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에 멍드는 유네스코
국제정치에 멍드는 유네스코
  • 류승희 시민기자
  • 승인 2017.12.2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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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어 이스라엘도 “유네스코 탈퇴” 발표
일본은 2년째 ‘분담금 정치’

이스라엘이 성탄절 이브를 앞둔 12월 22일 미국의 뒤를 따라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를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유엔총회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결정을 부정하는 결의를 채택한 지 하루 만에 유네스코 탈퇴를 발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북한, 이라크 등 대외적인 압박수단으로 줄곧 ‘유엔총회 결의’를 내세웠으나 스스로는 이를 무시하는 조치로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고립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유네스코가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은 물론 이스라엘 땅을 유대인의 역사로부터 분리하려고 한다”면서 “이스라엘 외교부는 탈퇴 의사를 알리는 서신을 연내에 공식 제출하고 내년 말까지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지난 10월 유네스코의 반(反)이스라엘적 편견을 참을 수 없다며 탈퇴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지난 2011년,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 회원국이 되자 이스라엘과 함께 반발하면서 그동안 유네스코 예산의 22%를 분담해오던 처지에서 즉각 재정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이번 탈퇴선언으로 유네스코에서 표결에 참여할 수 없지만, 문화와 교육,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에 2017년 분담금을 포함해 총 40억 엔(약 380억 원) 정도를 지급할 방침이라고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그간 세계기록유산 심사제도의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며 분담금 등의 지급을 보류해 온 입장을 바꿔 연말까지 관련 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유네스코 집행위원회가 지난 10월 세계기록유산 사업 '개선'을 위한 결의를 채택했고, 일본군 위안부기록물의 등재 판단을 보류했다는 점을 사례로 제시했다고 한다.

일본은 2015년 난징(南京)대학살 관련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자 심사과정에서 이해 당사국이 반론할 기회조차 없었다며 이 제도가 정치적으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한·중·일 시민단체 등이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하자 매년 내던 분담금 지급을 보류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도 변경을 압박해 왔다.

그런데 지난 10월 말 유네스코가 위안부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지 않기로 하는 등 '압력'이 성과를 거두자 분담금을 지급하기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현재 5·18민주화운동기록물, 조선통신사기록물 등 모두 16건의 세계기록유산 등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된 상태다.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의 유엔지위문제, 위안부문제 등으로 미국과 일본, 이스라엘 등 강국들의 힘의 논리에 지배되면서 국내 여론이 유네스코에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지난 2015년 일본 하시마 섬(일명 군함도)이 조선인 강제징용 역사를 외면한 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도 실망스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탈퇴, 자금력을 활용한 일본의 계략이 요동치는 현실에서 정부의 외교력이 한층 중요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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