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2호선, 4차 산업혁명을 생각해야
도시철도2호선, 4차 산업혁명을 생각해야
  • 정인서 광주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 승인 2018.01.18 16: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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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시철도 2호선 착공을 놓고 광주시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활동가들 사이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착공을 중지하고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시청 앞에서 농성 중이고, 윤장현 광주시장은 반드시 임기 내 착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재 진행된 상황을 들여다보면 시는 지난해 1월초 기획재정부의 심의를 거쳐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총 사업비를 2조579억 원으로 확정했고, 지난해 11월 도시철도 2호선 차량 제작구매 계약까지 마무리했다고 한다.

시는 이미 각계 의견을 수렴해 착공키로 한 상황에서 도시철도 2호선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경우 행정력 낭비는 물론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상실할 수도 있는 점과 다수 시민의 뜻에 반하는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통문제와 교통약자 배려 등을 위해서도 도시철도 2호선 착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장이다. 따라서 시는 올 상반기 도시철도 2호선 착공에 들어갈 계획인데 이게 윤 시장의 ‘임기 내’라는 것이다.

윤 시장은 “도시철도 2호선은 시민과 약속한 사항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임기 내 착공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에 반대하는 지역 일부 시민단체들은 ‘윤장현 시장 임기 내 도시철도2호선 착공반대 시민모임’을 구성하고 윤 시장이 이런저런 이유를 달아 임기 내 착공에 목매달고 있고,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한 쪼개기 착공이라는 꼼수까지 벌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시가 4.5㎞ 1단계 우선 착공구간을 최근 2.89㎞로 쪼개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지연으로 승용차 이용이 대폭 증가하는 등 교통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는 시의 주장에 대해 광주의 자동차 신규 등록 증가율이 계속 감소 추세인 점, 교통약자 배려를 위해 필요하다지만 무인 운행하는 도시철도 2호선이 오히려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장애인 단체가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달랑 2칸짜리 운행을 통해 교통분담율도 낮은 편인데 2조3000억 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만들고, 그 뒤로 광주시가 감당해야 하는 적자구조에 대해서는 대안이 없다며 착공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모임은 “지하철1호선에만 한해 운영적자 약 800억원(감가상각비 포함)에 현금지출 460억원에 이르는 혈세를 투입하고 있다”며 “지하철2호선이 건설되면 연간 운영적자가 약 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는 지방선거 시장 후보자군에 속하는 최영호 남구청장과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탈원전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숙의과정을 교훈 삼아 광주 도시철도 문제도 공론조사를 통한 시민재조사와 차기 시정부에 넘기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윤 시장은 지난 십 수 년간 충분한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임기 내 착공은 시민과의 약속이라는 주장이다.

어느 쪽 주장이든 나름대로 논지의 근거는 있다. 그래서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필자도 몇 년 전 같으면 도시철도 2호선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다만 문화도시에 맞게 트램 방식으로 운영하면 공사비용을 절감하고, 트램의 외형에 대한 디자인이 문화도시 광주의 디자인이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현재 계획된 도시철도 2호선의 노선을 보면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을 가졌다. 외곽의 신도심과 시내 중요 중심부, 주요 대학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확장성을 기대했을 때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우선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획상으로 보면 2025년 전체 완공된다는 것이지만 불가피한 여건 등으로 이보다 2~3년쯤은 늦어져 완전한 2호선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10년은 공사해야 2호선이 완공된다고 가정할 때 그 사이에 일어난 4차 산업시대에 따른 기술진보로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수소차 등의 등장은 새로운 교통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충분히 예견된다.

영화 속에서 보던 공중을 나는 자동차가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미 드론이 그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대학도 인구 감소로 인원이 크게 줄 것이며, 출석수업보다는 인터넷강좌가 늘 것이다. 지금도 일부 강좌는 인터넷강의로 대체되고 있다.

그런 영향으로 집집마다 2~3대 있던 자가용은 1대 정도로 줄어들 것이고, 앱을 이용한 무인자율택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무인자율택시는 가까운 곳에서 호출한 승객을 찾아 연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성비가 높아져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이 정도 되면 주차장도 한산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지난해 하반기 광주시는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12차례에 걸쳐 특강을 가졌다. 이 특강의 주된 내용도 우리 사회가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곧 다가온다는 것이었다. 이때의 ‘곧’은 예전처럼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단위가 아니라 1년, 6개월 단위라는 점이다.

국비로 도시철도를 만든다지만 우리 시의 투자도 있어야 하며 향후 운행에 따른 적자의 대안도 걱정되지만 그보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진보에 따른 도시철도 포기가 더 설득력을 가질 것 같다.

윤장현 광주시장이든 시민단체든 그리고 광주시민들도 이 점을 더 숙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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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두드림 자게펌글) 2018-01-19 07:32:49
    윤장현은 임기내 도시철도2호선을 착공하라! (광주드림 자게펌)

    글쓴이 : 시민X 날짜 : 2018-01-18 15:29:50

    일전에 도청 별관 복원 논란에 대해 입장을 말한 만큼 다시 정리한다.

    광주는 한국민주주의 또는 민주화운동의 성지라는 표현을 자주 듣는다. 다른 지역에 가면 그곳에서 시민운동이든 아니면 그냥 시민이든 간에 수식어처럼 민주화의 성지니 민주화운동의 성지라는 말을 자주 쓴다.

    행정도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라고들 수식어를 쓴다.

    하지만 정말 그러하냐? 라는 질문에는 뾰족한 답을 확인한 적이 없다.

    민주주의는 절차와 타협, 그리고 그러한 합의의 정신을 존중하는 것이고 또 담론과 숙의라는 협치의 과정의 제도다. 그런 담론과 숙의를 거쳐 완성된 결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존중하고 그 정신을 지키려 해야 한다. 누군가 그 결과를 훼손하거나 번복하려한다면 단호하게 지역사회가 그러한 훼방꾼을 응징하는 사회적 규약이 있어야 비로소 민주주의의 완성이

    이경현 2018-01-18 23:21:02
    하늘을 달리는 자동차, 드론.... 대단하신 생각이십니다. 근데 그런 물건이 시장에 나온다 한들 탑승자의 안전성이 보장될까요? 그리고 일반 학생 노약자 시민들이 자유롭게 구매할 만큼 낮은 가격에 판매될까요? 구매 절차도 까다로워질거 같은데요. 그리고 고작 2량짜리 지하철이라고 말씀하셨는데 2량 경전철은 운행간격만 줄여도 중량전철에 맞먹는 수용능력을 갖출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주 도시철도2호선이 무인으로 운행되어 걱정하시는데, 이게 최초의 무인 도시철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부산 4호선 인천 2호선 등 이미 전국 각지 도시철도가 무인으로 운행중인 도시철도도 많고, 안전성도 이미 여러차례 검증 됬습니다. 오히려 도로 한복판을 차지하는 트램은 도로교통에 더 방해만 되고 사고 위험성도 있어서 더 안좋다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