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7 정유년
아듀, 2017 정유년
  • 김병욱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 승인 2017.12.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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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문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2016년 10월 29일 처음 광화문 앞에 켜진 촛불 시위가 금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헌재에서 선고되어 박근혜는 대통령에서 파면되었다.

69년의 우리 헌정사에 처음인 대통령의 탄핵을 우리는 똑똑히 지켜보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가슴이 미어지겠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환호하였다. 한 마디로 무능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 자체가 우리 국민들에겐 큰 불행이었다. 그러나 일부 적폐 세력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지지를 외치니 희극도 이런 희극이 없다.

촛불 혁명의 결과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어 민주세력인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소위 ‘적폐청산’을 국정의 제1지표로 삼아 불법이 난무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구악을 일소하겠다고 했으나 문재인 정부 출범 7개월이 지났건만 적폐 세력의 최후의 발악이 심하여 개혁의 큰 성과가 눈에 보이게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는 2020년 총선 때까지 기나긴 2년 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적폐세력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 메두사와 같다. 그 괴물을 퇴치한 페르세우스와 같은 영웅을 우리 민중은 바라고 또 바란다. 어쩌면 그 페르세우스는 깨어 있는 우리들일지 모른다. 우리는 그 가능성을 전국에서 타오른 촛불에서 보았다. 하나의 촛불의 힘은 미약할지 모르지만 수백만의 촛불은 드디어 횃불이 되어 국정농단 세력을 단숨에 몰아냈다.

어떤 사람들은 ‘정권이 바꿔지니 전경의 눈동자가 다르더라’고 말한다. 누가 선량한 우리 백성의 아들들을 늑대의 눈처럼 표독스럽게 만들었던가. 시위를 진압한다고 전경 버스로 만들었던 ‘차벽’은 가히 국제 특허감이다. 세월호 유족들을 범죄 집단처럼 경원시한 집권 세력, 이런 집권 세력이 망하지 않고 어떤 집단이 망할 수 있겠는가. 물대포로 평화적 시위 농민을 죽인 위정자가 쫓겨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럴 때 촌로들이 하는 말 ‘그렇게 극성떨더니 안 망하고 배겨.’라는 말이 생각난다.

아직도 미국의 대변인처럼 언사를 남발하는 자들에게 그대가 과연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가 라고 묻고 싶다. 외교와 내치를 두루 망친 극우세력들은 안보를 거론할 자격조차 없다. 누가 매국노인가. 이 나라의 지배층으로 군림해 온 이완용의 후예들이 ‘안보’ 운운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적폐청산 대상에서 제외된 듯한 교육을 파행으로 이끈 교육부를 그대로 두고서는 촛불 혁명의 당위성이 상실되고 말 것이다. 10년 동안 교육부의 정치공작의 실체를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작심하고 그 적폐를 도려내야 한다. 대학을 분탕질한 교육부의 책임자는 마땅히 국민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대학의 황폐화의 진상을 모른다.

알량한 취업을 미끼로 청년들의 혼을 앗아가 그 악랄한 정치 공작의 실상을 하루 속히 파악하고 과감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의 실정이 이명박과 같은 반민주 세력의 재등장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을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일이다. 영혼이 빠져나간 대학생들에게 올바른 혼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올해는 정유재란이 일어난 지 420년이 된 정유년이다. 왜군이 임진왜란에서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호남지역을 철저히 복수한 것이 정유재란이다. 무참하게 희생된 이 고장 선조들을 생각해서라도 우리는 일본에 대한 경계심과 경각심을 늦추어서는 안된다. 종군위안부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언젠가 우리는 일본과 대회전을 치를지도 모른다. 분명히 역사는 돌고 돈다. 이제까지 독재세력들은 우리 인간을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로 만들어 놓았다.

시간에는 인간의 시간과 코스모스의 시간이 상보적 역할을 하면서 우리 인간의 시간을 형성하고 있다. 인간의 시간이 타락한 것이 역사라면 그 역사적인 일회적 시간을 폐기하고 새로운 코스모스로 변형시키는 시간의 순환 속에서 우리는 소위 ‘시간의 재생’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 시대 우리는 신화를 잃어버리고 역사에 매달러 왔는데 역사와 신화가 상보적 관계를 이루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얼마나 좋을까. 금년을 보내며 재생된 내년을 맞이하는 모두가 하나되는 그런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안녕, 2017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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