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미투 의혹 전직공무원’ 전시회 홍보 ‘눈총’
고흥군, ‘미투 의혹 전직공무원’ 전시회 홍보 ‘눈총’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8.07.2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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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했을 것으로 생각...거기(미투)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해명
J씨의 작품들
J씨의 작품들

전남 고흥군이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의혹 여파로 공로연수에 들어갔던 전직 고위직 공무원의 전시회를 홍보하고 나서 눈총을 받고 있다.

25일 고흥군 홍보실은 ‘서양화가 J씨 세 번째 개인전’ 소식과 함께 26일부터 7일간 광주 무등갤러리, 9월에 연홍미술관에서 갖는 전시회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수십 곳 언론사에 배포했다.

이 보도자료에는 시골면장과 건설과장 등을 거쳐 지난 6월 고흥군청에서 41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인생 제2막을 시작한 J씨가 ‘삶을 새롭게 채색하다’는 주제로 생애 세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는 칭송도 담겨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고흥군 간부를 지낸 J씨가 지난해 12월 20일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임에도 군이 홍보에 나섰다는 데 있다.

J씨는 당시 해당 여직원 부모와 약혼자가 항의하면서 퇴임식 없이 돌연 공로연수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내용은 고흥군청 대부분의 공무원과 군민들 상당수가 알고 있었지만, 당시 성추행 자체를 드러내놓지는 못했다는 것.

J씨는 올해 초 모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야기 하면서 머리로 장난삼아서 여성 공무원을 이마를 밀었는데~~여러말들이 돌고 있다”며 “잘 알아 봤으면 한다. 그쪽에서 특별하게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고 짧게 해명한 바 있다.

사건 당시 피해 여성이 신변공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직접 나서지 않았지만, 고흥군은 가부장적, 남성 중심적 공무원 조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로 들끓었다.

이처럼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의혹을 두고도 고흥군 홍보실이 아무런 검증없이 군민들의 생각과 대치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마치 민간 홍보대행사처럼 각 언론사에 배포하는 납득하기 힘든 행보를 보이면서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고흥군 홍보실 관계자는 보도자료 배포와 관련 “모 협회에서 자료배포 협조가 들어와 보도자료를 보내게 됐다”며 “그분에 대한 여러 소문이 있었지만 결과는 모르는 상태였고, 고흥군의 공식 보도자료가 아닌 제공된 자료여서 홍보실 전결로 언론사에 보냈다”고 해명했다.

이후 고흥군 홍보실 책임자는 전화로 “팔영산이라는 고흥의 명산 홍보를 생각했다. 그분(J씨)이 충분히 반성했을 것으로 생각해 배포했다”며 “사실 자료는 개인 모씨가 보내온 자료였고, 거기(미투)까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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