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광주 5.18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27일 성명을 통해 “전두환과 그 부역세력은 이제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불변의 진리를 깨달아 역사의 법정, 진실의 법정 앞에 서서 5.18의 진실을 밝히고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형사 재판이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렸지만 전두환 씨의 재판 출석이 끝내 무산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1980년 5월 이후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 반성하지 않는 자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전두환과 그 부역세력으로부터 침묵을 강요받아온 책임 있는 사람들의 양심선언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당은 “완전한 5.18진상규명이 당당한 대한민국의 시작임을 확신하며 광주정신의 완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화당도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 5.18 재판’ 불출석은 5.18 민주화운동 영령을 우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평화당은 논평을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 가족들이 재판 날짜가 임박해서야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재판 불출석을 통보한 것은 또 한 번 광주 5.18 영령들을 우롱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 측은 재판 출석에 대해서도 그간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였는데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는가”라고 따져 묻고, “그동안 전 전 대통령 측은 5.18과 관련된 일체의 사항에 대해서도 시치미를 떼 왔다”며 “도저히 역사와 광주 앞에 그 죄를 씻을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더 강한 어조로 강제 구인을 촉구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은 강제 구인을 통해서라도 전두환 씨를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먼저 “고 조비오 신부의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 씨가 두 차례나 연기 된 재판을 하루 앞둔 어제,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는 이유로 출석을 번복하여 오늘 예정됐던 심리가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두환 측이 ‘정상적인 법정 진술이 가능할지도 의심스럽고, 그 진술을 통해 형사소송의 목적인 실체적 진실을 밝힌다는 것은 더더욱 기대할 수 없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공개된 장소에 불려 나와 앞뒤도 맞지 않는 말을 되풀이 하고,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국민들도 보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덧붙여 이들은 “지난 38년 동안은 일관되게 5.18민주화운동과 광주시민들을 왜곡, 우롱하더니 지금은 국민들이 걱정돼서 법정에 출석을 못하겠다는 것이다”면서 “광주시민은 5.18의 진실 못지않게 학살자의 말로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전두환 씨는 법정에 출석해 진실을 밝히고 마땅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법원은 강제 구인을 통해서라도 전두환 씨를 반드시 법정에 세워, 무고한 시민들에게 자행됐던 헬기 사격의 실체, 발포명령자와 행불자 문제 등 지난 38년간 은폐되었던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27일 광주지법에서 예정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 때문에 이날 재판부는 인정신문, 공소사실 확인 등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재판을 마무리했다. 전 씨의 다음 재판은 10월 1일 오후 2시 30분으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