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수 박종화, 데뷔 30년 기념 앨범 출시
민중가수 박종화, 데뷔 30년 기념 앨범 출시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8.02.05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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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 거리 투쟁가, 음악계의 ‘체 게바라’

90년대 초 ‘거리에 서 본’ 이들은 한번쯤 목 놓아 불렀을 ‘투쟁의 한길로’, ‘바쳐야 한다’ 등의 작곡가로 널리 알려진 민중음악가 박종화씨가 작곡 데뷔 30년을 맞아 기념앨범 〔사색 30〕을 출시했다.

세상이 변하듯 민중가요를 찾는 이들의 손길도 달라졌지만 그에게 시와 노래는 여전히 ‘가 야 할 길’이다. 때론 거친 숨을 몰아쉬게 하는 투쟁가로, 때로는 민초들의 삶을 잔잔하게 어루만져주며 “나의 길 걸어갈 때 햇살 한 점 없어도 나는 나답게 살고 싶어라”는 박종화 (54)씨. 그가 민중음악과 함께 하며 쌓은 세월이 어느덧 30년이다.

그가 작곡한 민중가요가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게 된 것은 ‘분노’라는 노래이다. 1987년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산하 ‘인권복지위원회’와 ‘예비역협의회’ 라는 특별기구의 회가로 채택이 되어 불리게 됐다.

박종화씨

이후 ‘5.18 특별위원회’ 활동으로 감옥생활을 하게 되고 1988년 출소 후 옥중 창작집을 내 놓았는데 겨우 카세트 테이프를 마스터 본으로 하는 조악한 음의 음반이었다. 노래 좀 한다는 학생운동 동지들을 규합하여 기타와 신디사이저의 단순한 음악으로 반주를 만들어 덜컥 내 놓은 게 전부였다.

그런 외형과 다르게 그 테이프 안에 수록된 노래들은 순식간에 전국의 대학가에 퍼지게 되고 박종화는 단숨에 민중가요 작곡가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분노’라는 창작 테이프에 수록되었던 ‘파랑새’, ‘한별을 우러러 보네’, ‘지리산’, ‘분노’, ‘여성전사’ 등의 노래가 전국의 투쟁현장을 강타하면서 박종화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이후 ‘바쳐야한다’, ‘고난의 행군’ 등 작품집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작곡가의 입지를 굳혀 갔고, ‘바쳐야 한다’, ‘투쟁의 한길로’ 등의 노래가 그의 명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분노’, ‘바쳐야한다’, ‘고난의 행군’ 등 3개의 창작집이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어 1990년 다시 감옥 생활을 하게 된다. 이 당시 ‘투쟁의 한길로’는 강경대열사가 생전에 가 장 좋아하던 노래였고, 1991년 강경대 열사 투쟁 당시 전국의 거리에서 ‘바쳐야 한다’와 함께 가장 많이 불리게 되었다.

그 당시 박종화는 감옥생활을 하고 있던 상황이라 면회자들로부터 “지금 거리에는 ‘투쟁의 한길로’가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는 말을 들었을 뿐”이라고 회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박종화의 창작활동은 30년간 지속되어 왔고 변화된 사회적 환경에 따라 노래의 풍도 변화해갔다. 90년대 중반에 들어 정치적 지형이 바뀌게 되자 운동권도 쇠락의 길을 접어 들어갔다.

민중의 삶은 여전히 고통스런 환경에서 허우적거리는데 마치 민주화 된 사회가 완성된 것처럼 겉만 변해가는 환경에서 음악 벗들도 자기 살길을 찾아가게 되자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불러줄 가수나 노래패들도 사라져갔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스스로 노래를 하는 것이었다. ‘갈길은 간다’라는 창작집 이후로는 직접 노래를 불러 앨범을 내기시작했다. 민중이 존재하는 한 민중가요는 영원하다는 슬로건을 걸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의 솔로앨범집 ‘혼자만 살았다는 기분’, ‘아빠의 노래’, ‘지금’ 등이 그것이다.

세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자 네 차례의 전시회를 가진 바 있는 서예가이기도 한 그가 창작 데뷔 30년을 맞이하여 1980년대부터 오늘까지 자신이 작곡한 노래들을 새롭게 다듬어서 신곡과 함께 내놓았다.

박종화 작곡데뷔 30년 기념앨범 〔사색30〕중 기념음반 13곡은 디지털 음원으로 각종 포털 사이트에 등록되어 있고 모음집이 함께 포함된 CD앨범은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pch0603/ 또는 (박종화 사색30)을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1세트(2CD) 가격은 ₩30,000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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