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56) 희작(喜鵲)
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56) 희작(喜鵲)
  • 장희구 시조시인/문학평론가
  • 승인 2017.12.26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근히 주인에게 기쁜 소식 알려주려는 것일까

까치는 예로부터 우리의 민요·민속 등에 등장하는 친숙한 새다. 또한 맥맥한 신화에서는 주인공은 못 되어도 구성상 중요한 조연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예를 들어 중국의 칠월칠석 신화에서는 견우성과 직녀성의 가연을 연결시키는 오작교를 놓아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침에 우는 까치를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吉鳥)로 여겨, 마을에서 새끼 치는 까치를 괴롭히거나 함부로 잡는 일이 없었다. 길조인 까치와 연결하여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喜鵲(희작) / 월헌 정수강

쓸쓸한 사랑채에 날까지 저무는데

벽오동 가지위에 까치가 깍깍대고

주인에 기쁜 소식이 즐거워서 경사네.

寂寂西軒日欲斜    碧梧枝上鵲査査

적적서헌일욕사    벽오지상작사사

殷勤爲報主人喜    知有家中樂事加

은근위보주인희    지유가중락사가

 

은근히 주인에게 기쁜 소식 알려주려는 것일까(喜鵲)로 번역되는 칠언절구다. 작자는 월헌(月軒) 정수강(丁壽崗:1454~1527)이다.

위 한시 원문을 번역하면 [쓸쓸한 사랑채에 날까지 서서히 저물어 가는데 / 벽오동 가지 위에 까치란 녀석 깍깍 대며 우네 // 은근하게 주인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주려는 것일까 / 온 집안에 즐거운 일이 생길 줄을 알겠구나]라고 번역된다.

위 시제는 [반가운 까치]로 번역된다. 까치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 영물이다.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까치가 울어대면 기쁜 소식을 한 아름 알려주었다. 멀리 떠난 임이 오신달지, 임신한 아내가 아들을 낳을 달지 그런 속설이 전해진다.

시인은 그래서 까치를 보며 좋은 일이 있을 거라 믿는다. 쓸쓸한 사랑채에 날까지 서서히 저물어 가는데, 벽오동 가지 위에 까치란 녀석 깍깍 대며 운다고 했다. 시인이 거처하는 사랑채에 날까지 저물어 가는데 까치가 울고 있다고 했으니 좋은 소식을 무척이나 기다렸던 모양이다. 그렇다. 요즈음으로 말하자면 아들이 시험을 보러 가서 합격의 영광을 안고 돌아 올 것인지, 사업하는 남편이 장사가 잘 되어 돈을 많이 벌어올 것인지 그런 기대를 했을 것이다.

화자는 거처하는 사랑채에서 가만히 들어보니 까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오늘은 반가운 소식이 전해질 모양이다. 은근하게 주인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주려는 것일까 하고 묻더니만 온 집안에 즐거운 일이 생길 줄을 알겠구나 라고 했었으니. 까치가 우는 것을 보고 집안에 즐거운 일이 있을 모양이라는 지혜를 보인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사랑채에 날 저물고 까치 녀석 깔깔 대네, 기쁜 소식 전해 줄까 즐거운 일 생길 것을’이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

작가는 월헌(月軒) 정수강(丁壽崗:1454~1527)으로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1506년 중종반정으로 재등용되었다. 그는 강원도관찰사를 거쳐 1509년(중종 3) 판결사와 대사간을 역임했고, 1512년 병조참지를 지내고 중추부동지사에 이르렀다. 한문소설 [포절군절], 문집에 월헌집이 전한다.

【한자와 어구】

寂寂: 쓸쓸하다. 西軒: 사랑채. 日欲斜: 해가 저물고자 한다. 碧梧: 벽오동. 枝上: 가지 위. 鵲: 까치. 査査: 깍깍대다. 까치 울음소리. 의성어. // 殷勤: 은근하다. 爲報: 갚고자 하다. 主人: 주인. 喜: 즐거움. 知有: 있음을 알다. 家中: 집안에. 樂事: 즐거운 일. 加: 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