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이야기
섬진강 이야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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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내 가슴속에 들어왔다.

언제나 그렇듯 포근한 엄마의 품처럼 느껴지는 섬진강은 말만 들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몇번을 다시 가봐도 또 가고 싶은 곳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일요일 나들이를 섬진강으로 간다는 말에 의례 곡성이나 구례 쪽이겠거니 했다.
생각의 폭이 너무나 좁았던 탓이거나 섬진강의 하류가 전부라고 생각했던 탓 일게다.
순창을 지나 임실로 접어들어 진메마을을 들어선 순간 산을 등에 업고 앉은 아담한 마을과 그 앞을 조용히 흐르는 강은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고 가슴에 담을 수 있는 곳이리라.

초입길에 두 개의 당산나무가 오는 이를 편안함으로 반기고 강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는 옛기억을 더듬게 했다.
불편함을 아스팔트길로 대신하기 위해 없어졌다가 다시 만든 징검다리는 그 마을의 상징이 된 듯 하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염소의 모습도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었다.

진메마을을 벗어나 강을 옆에 끼고 징검다리를 건너 장구목까지 걸어가는 길은 농사를 시작하기 위해 못자리를 해놓고, 밭에 비닐을 씌워 밭고랑을 만들어 이제는 구슬땀을 흘려야 할 때란 걸 말해주고 있었다.

마을과 마을사이로, 산과 산 사이를 가로지르는 섬진강은 진메마을 뿐 아니라 천담마을 구담마을을 휘감으며 장구목에 이르기까지 조용히 그리고 한가롭게, 느리게 흘러가고 있었다.
섬진강은 서둘러 흐르지 않았다.
소리없이 내 가슴속에 들어왔다.


장구목의 바위들은 오늘도 한가로움을 즐긴다


옛기억을 더듬게 하는 징검다리를 가족들과 찾는이가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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