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룰에 웬 ‘고무줄 잣대’가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룰에 웬 ‘고무줄 잣대’가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8.04.07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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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10% 감점 적용ㆍ임우진 중앙당 월권행위ㆍ서구갑 전략공천?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개구쟁이 녀석이 연못가에서 놀다 돌멩이를 집고서는 물속에 던진다. 무심코 한 돌팔매질이지만 연못 속에서 놀던 개구리가 맞게 될라치면 상황에 따라서는 생사기로에 놓일 수 있다.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지방선거나 재보궐 선거를 향해 달리던 일부 예비후보 심정이 그렇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개구쟁이 녀석인 민주당이 요즘 한참 진행 중인 경선 룰을 적용하면서 원칙과 기준에 맞게 돌을 던진다면 예비후보들로서는 여기에 맞춰 어쩔 수 없다고 수긍하겠으나 그렇지 않고, 소위 ‘고무줄 잣대’를 제멋대로 들이대다 보니 어디에 맞춰 춤을 줄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힘있는 공당 그것도 여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을 믿고, 좀 심하게 얘기하면 서슬 퍼런 칼을 제멋대로 휘두르니 공천에 목을 멘 예비후보로서는 여기에 반발 하면 괘씸죄를 적용할까봐 군소리 없이 질질 끌려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민주당의 오만방자함이 호남에서만큼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심지어 자신들이 빌미를 제공해 탈당을 하게 만들어 놓고서는 이도저도 아닌 절충안을 들이대고 있으니 당사자는 물론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로서는 반발할 수 밖에 없겠다.

그러니까 4년 전 광주시장 선거 때다. 민주당은 안철수와 합당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을 내걸고 있었다. 새정연은 느닷없이 공천테러를 자행한다. 당시 국회의원 5명을 앞세워 윤장현 광주시장을 지지토록 한 뒤 그것도 심야에 자당 후보로 전략공천 한다. 현재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 나선 이용섭 후보는 광주시민들의 선택권을 빼앗는데 대한 반발로 강운태 전 시장과 함께 동반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

아니러니 하게도 당시 일부 언론에서 ‘신오적’이라 불렸던 강기정 후보와 이제 맞붙게 됐다.

강 후보는 시민공동정부라는 그럴싸한 슬로건을 내걸고 후보단일화에 나서 1위를 하는 바람에 경선 진출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신오적에서 일거에 시민공동정부의 수장으로 자신을 이미지 메이킹 한 셈이다.

이렇게 이용섭과 강기정, 양향자 최고위원이 민주당 경선 컷오프에 통과해 3자구도 가 된 상황 속에 이용섭의 탈당 문제가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형국이다.

경선 자체가 원샷경선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결선투표로 가면서 현재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인 이 후보가 과반인 50%를 넘기지 못할 경우 2차 투표로 가게 되고, 이 과정에서 다른 후보와의 짝짓기를 잘한다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강 후보의 전략이다.

하지만 이 후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따지고 보면 이 후보를 탈당하게 만든 원인 제공자는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당이었다. 지난 총선에서 특히 광주에서 새정연의 녹색 쓰나미 바람이 불어올 때도 자신은 굿굿하게 민주당을 택했다. 선당후사 정신으로 당시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부름에 화답했다. 당헌당규 규정에도 당이 필요해서 복당을 시킬 때는 예외규정을 둔다고 해서 철석같이 믿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감점 20%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반쪽으로 나눠 복당은 잘했지만 탈당은 문제가 있으니 10% 감점만을 적용한 것도 이 후보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껏 광주시장 경선 자체를 시종일관 네거티브 전략으로 끌고 왔던 특정후보의 주장과 맥이 닿아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임우진 서구청장 케이스도 결은 다르지만 민주당의 월권행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본래 구청장 경선 룰은 광주광역시당에서 주관해서 하도록 규정돼있다.
임 후보의 음주운전과 관련해 광주시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중앙당으로 보냈다. 하지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본래 ‘구청장 선거는 시‧도당으로 넘기겠다’며 하위상달식 개혁공천을 할 것처럼 해놓고는 이를 따랐던 시당의 결정을 깡그리 무시한 셈이다.

공직자의 음주운전 경력을 두둔하고 싶진 않지만 적어도 공당이라면 시당의 의견을 존중하던가, 아니면 사전 조율을 통해 당사자의 반발이 없도록 매끄럽게 일을 처리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임 후보는 중앙당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송기석 전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공석이 돼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되는 민주당 서구 갑의 경우 후보자 공모에서 제외됐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전남 무안‧ 신안 등 3개 지역은 공고를 통해 공천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서구 갑은 특별한 이유 없이 공모를 하지 않아 선거막판에 전략공천을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무성하다.

이런 원칙 없는 경선 룰 적용은 해당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민주당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래서 광주시민들은 민주당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지속된다면 전라도 말로, ‘뜨악한 맛’을 다시 보게 된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그런 행태는 정당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안되니 이쯤에서 접어야 한다는 뜻이다. 

있을 때 잘하고, 지지율이 높을 때 굳이 개구쟁이 녀석 같은 철없는 행태는 그만둬야 한다는 경고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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