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영상운동에 대해 얘기할 때 우리를 딜레마에 빠뜨리는 것으로 '작품'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어찌보면 이는 자연스런운 현상인데, 모든 장르운동은 최종적으로 창작운동으로 귀결된다 했을 때, 예술운동으로서의 영상운동은 여타 장르와는 다른 물적토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는 '지역'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때문에 영화를 하려면 충무로로 갈 수밖에 없었고 이런 현상들은 너그럽게, 혹은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했었다. 더군다나 이런 풍토가 영상창작자들 스스로를 비주류로 인식하게 하고 스스로의 창작활동을 옥죄어 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렇듯 영화가 예술이 되기 위해 무너져야할 장벽은 디지털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마침내 제거되었다. 영상제작의 한계였던 장비는 개인장비 수준으로 낮아 졌으면 이를 토대로 이제 진정으로 예술적 감수성을 가진 사람은 영상으로 자신의 작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역의 독창적인 영상창작활동이 이제야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를 인식하고 실천하는 영상창작자들을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음도 사실이다.
최근 '광주를 떠난다'는 '시민의 소리'에 보도된 'vj'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연 그들이 '작가정신을 갖고 있었을까?' 하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의욕 넘친 그들이 2-30만원짜리 촬영보조원으로 만족하거나, 배운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그들은 언제나 이류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카메라는 '권력'을 갖는 특별한 '무엇'이 아니고 펜이자, 붓처럼 우리를 드러내는 미디어일 뿐이라는 인식 속에서만 작가'정신'이 싹틀 수 있고 '작품'으로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비록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 시사회는 아니었지만 참석했던 모두가 동의했듯이 이런 발표회가 더욱 많이, 그리하여 지역에 근거한 영상문화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 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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