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직속 일자리위원회 신설 최선 아니다
시장직속 일자리위원회 신설 최선 아니다
  • 이상수 전 광주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8.06.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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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71일이면 민선7기 이용섭 광주시장이 부임하게 된다. 6.13 선거를 치르고 고작 2주여 기간밖에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니 당선의 기쁨을 채 누릴 여유도 없이 산적한 시정과제를 풀어갈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과 다르게 인수위원회를 꾸리지 않고 광주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발족이 되었지만 시민단체에서는 교수 중심의 편향적인 위원 구성으로 시민과의 소통 의지를 확인하기 어렵고 전혀 혁신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도 이점에 대해서 일부 동의를 하면서 우리 고장 광주발전을 위하여 일자리위원회 구성에 관하여 몇 마디 제언을 하고자 한다.

정책대안을 제시하려면 무엇보다도 현상의 정확한 분석이 따라야 한다. 그런데 617일 혁신위를 꾸린지 채 10여일도 되지 않아서 시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은 무책임하게 보인다. 시민 중심의 시장이 되려면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렇게 되었을 때, 더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후보가 당초 시민중심의 시정을 이끌겠다는 후보 시절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편향적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에서 광주시의 주요 발전 방향을 소수인이 결정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의견에도 필자는 공감을 한다. 선거기간 중에 약속한 시장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제안을 하는 것을 보면 현상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시장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를 신설한다고 하여도 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자리위원회는 지금까지 중앙이나 지방에서 그 성과가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였다는 점은 그동안의 실적이 잘 말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일자리 정책개념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첫째는 일자리정책 부서의 위상이다. 혁신위는 시장직속으로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지만 일은 위원회가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일은 시스템이 갖춰져 모두가 제각기 업무를 잘 수행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광주시 행정기구 설치조례에 따르면 행정부시장은 '시장의 명을 받아 소속직원을 지휘감독'하고 경제부시장은 전략산업본부 국비 관련 및 국책사업 유치 일자리경제국 혁신도시협력추진단 등의 '소관업무에 대하여 정책과 기획의 수립에 참여'하도록 되어 있지만 소속직원을 지휘 감독할 권한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행정부시장 또는 경제부시장이 사고가 있을 때에는 직제상 국의 순위에 의한 국장이 대리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일자리경제국은 362본부 11개 부서 중 맨 마지막인 11번째 부서이다. 조직의 직제는 그 나름대로 권한체계가 있다. 이는 시정을 이끌어 가는데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자리경제국이 제일 끝에 자리하고 있는 조직체계에서 어떻게 다른 부서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권력이란 상대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려면 인사권이나 재정권이 있어야 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는 정보력이나 기술력을 지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둘째, 기존의 광주노사민정협의회의 활성화이다. 이 협의회는 법적 조직으로 의장이 시장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를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위원회를 신설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기존에 설치된 노사민정협의회가 일자리 창출에 어느 정도 기여했고, 기여하지 못했다면 왜 기여하지 못했는가 분석이 이루어지고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했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도 않은채 위원회 신설을 하고자 한다는 것은 어딘가 옥상옥 같은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다.

셋째, 부서 간 벽을 허물고 일자리창출에 같이 고뇌해야 한다. 일자리 관련부서는 '일자리'라고 표기되어 있는 부서만의 일이 아니다. 시청의 모든 부서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본청의 부서 간 벽을 허물고 일자리를 찾기 위해 해당부서 차원에서 지원할 일이 무엇인가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신약성서의 '고린토인들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1212절에는 "마치 몸은 하나이지만 여러 지체를 가지고 있으며 그 몸의 지체는 여럿이지만 모두 한 몸이듯이 ……"라고 제시되어 있다. 이는 '몸은 지체 하나가 아니라 여럿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청내 모든 부서들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한몸이 되어 유기적으로 협력을 해야 한다.

이 당선인이 혼자 일자리창출을 외치고 다녀도 관련 실국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아무런 성과도 거둘 수 없다. 본청 자체의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특정 부서의 실적을 돋보이기 위하여 제언을 하지 않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곁에서 보기에는 답답할 뿐이다. 개인성과를 염두에 둔다면 축구경기에서처럼 어시스트를 인정해 주면 된다. 부서간 협력을 잘한 부서에 성과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관리측면에서 다면평가를 실시하여 승진대상자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부서이기주의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끝으로, 본청은 기초자치단체와 일자리창출에 관한 정기적인 고뇌를 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광주지역의 5개 기초자치단체는 광주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별 역할분담 차원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들 기관들이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하여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서로 각자 일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좋은 인적물적 자원들을 놔두고 왜 특정 부서만 고민하도록 하는지 알 수 없다. 공공기관만이 아니라 민간기관과도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산업계의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 일자리도 산업현장에서 찾아야 하고,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구직자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탁상공론만을 일삼는다면 해답과는 거리가 먼 대안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자리정책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관례로 보면 기존의 일자리 정책으로는 착한 일자리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일거리 만들기를 고뇌하지 않고서는 일거리 늘리기는 힘들다. 따라서 일자리위원회 신설보다 기존의 시스템을 분석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일자리 만들기가 어렵다는 말에 앞서서 현상분석을 제대로 하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관심을 집중하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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