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를 찾습니다'
'배우를 찾습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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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지도하고 있는 청소년영화모임에서 활동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공부하다 잠시 귀국한 녀석(?)을 엊그제 만났다. 일년 후쯤 돈벌어 다시 공부하러 가겠다는 녀석이 불쑥 꺼낸 얘기가 '배우'를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귀국 후 집에서 뒹굴면서 이미 시나리오도 썼고, 장비야 '캡틴'(모두들 글쓴이를 이렇게 부른다)이 빌려줄터이니 배우가 문제란 것이다.

그렇다. 문제는 배우다. 광주에서 드라마를 찍으려는 청소년이든, 아마추어든, 독립영화감독이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배우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스즈키 세이준 감독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배우라고 했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글쓴이는 특히 단편일수록 배우가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무튼 이 배우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글쓴이는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라스트 캐슬'이라는 영화를 (컴퓨터로) 보게되었다. 그러면서 문뜩 떠오른 생각. '아, 우리에겐 왜 레드포드 같은 배우가 없냐' 였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자신의 출세작인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에서 따온 선댄스협회를 만들어 미국독립영화 축제의 장인 선댄스영화제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오버랩되는 장면. 최근 재정경제부의 스크린쿼터 축소움직임에 반대하는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영화인들의 시위장면이 생각났다. 우리 국민에겐 문화의 다양성과 정체성의 위기를 몰고올 스크린쿼터의 축소 또는 폐지에 글쓴이는 당연히 반대한다. 그럼에도 나는 배우가 전면에 나서는 시위가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얼굴만 이쁘고 머리가 빈 배우'들일꺼라는 생각에서가 아니라, 최근 한국영화의 유례없는 호황(?)의 가장 큰 수혜자가 그들이라는 생각에서이다.

물론 헐리우드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2억, 3억에 이르는 배우들의 캐런티를 생각하면, 국적 없는 한국영화 투자자들과 공생하는 그들이 그들의 사회적 책임을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물론 '막동이(한석규)'같은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태생이 삐딱이인 글쓴이의 눈엔 시위의 전면에 나선 그들에게서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보다 잘나가는 밥줄을 지키려는 안간힘으로 보인다.

잘나가는 어떤 배우가 독립영화, 단편영화에 출연했다는 소식과 함께, 단편영화에 출연할 20대 초반의 예쁜 배우지망생을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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