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를 읽어야 청소년이 산다
맹자를 읽어야 청소년이 산다
  • 김광호 여양고등학교 인문사회부장
  • 승인 2018.08.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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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를 배우지 않고 공직자가 되지 말라

그 무덥던 날 제자들과 함께 맹자 강독을 마무리 했다. 수박 겉 핥기였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K군이 “맹자는 공직자가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학교에서 가르쳤으면 좋겠다”라고 질문을 했다. 참 당돌했다.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바이다. 현실을 보면 더더욱 맹자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잠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역사 이래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사건이 또 일어났다. 사법농단과 계엄문건이다. 누구를 위한 법원이며 누구를 위한 군대인가?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

H양은 마지막 강독을 마치고 다음과 같이 맹자를 정리해 주었다.

맹자는 임금에게 인과 의를 바탕으로 왕도정치(王道政治)를 해달라고 말한다. 어째서 반드시 이익만 말하느냐고 하필왈리(何必曰利)를 꺼내든다. 윗사람이 이익에 눈이 멀면 아랫사람은 그것을 그대로 따라서 한다는 것이다. 결국 리더자의 욕심은 백성들의 탐욕으로 이어지고 나라는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자는 이익보다는 사랑(仁)과 정의(義)로 백성과 함께 아파하고 즐기라고 말한다. 일명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카드를 제시한다. 함께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며 인자무적(仁者無敵)의 보약도 처방한다.

사람은 누구나 “불쌍히 여기는 마음(仁), 자신과 타인의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義), 사양하고 양보하는 마음(禮),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智)” 등 네 가지 기본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그 마음 갖추고 타인에게 공감지수를 넓히는 사람이 바로 대장부(大丈夫)이다.

그는 천하의 넓은 곳에 거처하고, 천하의 옳고 바른 지위에만 서며 천하의 큰 도(道)를 행하는 멋쟁이이다. 그는 이익에만 눈 먼 좁은 가슴을 지니지 않는다. 그 가슴에는 매일 인과 의가 짝을 이루면서 우주를 안을 수 있는 큰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다. 바로 호연지기(浩然之氣)이다.

리더자는 타인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일명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의 비법이다. 처음 보는 젖먹이 아이가 우물로 기어 들어가고 있다면 임은 어떻게 하겠는가? 구할 것이다. 이익과 명예, 칭찬을 위하여 한 행동은 아닐 것이다. 바로 유자입정(孺子入井)의 예를 들면서 모든 사람의 마음은 선하다는 성선설(性善說)이다.

맹자는 경제의 중요성 또한 빠뜨리지 않는다. 특히 백성들은 일정한 재산이나 이익이 있어야만 일정한 도덕심이 생긴다는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의 경제정책을 권한다. 나쁜 정치로 백성들의 생업을 망치면 그 백성들은 반드시 질투, 시기, 강탈, 살인 등으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친다는 것이다. 바로 잘못된 정치 그물로 백성을 그물질 하지 말라는 당부이다.

이러한 통치철학을 가진 리더자는 다음과 같이 백성을 대한다고 말한다. 리더자는 죽을 때까지 백성과 국가를 걱정하지만 하루 아침의 근심거리인 탐욕이나 지위에는 관심이 없다는 ‘군자유종신지우무일조지환(君子有終身之憂無一朝之患)’이라는 문장을 써준다. 이른바 유교사회에서 공직자이기에 책임져야할 우환의식(憂患意識)이다. 바로 서양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이다.

H양의 설명이 끝나자 K군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말했다. “앞으로 공직자가 될 사람은 반드시 맹자를 읽어야 한다. 더불어 국가는 이 맹자를 국정교과서로 채택해야한다”이곳저곳에서 박수소리가 들렸다.

제자들이 하나 둘 교실을 빠져 나갔다. 그들의 뒷모습에서 맹자의 금쪽같은 말씀이 하나 둘 나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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