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도 고통을 분담한다
펭귄도 고통을 분담한다
  • 김광호 여양고등학교 인문사회부장
  • 승인 2018.07.2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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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하나(One for all)’의 삶도 필요하다

요즘 최저임금제가 뜨거운 감자이다. 너무 뜨거워 자칫 잘못하면 모두가 상처를 입을 지경이다. 그 뜨거움을 생각하다 보니 문득 남극 펭귄의 겨울나기의 모습이 떠오른다.

펭귄은 혹독한 추위를 극복하기 위하여 허들링(Huddling)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시속 110키로미터가 넘는 눈보라와 영하 50도의 극한상황에 때때로 처한다. 그때 펭귄은 수 만년을 본능적으로 이어온 방법으로 그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한다.

펭귄의 본능은 무엇일까? 수천 마리의 펭귄들은 최악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서로의 몸을 밀착시켜 동료와 체온을 나누며 추위를 이겨낸다. 더 놀라운 것은 맨 바깥의 펭귄들이 체온이 떨어질 때쯤이면, 안쪽에서 체온을 보존한 펭귄들이 바깥쪽 펭귄들에게 자리를 바꿔준다. 이게 바로 허들링이다.

하등동물이라고 칭하는 그들은 그렇게 칼바람과 차가운 공기를 이겨내며 지금까지 생명을 이어온다. 반면 고등동물이라고 칭하는 인간은 그렇게 약자의 고통을 안아 주지 못한 채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해 오고 있다.

교과서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고 알려준다. 많은 사람들은 그 말이 진리인 줄 안다. 그러나 사람이 펭귄보다 고통 분담을 못 하니 지혜롭지 못하다.

물질의 풍요는 정신의 여유와는 상관이 없는 듯하다. 없이 살던 시절에는 그래도 서로 챙겨주고 위해주었다. 인간은 물질의 맛을 알고부터는 하등동물로 전락했다.

누가 펭귄을 하등동물이라 칭했는가? 그러면서도 잘난 척하고 고고한 척하며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자랑까지 한다. 서글픈 일이지만 이젠 펭귄이 사람에게 하등동물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줄 때이다.

인간의 이기적인 본능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소아적 자아를 버리지 않는다면 우린 영영 부끄러운 고등동물(?)로 살아갈 것이다.

요즘 무더위가 극성을 부린다. 그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것은 아이스크림도 아니요 물놀이도 아니다. 약자의 고통지수까지 공감하는 드넓은 가슴이다.

우리도 펭귄에게 ‘한 사람을 위한 모두(All for one)’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하나(One for all)’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보여주면 어떨까?

*추신 : 이젠 인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다. 동물의 한 부류이며 매우 이기적인 개체일 뿐이다. 다만 나를 넘어 너까지 생각하는 마음을 지녔을 때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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