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장휘국 교육감, 촛불로 되찾은 민주주의, 학교에서 완성!
[신년사]장휘국 교육감, 촛불로 되찾은 민주주의, 학교에서 완성!
  •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 승인 2018.01.0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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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을 이루었던 2017년이 저물어 갑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새해에는 꿈꾸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돌아보면 2017년은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시기였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암흑 속에서 작은 촛불을 모아 사악함을 부수고 바름을 천하에 드러냈습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분노로 나라의 주인이 국민임을 확인시켰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썼습니다. 그 중심에 우리 아이들이 촛불을 들고 함께 서 있었습니다.

촛불의 거리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며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지난 겨울, 금남로의 촛불집회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 본 사람들은 압니다. 가장 열정적이며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로 무대 발언을 이어간 것은 우리 학생들이었습니다. 광주의 초·중·고 학생들은 미래에 자신들이 살고 싶은 나라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스스로의 말에 대해 책임을 질 줄도 알았습니다. 집회에 필요한 성금을 내고, 초와 방석을 나누어주는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마지막까지 남아 뒷마무리 청소도 거들었습니다. 80년 5월 광주로부터 시작된 ‘민주주의의 유전자’가 우리 아이들의 몸속에는 그렇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새해에는 촛불로 세운 시민혁명의 정신이 교실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학교 민주주의’ 실현에 모든 정성을 다할 생각입니다.

생각해 보면 모든 시민이 학교의 주인입니다. 2018년 광주시교육청은 소통과 협력의 교육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광주시민혁신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모든 시민이 주체적으로 교육정책을 제안·집행·평가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학생회·학부모회·교직원회의 법제화를 추진해 학교공동체가 머리를 맞대 스스로를 평가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은 최대한 학교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교육과정의 편성 운영과 평가 권한도 교사들에게 대폭 이양할 방침입니다. 특히 학교행사, 동아리 운영 등과 관련해 학생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고, 학교표준운영비의 0.5% 이상을 학생자치회 운영비로 편성하겠습니다. ‘광주학생의회’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 학생들의 생각을 더 많이 교육정책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5·18교육 전국화’에도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 광주는 민주와 인권이 함께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5·18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이 그날의 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때 끊임없는 폄훼와 왜곡 시도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5·18이 웅변하고 있는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정의의 가치가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전국 확산을 위해 ‘5·18교육 전국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월 민주 강사단’이 전국의 학생들과 만날 수 있도록 교육청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합니다. 5·18 관련 현장체험 학습 코스를 개발해 전국의 학생들이 5·18 민주정신에 담긴 미래 가치를 체득할 수 있게 하고, 전국 각 지역 교사들을 초청해 5·18교육 연수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제주4·3사건, 부마항쟁, 대구2·28민주의거,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현장에서 학생들의 참여와 희생을 재조명하는 보조교재를 만들어 전국의 학교에 보급할 생각입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모든 국민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기 위해 뭉쳤던 촛불의 현장은 민주주의를 배우는 교실이었고, 우리 아이들의 활동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에 관한 훌륭한 교재였습니다. 촛불로 힘겹게 되찾은 민주주의, 학교에서 완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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