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공직 출마 예정자 성폭력 이력 문제제기
한 여검사를 통해 검찰 내 성추행이 폭로된 이후 미투(#MeToo)운동이 전국으로 퍼지게 되면서 광주지역 법조계·정치계의 성추행 사건까지 폭로돼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 모 변호사는 지난 2월 7일 일간지 칼럼을 통해 과거 자신의 성추행 경험과 동료 여성변호사들이 겪은 성폭력 경험을 밝혔다.
더욱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지역 OO구 공직 출마 예정자의 과거 성폭력 이력에 관한 문제를 제기해 당시 피해 당사자의 공식적인 요구로 인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하 광주여연)은 23일 성명서를 통해 “광주에서도 여성 변호사의 언론을 통한 성폭력 피해 사실 말하기와 이번 지방선거 OO구 예정자의 과거 성폭력 이력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면서 광주의 미투운동이 시작되었다”며 “우리는 성폭력 피해로부터 살아 남은 자들의 용기 있는 투쟁을 지지하고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여연은 “그러나 우리지역에서 우려했던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왜 그 늦은 밤에 그 곳에 돌아다녔느냐’, ‘왜 그렇게 짧은 옷을 입고 다녔냐’, ‘왜 끝까지 저항하지 않았니’라는 식의 피해자 여성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통념들이 그대로 피해자를 향해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말들은 직장이나 조직, 공동체 내의 성폭력 사건으로 돌아왔을 때 ‘원래 피해자가 예민하고 날카로웠다’, ‘가해자와 특별한 관계 안에 있다가 관계가 틀어지니까 저런 식으로 하는거다’라는 말로 바뀐다”며 “이미 권력 관계 위에 서 있던 가해자는 그 자체로 강력함이 부여된 자신의 말할 공간을 적극적으로 넓혀가는 반면 피해자는 말할 공간도, 말할 힘조차도 주변의 이러한 반응으로 힘을 잃어간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지역사회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며, 피해자의 말하기에 공감해야 한다”며 “성폭력을 가능케하고, 이를 은폐·조장·방관하는 문화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광주전남여선단체연합은 “광주 미투(#MeToo)운동 말하기를 통해 사회를 바꾸고,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주는 피해자들을 지원할 것이다”며 “지역사회에서 성폭력 근절을 위해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계속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