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아래 세상
달빛아래 세상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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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보름달은 어둠을 몰아내는 밝음, 보다 밝은 세상을 약속하는 기원의 대상물로 숭상되어왔다.
새해 들어 가득한 달을 맞으며 민중들은 갖가지 놀이를 통해 그들의 공동체 의식을 일깨우는 한편 복된 앞날을 다짐하곤 한다.

산동네의 밤빛은 고요하기만 하다(우산동에서)


초저녁 홰를 가지고 동산에 올라가서 보름달이 솟기를 기다린다.



솟아오르는 보름달을 먼저 보아야 길하다고 하여 서로 앞을 다투어 마을 동산으로 올라간다.





무등산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천막에도 어김없이 달은 비추고 있다.
달이 뜨면 홰에 불을 다리고 절을 하며 소망을 빈다 동쪽하늘이 붉어지고 대보름달이 솟을 때에 농부는 풍년들기를 기원하고 처녀, 총각은 시집 장가가기를 빌었다.

낮에는 이골목,저골목에서 다리품을 팔았을 리어커도 이제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쉬고있다.(각화동에서)


지방에 따라서는 이 날의 달빛을 보고 그해 농사의 흉풍을 점치는데 달빛이 희면 비가 많이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고 흐리면 흉년이 ,진하고 뚜렷하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1년 동안의 농사를 점치기도 하였다.


민영화,시민의 발,노동환경 개선,공권력등 피곤했을 철길. 하지만...(광주역에서)
김동리의 수필 '보름달'에서 보름달은 그 어느 때고 그 어디서고 거의 여건을 타지 않으며 온감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한다.









달동네의 꺼진 가로등의 역할을 해내는 달빛, 밤새 무언의 외침을 발산하는 농성장의 천막에 비추인 달빛,

길게 주차된 차들 사이 힘겹게 세워진 과일장수아저씨의 구루마 위.


무엇보다도 온 국민의 중추적인 다리역할을 하는 기차선로 위에 달빛들은 살맛 나는 풍진 세상을 만들어가고픈 생각을 오늘도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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