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이대로 지켜만 볼 것인가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이대로 지켜만 볼 것인가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8.03.29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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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vs금호타이어 노조, 파국으로 치닫는 갈등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로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과 지역경제 파탄 우려로 진통을 겪고 있다.

국내 기업인 금호타이어가 해외로 매각될 경우 기술유출과 대량 실업, 지역경제 파탄 등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문제해결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가 중국기업 더블스타에 매각되었을 시 고용보장, 국내공장 설비투자방안, 먹튀 방지 등에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노동자, 지역민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국내 업체가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서겠다고 참여의사까지 밝혔지만, 채권단은 “전달 받은 바 없다”로 일축해 노조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더블스타, 더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 기회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2014년 12월 조건부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당시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5년간 약 5,000억 원에 달하는 임금과 복지를 포기하며 회사 회생을 위해 감수해왔다.

이후 채권단의 매각공고로 몇몇 업체와 수차례 협상이 오갔고, 지난 2016년 12월 채권단은 지분 매각 공고를 했다. 결국 지난해 채권단이 42%지분 매각을 추진했을 시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더블스타는 인수가 9,550억 원을 제시했다. 우선 매수권을 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매각절차에 문제를 제기, 컨소시엄 구성 요구안 부결, 실적 추락 등으로 더블스타는 지난해 9월 인수를 포기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하려면 외부매각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더블스타는 지난해 9,550억 원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인 6,463억 원으로 인수 기회를 가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노조 측은 지난 3월 2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송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했었다.

그럼에도 끝내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 측은 지난 3월 16일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조건을 확정했다. 더블스타는 45%의 지분을 갖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는 조건을 담았다. 채권단은 23.1%의 지분율을 갖는다. 단, 더블스타는 3년간, 채권단은 5년간 지분 매각에 제한을 둔다.

해외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동의가 남았다. 산은 측은 더블스타로 해외매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노조에게 양자택일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시 금호타이어는 모든 금융거래가 끊기고, 인력 구조조정이 수반되어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타이어 업체, 금타 인수 의사 밝히기도

중국 타이업체 더블스타 차이융썬 회장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3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했다. 이날 차이융썬 회장과 이동걸 회장은 노조를 만나기 위해 광주를 찾았지만, 사전에 만남을 약속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내려왔다는 이유로 노조 측과 면담이 무산됐다.

그러한 가운데 국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참여의사를 공식 밝혔다.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은 지난 27일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다”며 한국내 공장까지 모두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국민의 마음과 자존감에 큰 상처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며 인수의사를 밝혔다.

김정규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유출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 측은 환영 입장을 밝히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해외매각 불발을 이유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타이어뱅크 이외에 다른 국내 복수업체도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내 비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금 동원력이 충분하지 않은 타이어뱅크의 인수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지난 2013년 설립된 타이어뱅크는 전국 4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6년 매출은 3,729억 원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6,463억 원의 절반 수준밖에 못 미쳐 체급이 딸린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산업은행 측은 “(타이어뱅크로부터)정식으로 인수 의사를 전달받은 바 없다”며 “해당 업체의 입장을 언론에 밝힌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는 상태다.

금타 해외매각 사태, 정부 해결책 있나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부는 채권단이 제시한 자구안 제출 마감기한인 30일 총파업에 나선다.

채권단인 산업은행 측은 30일까지 해외매각에 대한 노사합의가 업을 경우 자율협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자율협약이 종료됨에 따라 금호타이어 채무 유예조치 종료, 부도처리, 상장폐지 수순 등으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의당 광주시당은 28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앞에서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정부와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지역 일자리 문제 해결을 선결과제로 언급해온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무능을 넘어 비겁한 짓이다”며 “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를 비롯해 민주당이 전당적으로 나서서 금호타이어정상화 해결 방안 강구와 사태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행동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해외매각과 법정관리의 갈림길에 선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하루를 못지난 채 예측하기 힘든 혼선으로 요동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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