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톡⑭ 인구에서 소비시장을 읽어야 한다
이상수의 경제톡⑭ 인구에서 소비시장을 읽어야 한다
  • 이상수 스마트미디어인재개발원 이사
  • 승인 2018.08.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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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급변 속 규모는 줄이고 시장을 넓혀라
정해진미래 시장의기회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요즘 경영에는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여기에 미래를 예측하는 힘 즉, 인구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는 인구가 생산과 소비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요인인 출생, 사망, 이동을 분석하여 노동시장과 소비시장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예측할 수 있다.

인구학자 조영태 교수가 예측(2018)한 한국 미래연표에 의하면 2020년에는 예상 출생아 수 약 30만명이고 영유아 시장규모는 216년 대비 1/4로 축소되며, 2021년에는 1961년생 은퇴자 수가 89만명에 육박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세대의 창업인구 급증이 예상된다. 또 2023년에는 18세 인구 약 42만명에 대학들은 신입생 충원을 위해 등록금 인하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이며, 2024년부터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층이 줄면서 지방 대형마트도 철수 도미노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 중 75세 이상 비율이 41%를 웃돌 것으로 보이며, 2027년에는 큰손 고객 ‘50대 사모님의 고령화로 지방 백화점 중심의 상권 몰락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2028년에는 90세 인구가 50만명을 돌파하고, 2030년에는 20대 인구가 460만명에 이르며, 2040년 이후에는 인구 4명 중 1명이 70세를 넘어서면서 사회보장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신이 사업가라면 1980년대 한국과 2018 한국, 또 2030년 한국에서 어떤 사업을 하고 싶은가? 1980년대에는 한국이 경제성장을 하던 때로 중공업이 뜨고 증권이 떴던 시기였다. 베이비부머(Baby boomer Generation)1960~1970년대 생이 10대 시절 그들은 카세트 라디오에 열광하고 라디오 팝송을 따라 불렀다. 88올림픽부터 메달도 엄청나게 따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의 인구가 많으니 그 세대가 좋아하고 소비하는 생산품대로 경제가 돌아가고 운동기량이 좋아진 젊은 운동선수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었다. 90년대에는 베이비부머들이 2~30대가 된다. 이 때 프라이드나 티코같은 소형차가 불티나게 팔렸고, 그들이 3~40대가 되는 2000년대에는 본격적인 자동차 산업이 커지고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떴다.

이처럼 인구 변동은 각종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지금부터 10년의 인구 변동은 한국 사회를 통째로 바꿀 것이기 때문에 인구학자가 바로본 대한민국의 인구변화에 따른 소비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소개한다.<필자 주>

인구 전망 없이 사업전략 없다

1. 현재의 인구를 보면 미래의 시장이 보인다

기업에 인구학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인구가 생산과 소비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구의 크기가 시장의 크기로 단순 치환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구가 얼마나 많을지 뿐 아니라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시장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인구의 연령구조가 달라지면 노동시장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연령층에 따라 소비성향도 달라지기 때문에 인구수와 더불어 어느 계층의 인구가 주류를 이루는지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경제활동 당시의 소득 수준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소득이 늘어나면 고가제품을, 소득이 줄어들면 저가제품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2. 해외 시장은 누구에게나 기회의 땅일까?

특정 제품의 한국 시장이 작아지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해외시장이라고 우리 제품을 무작정 구매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의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인구학적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 아울러 시장을 선택할 때 고려할 변수는 해당 국가의 문화적인 측면도 검토하여야 한다. 뽀쪽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 업종도 해외시장을 관찰하다보면 우리 기술과 노하우로 진출할 수 있는 의외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점점 작아지는 내수시장에서 우리끼리 출혈경쟁을 벌이지 않고, 오히려 시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소비시장을 뒤흔들 인구현상 8가지

1. 초저출산

2018년은 58년 개띠 746000명이 정년퇴직하는 환갑의 나이로 은퇴와 더불어 제2의 경제활동을 준비 중이다. 59년생이 789000명이며, 61년생이 60세가 되는 2021년에는 89만 명이 될 예정이다. 그러나 초저출산이 시작된 200248만 명이 태어난 후 2016년까지 매해 40만 명대 아이가 태어났다. 60면대 말~80년대 초 매해 85~100만 명이 태어났다. 한 세대 만에 출생아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작년 2017년에는 35만 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하고, 2030년에는 30만 명도 넘기 힘들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

2. 만혼

2017년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94, 여자 30.24세이다. 2000년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29.28, 여자 26,49세로 17년 만에 3년이나 늦어졌다. 학위나 유학을 가는 경우 더욱 결혼이 늦어지고 늦게 결혼할수록 노산이 되어 둘째는 엄두를 못 내게 된다.

3. 비혼

결혼을 아예 하지 않은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45~49세 미혼자가 2020년에는 남성이 22.8%, 여성이 11.3%가 된다. 이는 1995년 남녀 각각 2.7%1.9%와 비교하여 엄청난 차이가 난다. 또 이혼률의 증가에 비해 재혼률은 확연히 떨어진다. 결혼을 했든 안했던 비혼의 비율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세대별 소비변화를 유추할 때 싱글족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다,

4. 도시집중

우리나라의 심각한 인구문제 중에 하나는 도시집중현상이다. 지방중소도시의 젊은 인구가 너무 빨리 사라지고 있어서 지방소멸이라는 살벌한 용어도 등장했다. 지방군소도시는 점점 20대가 빠진 호리병 모양으로 인구분포가 되고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추세다. 청년인구가 빠진다는 것은 생산인구가 줄고 소비도 위축된다는 뜻이며 지방 경제기반이 흔들린다는 신호다. 전국 3502개의 읍면동 가운데 2017년에 태어난 아이가 한명도 없는 지역이 17개나 되고 350여개의 읍면동은 5명 이하에 그쳤다.

5. 가구축소

나 혼자 사는 1인가구의 급증이다. 1차적 원인이 저출산, 비혼, 만혼 등이지만 50대 이상의 1인가구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200536만명이던 나홀로 50대는 2015년에는 87만명이 넘어선다. 비혼뿐만 아니라 주말부부, 기러기아빠 등 결혼하고 자녀가 있어도 1인가구에 집계가 된다. 이는 3~4인 기본 가족단위에서 1인 가족체계로 변화된다. 부동산시장은 소형아파트로 수요와 가격이 변화되고 대형마트에서 대량구매가 필요 없어지고 대형냉장고도 필요가 없어진다. 싸고 질 좋은 생필품을 파는 다이소나 노브랜드가 주거지역에 빠르게 느는 이유이다.

6. 수명연장

우리나라 100세 인구는 2000년에 934명이었지만 20101863명으로 2배 늘었고, 20153159명으로 180% 증가했다. 베이비부머시대가 60대에 들어섰고 정년이 60세이지만 고령자 진입이 매년 증가하여 80만명 이상이 되면 국민연금 등의 사회적 비용부담이 가중된다. 고령자들의 은퇴시기가 점차 늦어지게 된다.

7. 질병부담의 급증

나홀로 고령자의 증가는 사회문화의 전통성이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혼자 사는 이가 가족과 함께 사는 이보다 건강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아파도 챙겨줄 사람이 없다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거나 사회가 도와줘야 한다. 72년생인 남자는 평균 87세까지 산다고 한다. 건강에 신경쓴다면 90세는 단숨에 넘을 것이다. 2015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1세 건강수명은 73.2세라는 발표가 있었다. 국민대다수가 73세가 넘으면 9년간 아프게 지내다가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의료비지출이 노후자금에 충분하지 못하면 하류노인화가 된다. 이러한 사실이 우리들을 암울하게 만들지만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간극을 좁히려면 건강관리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8. 외국인 유입 축소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저출산이 문제였던 유럽 국가들은 이미 외국인을 유입하여 인구구조를 안정적으로 꾸려가고 있다. 미국도 히스패닉(hispanic: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감정적 경험을 가진 다양한 국가와 민족 그룹을 나타내는 말)계의 유입으로 줄어드는 출산율을 메우고 있다. 우리나라도 농촌총각들의 베트남이나 조선족 여성과의 결혼이 외국인 유입 인구정책의 한 방면으로 적용되었으나,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여성이 2010년 26300명에서 201514000명으로 급감했다.

소비의 관성(慣性)을 읽으면 미래 시장이 보인다

1. 같은 사회, 다른 시장

2030년에 한국사회에서 어떤 사업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상정해보자. 우리는 2030년을 계획하면서 2018년을 기준으로 삼고 의사결정을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아이는 점점 줄고 노인은 많아지니 고령자에게 맞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하고 있다면 점진적 철수를 준비해야 하나 등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사업을 하던 일단 20~30대 인구가 적으니 인력관리 면에서는 비상일 게 분명하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우리의 주 무대가 될 사회를 예측하고 그 사회를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2. 같은 30, 다른 소비자

시장을 판단할 때 미래를 기준으로 하라는 것은 단순히 인구 피라미드 모양이 어떻게 바뀔지를 파악하라는 것만이 아니다. 양적인 면은 물론이고, 미래 소비자의 질적 특성이 어떻게 바뀔지도 알아야 한다. 10년 전과 지금의 인구를 단순 비교하는 식으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지금의 20대는 30대와는 또 다를 것이다. 이들이 10년 후 30대가 되었을 때, 지금의 30대처럼 생각하고 소비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결국 인구 집단의 변화된 특성까지 염두에 두어야 인구학적 사고가 가능하다.

3. 소비의 관성을 관찰하라

소비의 관성을 관찰하려면 숫자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 맥락을 보아야 한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소비자들의 속성을 파악해야 한다. 특정 연도의 특정 연령대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 지 볼 수 있는 생애 관점(life time)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구의 동태적 측면을 파악해야 소비시장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시각적으로 가장 잘 살필 수 있는 것이 렉시스 다이어그램(Lexis diagram)이다. , 연령과 기간을 동시에 고려한 대각선의 변화를 보는 것이다. 이 대각선은 코호트(cohort : 동령(同齡)의 출생 집단을 지칭), 즉 특정기간의 특정한 경험을 공유하는 인구집단의 변화양상을 추적한다. 시장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단순히 출생, 사망, 이동 등의 변화 때문만이 아니다. 코호트마다 소비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정시기에 태어난 코호트들은 저마다 나름의 경험과 사고방식을 공유한다.

4. 렉시스 다이어그램+가계동향조사=소비의 미래

개인 사업이든 기업 단위의 사업이든 전체 산업군이든, 렉시스 다이어그램을 활용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과거부터 쌓여온 코호트의 소비변화를 관찰하면 그 안에 어떤 관성이 버티고 있고 어떤 변동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관성은 관성을 따라서, 변동은 방향과 추이를 가늠하면서 보면 앞으로 몇 년 후에 어떤 소비를 할지 대략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5. 하나의 코호트가 시장 전체를 흔드는 과정을 읽어라

렉시스 다이어그램 예측을 하면서 오늘날 한국사회가 특히 주목해야 할 코호트가 있다. 고령층 집단이다. 현재의 50~60대 인구가 나이 들면서 고령층은 점차 증가할 것이다. 이들이 과거에 어떤 소비형태를 보였으며 앞으로 어떻게 소비할지 예측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전체적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바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설령 크기가 작더라도 모든 코호트는 사회에 어떤 식이든 영향을 끼친다. 저출산 세대가 고등학교를 마치는 2021년 이후가 되면 작아진 세대가 불러오는 여파를 모든 산업영역에서 실감하게 될 것이다. 모든 변화에는 여진이 있게 마련이다. 인구전망의 시야를 과거에서부터 미래로, 핵심 타깃으로 시작해 전체 인구로 확장해야 하는 이유이다.

<참고자료>

조영태(2018).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서울 : 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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