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남지사 경선 후보, “동부권이 승부 가른다”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 후보, “동부권이 승부 가른다”
  • 이완수 기자
  • 승인 2018.04.0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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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신정훈·장만채 순천에 ‘사무실’ 잇단 개소...‘동부권 정책으로 표심 공략’
김영록, 신정훈, 장만채 전남도지사 예비후보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자체가 도청이 자리한 무안과 목포시가 아닌 순천시에서 치러진 듯 한 착각 속에 빠져들게 한다. 경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등록을 한 뒤 곧바로 순천시에 사무실을 꾸리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예비후보, 그러니까 김영록, 신정훈, 장만채<가나다순> 모두 고향은 서부권이다.

순천이 자고로 야당성향이 강한 지역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로 순천시민들은 2012년 단체장 보궐선거에 이어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 조충훈 시장을 선택했다.

이어 19·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를 밀어 지역감정구도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깨뜨리는 바람에 정치1번지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런 정치수준이 높은 순천시에 전남지사 경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둥지를 튼 것은 뭐라 해도 인구가 많은 동부권 표심을 겨냥한데 있다.

전남지역 유권자수는 지난해 5월 9일의 대통령 선거 때를 기준으로 157만1723명에 달한다. 순천 22만3161명을 중심으로 여수 23만5618명, 광양시 12만 873명 등 동부지역 3개시의 유권자는 57만9700여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부권의 중심인 목포시는 18만7733명에 나주시의 경우 8만8663명을 합쳐도 27만6천여명에 불과하다. 통계상 동부와 서부권 도시의 인구를 비교해 볼때  무려 2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따라서 예비후보들로서는 인구가 몰려있고 재정자립도가 높은 동부권의 표심을 흡입력 있게 빨아들이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사무실만큼은 순천에 둬야 한다는 게 예비후보들의 기본전략이다.

신정훈 후보는 31일 순천시 충효로 15 메가박스 2층에서, 김영록 후보는 3일 순천시 이수로 321 노엘빌딩 2층에서 각각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뒤늦게 입당 한 장만채 후보는 순천시 유동1길 10에 선거사무소를 열고 조만간 개소식을 가질 예정이다.

동부권 표심을 향한 정책 및 핵심 공약을 앞 다퉈 쏟아내는 것도 흥미롭다.

김영록 후보는 ‘동부권관광객 3000만명 시대’ 개막을 위해 남해안고속철도 조기완공, 전라선 새 고속철도 건설, 여수세계박람회장 활용을 위한 싱가포르 센토사 복합리조트 벤치마킹, 그리고 광양항 경쟁력 강화 섬진강 환경유역청 개설 등 7대 공약을 제시했다. 또 ‘제2행정부지사’직을 신설한 뒤 상시근무토록 할 계획이다.

신정훈 후보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게 광양항에 스마트제조업, 물류, 관광 등이 어우러진 융·복합 발전을 꾀하면서 여수 경도관광단지를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편입, 여수엑스포 활용방안 마련 등을 정책으로 제시했다. 또 순천에 도청 제2청사를 둬 동부권 주민들에게 행정서비스 질을 높여준다는 전략이다.

장만채 후보는 광양제철 지역 인재 할당제를 확대하고 광양제철 연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지원센터 운영, 청년 개미 창업 지원을 통해 광양을 전남의 실리콘 밸리로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또 여수를 국제미항 개발과 함께 컨벤션센터 유치를 통한 MICE 거점도시로 육성하면서 잡월드, 에코에듀센터, 순천만국가정원 등을 연계한 체험교육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세 후보 모두 순천에 도청 제2청사를 두거나 제2행정부지사 체제를 가동하는 것을 공통분모로 두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민선 전남도지사 가운데 순천 출신은 허경만 지사뿐이고 3선의 박준영 지사는 영암출신, 이낙연 지사 또한 영광이 고향인지라 동부권 주민들로서는 전남도정의 변방으로 비춰줬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이번 선거과정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노관규 전 순천시장과 순천이 지역구였던 서갑원 전 국회의원 등의 몸값이 덩달아 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동부권에 인구가 몰려있다보니 예비후보들로서는 순천을 중심으로 한 여수, 광양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며 “아무래도 동부권 표심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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