시한 ‘광천동 터미널 앞 무진대로 상시적인 교통난 해소 대책도 유야무야 된 상태다. 광천터미널을 이용하기 위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애잔한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할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차 공모 심의가 자칫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과거 초고층 사옥 건축심의 때처럼 방송개입 개연성이 있다는 우려가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광주시의 공정한 심의 속에 만에 하나 호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게 되면 이후 방송사를 앞세워 용도지역 변경에 나설 거라는 소문도 건설업계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혹여 용도변경이 현실화되면 광주시가 당초 용역대로 3만9천여 평을 상업지로 개발하겠다고 했다가 롯데 또는 신세계 등 아울렛 매장이 들어설 경우 골목상권을 죽인다는 어등산 주변 상인 및 시민단체들의 반발과 본질적으로 배치 된다.
광주시의 입장에서도 괜히 ‘언론사와 싸워봤자 득 될게 없다’는 조바심과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이유로 용도지역 변경에 나서게 되면 또 다른 특혜 논란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11일 광주시는 광주다운 도시건설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워 상업지역 고층아파트를 제한하자는 공청회를 개최했으나 토론자들과 참가자들로부터 “시장 질서를 인위적으로 무너뜨리는 일방 통행식 건축행정을 더 이상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질타를 받았다.
초고층 48층의 방송사 사옥과 상무지구 주상복합건물을 30층 이상으로 짓도록 허가를 할 때는 언제고, 그게 분양되고 나니까 얼마 되지 않아 고층아파트 제한을 들고 나온 것은 근시안적 광주도시계획행정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건축업계에서는 윤 전 시장의 뼈아픈 실책 가운데 하나가 방송사 신축 건물은 되고, 신세계 같은 초고층 유통업무 시설은 안된다는 기준과 원칙이 뭐였냐고 따져 묻곤 한다.
이제 민선7기로 출범한 이용섭 시장에게도 방송 권력의 간접성 외압(?}이 통할것인가에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가 그프로젝트는 전문가인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