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손아귀에 쥔 욕망을 위해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
어두운 감옥에 던지는 것으로도 모자라
온 세상 사람들의 생각을
제 마음 먹은 대로 바꾸겠다며
덤벼드는 연금술은 아직도 횡행하는가
사람들의 눈을 가린
오만은 어디에 비수를 숨기고 있는가
이제 역사를 몇 세대 뒤로 돌려놓는
한 사람만을 위한
물결 거스르기는 그쳐야 한다
한마음으로 들어 올린 횃불의 눈 빌어
잘못 트인 물꼬 돌려야 한다
조금 느리게 가는 길 택하더라도
강남으로만 뚫린 일반통행 아닌
하늘의 별 가까운 산동네도
사투리가 농익는 마을도
제 피붙이같이 함께 어울려야 한다
제 목숨을 기꺼이 던져
불덩이 속 주인을 구하고
제 몸은 기거이 등신불이 되어 타던
진돗개가 채 혀로 옮기지 못한 말
천년이 지나도 여전히 생생한가
무등 위로 때 묻지 않은 해
들어 올리는 새 아침
황금빛 명견의 슬기를 빌어
낮은 데 있는 이들에게
먼저 길을 양보해야 한다
한 사람의 욕심과 아집 버리고
피땀 흘려 일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넉넉한 몫이 주어지는 세상
함께 열어가야 한다
한 손에 거머쥔 욕망을 가로막는
사람들에게 휘두르는
오만의 칼 거두어
멀리 백년이 내다보이는
깨끗한 희망 세상 열어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 한눈 팔지 말고
갈라진 삼천리 하나로 이어야 한다
*박몽구 : 광주 태생으로 전남대 영문과, 한양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하였다. 1977년 월간 『대화』지로 등단하여, 『수종사 무료찻집』, 『칼국수 이어폰』, 『황학동 키드의 환생』 등의 시집을 상재하였다. 한국크리스찬문학상 대상 수상. 계간 《시와문화》 주간.
*조정태 : 부산 민주공원 초대전을 비롯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그리고 전시기획 경력의 작가로 광주‧전남 미술인공동체, 광주 민족미술인협회 등 주로 민중미술계의 활동을 해 왔다. 지난 2010년에서 2014년까지 광주 민족미술인협회 지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