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생명공학이란?
4차 산업혁명, 생명공학이란?
  • 이상수 전 (사)광주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8.04.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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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⑫ 생물의 기능과 정보 이용하는 기술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 이 혁명이 어디를 향해 갈지, 그 과정에서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남의 일처럼 지켜볼 수만은 없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용기 있게 수용함으로써 경제적 번영과 우리들의 행복을 위하여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들을 중심으로 일반 시민들이 다소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자 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은 독자께서는 별도의 참고서적을 참고하기 바란다.<편집자 주>

생명공학이란 생물의 기능을 이용하는 기술 내지 학문이다. 즉, 기술적, 산업적 공정에 생물학적 기구를 응용하여 인간에 유익한 것을 생산하는 기술 내지 학문이다. 생물의 기능이란 생물이 갖는 유전, 생존, 성장, 자기제어, 물질대사, 정보인식⋅처리 등의 기능을 말한다.

생명공학은 종래의 발표나 식물육종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생명공학과 유전자 조작을 중심으로 하는 신생명공학으로 구분된다. 현대의 신생명공학은 생물의 기능을 이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전자조작기술(유전자공학), 세포융합기술(세포공학), 세포대량배양기술(세포배양공학), 그리고 바이오리액터기술(효소공학) 등의 핵심기술을 이용한다.

생명공학 정의와 개념

생명공학(Biotechnology)은 현재에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그 범위는 넓어져가고 있기 때문에 완벽한 정의는 내리기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현재의 시점에서 생명공학을 정의하는 것은 지금까지 발전되어 온 바이오기술의 개념 정립과 앞으로의 연구개발의 방향을 파악하는데 필요하다.

가장 넓은 뜻으로 ‘생물의 기능을 이용하는 기술’ 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간명하고 포괄적인 표현이지만, 생명공학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조금은 불충분하다.

글래이저(Glazer, 1995)는 U.S. 환경보호청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생명공학은 인류에 있어서 유의한 것을 생산하기 위하여 생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기술적, 산업적 프로세스에 생물학적인 기구를 응용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속에는 유전자 공학기술에 의해서, 인간의 손으로 변화시키거나 만들어 낸 새로운 미생물을 이용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기술했다. 여기에서 새로운 미생물(novel microbes)은 새로운 동물, 새로운 식물을 포함하여 새로운 유기체(novel organism)로 하여야 할 것이다.

생명공학은 생물공학이라고도 한다. 이는 DNA 재조합 기술을 응용한 여러 가지 새로운 과학적 방법 등도 이에 속한다. 생물공학의 정의와 대상 내용은 시대에 따라 크게 변화되어 왔다. 현재는 생명과학의 전체 분야를 학제간(學際間, 서로 다른 여러 학문분야들)의 구별 없이 연구하는 기초적 학문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목적으로 삼은 응용분야를 모두 내포하고 있다.

생명공학은 이학, 의학, 약학, 공학, 농학 등의 각 분야에 관계하는 광범위한 학제적인 분야이며, 따라서 생명공학의 발전은 기초적, 학문적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건강, 식품, 에너지, 환경 등의 폭넓은 생물산업분야에 대해서도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생물체 또는 생물체의 기능을 활용하여 유용한 물자를 생산하는 산업(공업, 농업, 광업 등)을 말하며, 일반적으로는 바이오기술을 이용하여 공업적으로 유용물질의 생산 등을 하는 산업을 가리킨다.

최근에는 나노기술을 생명공학에 접목한 나노생명공학이 발전하여 질병발생전 예방, 개인특성에 맞는 맞춤의학, 그리고 랩온어칩(Lab on a chip: 초미세회로의 반도체기술과 나노기술, 생명공학기술 등의 집적으로 손톱만한 크기의 칩에서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가능하게 만든 장치)의 실현이 현실화되어 생명공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나노생명공학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별도로 기술하기로 한다.

생명공학과 유전공학의 차이

유전공학은 생물의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가공하여 인간에게 필요한 물질을 대량으로 값싸게 얻는 기술에 관한 학문이다. 유전공학이 대두되면서 바이오테크놀로지란 용어를 쓰기 시작했지만, 유전자 공학은 공업적 응용에 국한되지 않고 발효공학, 하이브리도마공학(모노클로날 항체 생산), 농업공학(동식물의 형질전환) 등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한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이적인 과학기술의 하나로 큰 주목을 끌고 있으며, 이 분야에는 재조합 DNA 기술(recombinant DNA technology), 세포융합기술 및 핵치환기술(核置換技術) 등이 있다.

이처럼 유전공학은 유전자를 조작하는 학문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이득을 주는 새로운 부산물을 얻어내기 위해 생물을 변형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다.

따라서, 유전공학이 생명공학 안에 포함 된다고 할 수 있다. DNA 재조합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생물의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가공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에게 필요한 물질을 얻는 기술에 관한 학문이 유전공학이라 할 수 있다. 생명공학은 이러한 유전공학뿐만아니라 발효공학, 농업공학 등 생물체의 유용한 특성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 공업적 공정, 공업적 규모로 이루어지는 생화학적 공정을 포함하고 있다.

생명공학의 발전

생명공학의 시초는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을 모방하여 공학적 기계생산, 또는 그 공정을 응용해서 물질을 생산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즉, 1960년대까지는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공업과 같은 식품⋅조미료⋅알콜 생산의 산업적 공정 및 생산과 의약품을 개발하는 분야였다.

1960년대 이후 컴퓨터기술의 개발과 함께 로봇 제어기술을 뒷받침하는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 인간의 작동에 적합한 기계설계를 위한 인간공학의 연구 등이 등장했다. 특히 생물계에 존재하는 피드백 조절(feedback regulation)을 이용한 동물의 신경계와 운동의 조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과학기술이 대두되었는데,  이를 바이오닉스(bionics)라고도 한다. 병의 치료와 진단에 전자공학기술을 활용한 분야를 의용공학(medical electronics 또는 medical engineering)이라 하며, 인체의 생리적 특성을 공학적 측면에서 연구하는 생체공학과 구별한다. 생체기능의 메커니즘이 분자 수준에서 이해되면서 생체공학 분야의 응용은 방대한 영역을 점유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생명공학기술은 대상과 영역이 급속히 확대되어 생물공학의 전성기로 진입하였다. 종래의 미생물공학은 주로 유전공학으로 발전되었으나, 현재는 그 외에 발생공학⋅세포공학 등과 같이 새로운 분야가 개척되었다. 이 분야에서는 생물 구조의 여러 단위 수준에서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인간의 입장에서 보다 더 편리한 특징과 성질을 지닌 생물체의 일부 또는 전 개체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인공심장과 같은 인공장기나 조직의 개발도 재활의학 측면에서 연구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1980년대는 생물학 전체 분야가 생물공학과 연관되어 발전하고 있다.

핵심기술과 기술특성

현대의 바이오기술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종래의 발효나 식물육종의 기술과 구별하여 유전자조작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바이오기술을 의미한다. 기본적인 핵심기술(Key technology)로는 유전자조작기술(유전공학), 세포융합기술(세포공학), 세포대량배양기술(세포배양공학), 바이오리액터(Bioreactor)기술(효소공학) 등의 네 가지 기술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것들은 서로 별도로 발달한 기술이지만 서로 관련이 되어 있고, 또 종래의 과학기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네 가지 기술은 다음과 같은 기술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기술특성은 생물의 유전정보를 바꾸는 육종=품종개량의 기술이다. 유전자조작기술이나 세포융합기술이 여기에 속한다. 최근에는 특정부위돌연변이기술이나 단백질공학기술이 가능하게 되어 바라는 유전자의 기능을 덧붙이거나 잃게 할 수도 있게 되었다. 세포융합기술도 유전정보의 본체인 DNA를 혼합하는 기술이므로, 이것도 육종기술이 된다.

두 번째 기술특성은 육종한 고기능생물을 대량으로 증식하거나, 그 기능을 최대한 발휘시키는 프로세스 기술이라는 점이다. 바이오리액터기술과 세포배양기술이 여기에 속한다. 이 기술은 전통적인 발효기술이나 효소이용기술의 연장선상에서 발전하고 있다. 육종기술과 프로세스기술(downstream process 기술이라고도 함)을 조합하여 비로소 바이오기술은 바이오산업으로 발전하여 바이오상품을 만들어 낼 수가 있게 되었다.

생명공학 응용분야

생명공학의 응용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는 크게 여섯 분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1) 보건의료분야

유전자치료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암, 당뇨병, 심장병 등에 유전자를 투입하는 방법이다. 줄기세포는 미분화세포로서 혈액, 근육, 신경, 연골 등 신체의 어떤 세포로도 분화 성장할 수 있는 세포이다. 줄기세포를 연구하여 질병의 원인 및 발생과정을 알아낼 수 있어 현재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난치성 노인성 질환 치료를 위한 치료제로서 활용될 수 있다. 미래에는 장기이식연구를 통해 손상된 간과 심장, 폐, 신장, 췌장, 각막, 연골 등의 교체가 가능하다. 복제기술은 생식세포복제와 체세포복제가 있다. 생식세포복제는 난자와 정자가 결합된 수정간의 분할 과정에 있는 난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이며, 체세포복제는 현존하는 생명체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체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유전자를 검사한 후 환자의 유전형에 맞는 약품을 처방하여 약효는 최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 할 수 있는 맞춤의학의 영역도 이 분야다. 개인에 대한 유전적 및 환경적 검사를 통해 주요한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을 추정하여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능하다.

2) 농업 및 식품분야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씨앗의 유전자를 변화시켜 영양성분, 제초제나 해충에 대한 내성 등이 변형된 작물을 만들 수 있다. 형질전환기술은 어떤 동물이 원래 가지고 있지 않는 외래 유전자를 주입하여 고유한 유전형질을 변화시켜, 새로운 기능을 갖게 하거나 특수물질을 생산하게 하는 연구이다. 작물유전체연구는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작물에 적용해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바꾸거나 제거해 새로운 형질을 갖도록 하는 연구이다. 최근 생명공학 기술진보로 식품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들의 효능과 작용기전들이 밝혀진 질병과 식품성분과의 관계가 규명되어 기능성 식품을 만들 수 있다.

3) 환경 및 에너지 분야

미생물이나 식물을 이용하여 유해 폐기물을 분해하거나 오염된 토양, 지하수, 해양을 정화, 복원이 가능하다. 생물체를 이용해 폐기물을 처리하거나 오염을 방지하기 때문에 매립, 소각 등에 비해 경제적인 방법이다. 생분해성플라스틱은 세균, 곰팡이 및 조류와 같은 미생물의 작용으로 분해되는 고분자를 말한다. 생분해성제품은 매립 또는 폐기 시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 분해할 수 있다. 동물, 식물, 미생물 등에서 추출한 물질을 이용해 만든 농약은 독성이 거의 없고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미생물학농약은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조류 등을 이용한다. 식물농약은 식물에 유전자를 주입하여 농약 기능을 가진 물질을 생산하며, 생화학농약은 병충해와 잡초를 방제하는 독성이 없는 천연물질로 만든다. 동물이나 작물로부터 나오는 유기물에 생명공학기술을 적용해 얻어지는 재생 가능한 무공해 에너지로 에너지 고갈과 환경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4) 정보생명공학

게놈(Genome)이란 유전체를 뜻하며, 한 개체의 유전자의 총 염기서열이자 한 생물종의 거의 완전한 유전정보의 통합을 뜻한다. 보통 DNA에 저장되어 있으며, 인간 게놈은 한 인간 개체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유전자들과 유전자 바깥 부분을 포함하는 약 30억 쌍 정도의 모든 DNA 염기 서열을 통틀어 말한다. 인간 게놈은 44개(22쌍)의 상염색체와 2개(1쌍)의 성염색체 (X, Y),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DNA에 나뉘어 유전된다. 게놈에는 생물의 유전형질을 나타내는 모든 유전정보가 들어 있다. 게놈 속의 1개 염색체 또는 염색체의 일부만 상실해도 생활기능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1개의 게놈을 A로 표시하면, 2배성의 세포는 2개의 게놈을 함유하므로 AA, 생식세포는 1개의 게놈을 함유하므로 A로 표시된다.(1920년 함부르크 대학교의 식물학 교수 한스 빙클러) 미생물유전학이나 분자유전학의 발전과 함께 게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향후 생물의 구조와 기능이 밝혀질수록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생물정보학의 활용범위는 단순히 생물의 유전정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5) 전자 및 기계분야

바이오칩은 DNA칩, 세포칩, 당쇄칩, 램온어칩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생명현상의 규명, 신약개발, 질병진단 및 예측 등에 폭 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컴퓨터는 인간 뇌의 정보처리 시스템을 모방한 컴퓨터, 전산정보를 기존 2진법인 0 또는 1의 조합으로 보관하지 않고, DNA의 구성요소인 A(아데닌), T(티아민), G(구아닌), C(시토신) 등 4가지 요소로 저장하는 DNA 컴퓨터 등을 의미한다. 생체분자 메모리 소자, 반도체 소자 위에서의 세포성장제어, 신경망이용 연산소자 등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바이오센서란 성체감지물질(bioreceptor)과 신호변화기(Signal Transducer)로 구성된 매우 작은 기기이다. 바이오센서는 건강진단, 환경측정, 식품안전, 생화학무기 감지, 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바이오멤스(BioMEMS)는 생명공학 기술과 초소형전자기계 시스템이 접목된 것으로 생체내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신호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바이오멤스를 이용하면 DNA, 단백질, 세포 등에 대한 대량의 고속진단 및 분석이 가능해진다.

생물공학의 사회적 수용성(Public acceptance) 및 윤리

사회적 수용성은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문제에 관하여 주민의 동의를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바이오기술은 이미 모든 분야에서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바이오제품이 우리 생활주변에 가까이 오면서 ‘바이오’에 대한 이미지도 범람하기 시작하고 있다. 바이오기술의 실용화의 최대의 문제점은 사회적 수용성에 있다.

생명공학의 발달은 유전병 및 불치병 극복을 위한 의학적 효용성이 강조됨과 동시에 여러 가지 사회윤리적 문제가 제기된다. 배아연구로 인한 인간의 존엄성 훼손이 우려되기도 한다. 유전정보의 남용으로 인한 인권과 프라이버시 침해, 유전정보의 산업화, 우생학적 차별 가능성 등이 문제된다. 유전자 정보로 개인의 질병, 성향, 수명까지 예측 가능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은 심각한 사회윤리적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 바이오 안전성(유전자 변형생물체가 가져올 인체 및 환경에 대한 잠재적 위해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생명공학의 기술평가와 전망

생물체의 기능을 이용하여 유용물질을 생산하는 등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과학기술체계의 총칭으로 불리는 생명공학은 생물체를 이용한 새로운 산업기술로 전자공학(microelectronics), 신소재(new materials)와 함께 금세기 최후의 신기술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또 21세기를 개척하고 지탱하는 혁신기술로서 기대되고 있다. 생명공학이 21세기의 바이오기술로서 세계적으로 평가되고 젊은 학도들에게까지 관심을 끌고, 흥미와 인기가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생명공학은 첨단과학기술로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생명공학분야가 학제적 분야이며 다양한 학문영역을 포괄하고 있어서다. 또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학제적 협력에 의해서 하나의 학문영역의 전문지식으로는 연구 개발할 수 없는 혁신적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현대 생명공학의 과학기술체계는 그 성과가 곧 공업화된다고 하는 점이다. 현대의 바이오기술인 바이오프로세스는 품종개량기술인 상류기술(upstream processing)과 생산기술인 하류기술(downstream)을 포함하고, 이 양자는 그대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상류기술은 그대로 곧장 하류기술로 연결되어 그 성과가 곧 공업화되고, 그 공업화는 Bio기술의 학제분야의 모든 산업분야에도 폭넓게 확대 적용되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현대과학의 특징은 과학의 기술화까지의 시간이 아주 단축되어 간다는 것인 데, 바이오기술은 그 대표적이 예이다.

세 번째 이유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바이오기술은 현대사회가 요구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이상적인 기술에 가깝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유한자원인 석유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체질을 개선하는 길은 참신한 에너지 절약형 생산기술로의 전환 이외에는 답이 없다. 이 요청에 부응하여 차세대 기술로서 등장한 것이 자원절약, 에너지 절약형의 효율적인 생산체계인 바이오기술이다.

생명공학의 미래

생명공학분야에서 향후 수십 년간 직면할 과제는 아마도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서 밝혀진 염기서열(유전형질을 구성하는 염기의 서열)들이 어떤 유전자인지, 즉 유전자의 각 부위가 어떤 단백질을 만들고 어떤 부위가 어떤 형태의 조절기능을 담당하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염기서열이 밝혀지면 암, 유전병의 근원적 예방·치료·관리가 가능해지고 유전자 치료법과 각종 질병의 치료제 등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효율적인 유전자 치료를 위해 현재 개발된 바이러스 벡터보다 나은 바이러스 벡터가 개발되어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생물의 복제는 현재의 기술로도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의 복제가 가능하다. 인간복제는 못하더라도 인간 배아를 이용해서 줄기세포(stem cell)를 추출, 이를 심장, 간 등의 장기복구에 이용한다든가 동물을 통해 생산한 장기들이 사람한테 조직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았을 때의 장기이식 등은 곧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적·윤리적·종교적인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단 유전자가 도입된 세포가 만들어지면 이를 상업적인 규모로, 즉 수천 리터 규모로 키우는 방법과 이를 정제하는 방법, 또 효능을 검사하는 방법 등이 갖춰져야 한다. 이런 기술들은 현재의 생명공학기술로도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식량문제는 현재의 유전공학기술로도 제초제에 견디는 농작물, 쉽게 무르지 않는 토마토, 해충에 강한 농작물, 체중이 보통 소보다 몇 배 나가는 슈퍼 소 등 유전자변형 생물을 만들 수 있다. 또 새로운 것들의 개발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맛과 영양소를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한 농작물도 만들어질 것이다. 사실 이를 위한 기술적 장벽은 높지 않다.

따라서 유전자조작 식품들이 자연스레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될 것이고, 생명공학기술은 더욱 다양한 유전자변형 농작물과 가축을 만들어 낼 것이다. 국가 간의 특허전쟁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생명공학의 발전은 기성문화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재산의 차이는 유전자 우열의 차이로 나타나 유전자 우열에 의한 새로운 계층사회가 형성되고,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태아에 대한 유산이 급증할 것이며, 노인 인구가 급증하여 노령화 사회로 갈 것이다.

생물의 기능을 이용하는 바이오기술에 있어서는 이미 1970년대에 대두된 두 가지 새로운 바이오기술, 즉 새로운 생물종의 창조를 목적으로 하는 유전자공학과 효소의 고도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효소공학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두 바이오기술의 최근 20여년의 발전은 산업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기초적, 학문적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혁신기술로서 의약, 농업(식량), 화학공업, 환경 등에 있어서 바이오기술의 응용은 일상생활의 모든 개념을 변혁하고 있고, 그 변혁의 속도는 증가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생명공학에 의하여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큰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겸허하게 생물에서 배우고, 생물을 이용하는 기술인 생명공학을 많은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과학자나 비과학자 모두에게 똑같이 중요한 문제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김치원(2017), 『의료, 4찬산업혁명을 만나다』. 서울:클라우드나인.

블라트 게오르게스쿠⋅마리타 폴보른 지음, 박진희 옮김(2015). 『나노바이오 테크놀로지』. 서울:글램북스.

http://www.kribb.re.kr/cyber/data/cyber_04/bio%20main.html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3022509333090444

https://ko.wikipedia.org/wiki/%EA%B2%8C%EB%86%88

http://www.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3587

https://namu.wiki/w/DNA%20%EC%BB%B4%ED%93%A8%ED%84%B0

다음 호에는 나노기술에 대해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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