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광주의 걷고 싶은 거리 방향성 제시
[옴부즈맨]광주의 걷고 싶은 거리 방향성 제시
  • 곽복률 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 승인 2017.12.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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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보행권은 도시 경쟁력
곽복률 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곽복률 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요즘 ‘걷자 생존’이란 말이 자주 회자되곤 한다. 걷는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뜻쯤으로, 적자생존에서 따온 말일 것이다. 제주의 올레길, 지리산의 둘레길, 무등산의 무돌길 등의 정비도 걷는 이들의 수요와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지자체와 관계기관의 정책이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드는 일은 건강과 레저스포츠 차원의 걷기를 넘어서는 일이다. 또 도시민의 일상생활에서도 보행권은 경제적 효과는 물론 도시경쟁력과 연결된다. 이 때문에 전 세계의 도시가 시민의 안전에 대한 욕구와 경제적 효과를 염두에 둔 보행권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주간신문인 <시민의소리>에서 ‘걷고 싶은 거리’를 타이틀로 국내는 물론 세계의 유명한 걷고 싶은 거리의 장단점을 비교 조명해 기획연재 한 것은 시의적절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걷고 싶은 거리’에 대한 연재는 지난 8월 7일자부터 11월 27일자까지 총 14회에 걸쳐 서울, 부산, 대전 등 현재 국내에 조성되고 있는 ‘워커블 시티’ 사업에 대해 취재 분석한 후, 세계적 관광명소로 알려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롬바드 스트리트와 로스엔젤레스의 헐리우드 블루버드 등의 취재를 통해 광주가 추진하고 있는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에 적절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연재를 시작하는 8월 7일자 “‘명품 가로 숲 길’은 가로정비 사업의 다른 이름”이라는 지적기사는 관계당국에서는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이 기사에서는 광주시의 추진계획도 함께 소개하면서 “올해부터 시작해 2018년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며, 2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통해 시민이 걷고 싶은 가로 숲길을 만들기 위한 ‘명품 가로 숲 길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광주시의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또 기사는 광주시의 이 정책에 대해 “대다수의 광주시민들은 이를 명품 가로 숲길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이 사업에 대해 시민의 반응을 소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가로수를 심고, 보도블럭을 바꾸고, 인도를 조금 넓히는 등의 사업은 단언컨대 명품 길 조성과 거리가 멀다”는 한 시민의 인터뷰도 싣고 있다.

<시민의소리>는 이 기사를 통해 “광주시가 ‘워커블 시티’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이 그동안 형식적으로 걷고 싶은 거리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도시의 도심 거리를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바꾸는 것이 요즘의 추세이다. 처음에는 보행자의 열악한 보행권 요구나 안전에 중점을 두고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경제성 중심의 자동차 우선 체계에서 보행자 중심 구조로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이들 기사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외국의 사례뿐만 아니라 국내의 전문가의 대담이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큰 그림을 파악 할 수 있는 방향제시와 어떤 방식이 좋은지에 대한 포인트를 대안으로 제안했으면 하는 점이다. 그리고 연재횟수가 총 14회까지 가는 것은 너무 길다. 5회 이내에서 연재를 끝내고 1~2회 정도 전문가 대담 형식으로 최종 마무리 했으면 더욱 짜임새 있는 기획연재가 됐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끝으로 첨언하면, 광주는 호수나 바다가 없고 동개천, 용봉천 등 실개천도 모두 콘크리트로 덮여있는 사막화된 도시이지만, 다행이도 광주시내 어느 곳에서나 조망할 수 있는 무등산 있다. 그러나 최근 무분별한 광주의 구도심 재개발과 신도시 조성으로 인한 고층아프트의 난립으로 광주시민들의 조망권이 박탈당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이나 시카고 등 대도시의 초고층 빌딩숲도 중심 상업지구에 제한적으로 있는 것이다. 시 외곽의 주거지역까지 파고드는 근본 없는 난개발은 광주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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