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어난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처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윤락, 매춘에 관련된 사건은 새삼스러운 일도 깜짝 놀랄 일도 아니다. 없는 듯이 은폐되다가 한번씩 선정적으로 까발려지기도 하지만 이는 늘 '문제'로 우리 곁에 존재해 왔다.

우리 사회는 좀더 자극적이고 새로운 방식의 성의 거래를 위해 다양하고 기상천외한 신종 상품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성산업의 매카니즘 속에서 다양한 양상의 성매매 현상을 접하면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물음을 가지게 된다. 이 물음에 많은 사람들은 성매매의 원인을 다른 직업을 선택하지 않고 성매매를 선택하게 된 여성들에게 있다고 말한다. 자발적으로 선택하였거나 정상적인 여성이 아닌 정신 못 차린 일탈적인 여성들이 선택한다는 것이다.

성산업은 돈있는 자본가와 남성들이 주도
여기서 이득을 얻는 것은 매춘여성이 아닌
자본가와 남성이라는 사실

성매매의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성매매는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매춘여성은 스스로 파괴되길 원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쾌락을 얻는 존재이므로 성매매를 자발적으로 선택했고 매춘여성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착취는 또한 그 자체로 선택되어버린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최소한 인격을 가진 존재라는 것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성매매의 원인을 '매춘여성'에게 초점을 맞추다 보면 근본적인 문제의 초점을 흐릴수 있다. 왜냐하면 성매매야말로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의해 존속되고 유지되기 때문이다.

성매매의 형태를 보면 주로 유흥업소나 알선 업체 등의 성산업을 매개로 연결되어있는 데 이는 매춘여성이 남성 손님과 일 대 일의 관계로 계약을 맺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용된 매춘여성은 포주에 의해 '돈을 주고 임의대로 사용할 수 있는 성적 존재'이며 매춘여성자신이 바로 돈이 되므로 대부분 감금당하거나 강제성을 강요받는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가 성매매를 반대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매춘여성이 자발적이고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묻는다.그렇다면 '여성은 다양한 대안과 정보를 가진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선택하는가' 또 '매춘여성은 성매매행위 전반에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가, 자발적으로 그만둘 수 있는가' 답은 '아니다'다. 그렇지 못하고 있다.

결국 성산업은 돈있는 자본가와 남성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여기서 이득을 얻는 것은 매춘여성이 아닌 자본가와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성매매를 반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이다. 여성들이 성매매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든지, 직업이라고 여기든지 간에 성매매는 이를 필요로 하는 남성손님과 업주, 그리고 이를 구조화하는 가부장제의 맥락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라는 사실은 명백하고 여성에게 대안적 노동이 되거나 평등하게 재구성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