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효령노인타운, 사랑의 ‘때밀이 봉사' 눈길
북구 효령노인타운, 사랑의 ‘때밀이 봉사' 눈길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8.05.04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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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선, 민주당 북구청장 후보 문인 부인...매주 2~3회 목욕, 배식 봉사
▲ 양산동으로 이사를 한 이후부터 효령노인복지타운을 매주 두세 번 찾아
때밀이 봉사를 하는 장인선씨(우측 3번째)

“등만 밀어 달랑께. 나이 먹어서 그렁가 팔도 밀믄 아퍼브러~”

“나는 어깨가 아픈께 비누칠로만 살살 밀어줘~”

햇빛이 쨍쨍한 오전 11시. 북구 효령동에 위치한 효령노인복지타운 목욕탕에서 '깔깔, 호호'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효령노인복지타운 1층에는 여탕과 남탕이 자리하고 있다. 복지타운 입구에서 곧장 여탕으로 발길을 옮기던 중에도 장인선(54) 씨는 수많은 어르신들과 눈 맞춤을 하며 상냥하게 인사를 건넨다.

어르신들도 자주 오는 장 씨가 반가운 듯 상기된 목소리다. “아이고, 또 왔는가. 뭐할라 또 왔어 온 김에 내 등 좀 부탁해도 되겄능가?”

잘나가는 고위공직자의 부인이었던 장인선 씨는 팔 다리가 불편해 목욕을 하기 힘겨운 어르신들을 위해 ‘때밀이 봉사’를 하고 있다.
장 씨는 여탕에 도착하자마자 자연스럽게 가방에서 준비해온 편안한 옷을 꺼내어 갈아입고, 어르신들께 하나둘씩 안부를 건넸다.

“등 안 미신 분 계세요? 제가 밀어 드릴게요”라는 말 한마디에 장 씨의 때밀이 솜씨를 고대하던 어르신들의 얼굴에 금새 미소가 번졌다.

장 씨는 양산동으로 이사를 오면서 지난 1월부터 효령노인복지타운으로 매주 두세 번씩 봉사활동을 나서기 시작했다. 그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목욕봉사와 배식봉사를 하면서 어르신과 스스럼없이 친숙하게 지내고 있다.

처음 목욕 봉사를 온 날에는 단순히 말동무만 해주는 정도였다. 어르신들도 미안한 내색을 하며 등을 맡기지 않았다. 그러다 한두 명의 등을 밀어주게 됐고, 이제는 장 씨의 손결을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들이 줄을 섰다.

새롭게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과 주말을 맞이하기 전인 금요일에는 목욕을 하려는 어르신들로 더욱 붐빈다.

특별히 목욕 봉사를 하는 날에는 그의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좋지 않다. 어르신들의 등을 밀어주면서 디스크 수술이나 허리를 수술하신 흉터를 보게 되면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돌기 때문이다.

오전 목욕봉사가 끝나면 점심시간엔 배식봉사까지 자청해 손발을 걷어붙인다.

장인선 씨는 “말바우시장이나 어디를 갔을 때 ‘자네가 내 등 밀어줬지?”라고 바로 알아봐주는 어르신들을 만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힘이 나는데 까지는 엄마 같고, 아빠 같은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싶다“고 소망을 말한다.

효령노인복지타운으로 봉사를 하기 이전에 장 씨는 2000년 중반부터 아들과 딸의 손을 잡고 가족봉사를 하러 다녔다. 오랫동안 북구 관내에 있는 노인복지시설과 경로당을 방문하다 보니 지금은 어디에 어느 경로당이 있는지 눈감고도 줄줄 읊을 정도다.

장 씨는 “북구에 등록되거나 미등록된 경로당을 모두 포함해서 380여개 정도가 있는데, 그 중 90%이상 방문해봤던 것 같다”며 “어르신들이 올 때마다 딸처럼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힘들다가도 고구마나 떡 하나를 건네주면 눈이 번쩍 뜨이면서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고 봉사가 주는 기쁨을 설명했다.

이제는 북구 경로당에서 서로 “우리가 밥 줄게~ 왜 우리한테는 안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봉사의 베테랑이 됐다.

봉사를 하면서 ‘밥’의 중요성도 깨닫게 됐단다. 장 씨는 “어르신들이 왜 ‘밥 먹었어?’부터 묻는지 알게 됐다. 함께 밥을 먹으면서 정을 키워 한 식구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신다”며 “따뜻함을 느끼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어르신들을 찾아뵈려고 한다”고 말했다.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오늘도 힘차게 등을 미는 장인선씨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북구청장 후보인 문인의 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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