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한 엄마' 최유미씨의 철저 자연 육아법

과자나 사탕보다 된장에 찍어먹는 당근, 감잎차가 훨씬 맛있다는 조재희(6)와 규리(2).
재희는 며칠 후부터 다닐 피아노 학원을 등록하고 엄마에게 가장 먼저 한 다짐이 "선생님이 사탕 주더라도 안먹기"다.

밥 없이는 살아도 피자, 치킨, 햄버거 없이는 못사는 요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두 아이. 이들 곁엔 어린이날이나 애들 생일이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도 손자들이 좋아하는 피자, 햄버거, 스파게티 등 애들 입맛에 맞추어 먹으면서, '아이가 좋아하면 됐지'라는 식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위안은 될 수 있을지언정 진정한 사랑은 될 수 없다는 '독한 엄마' 최유미씨(32)가 있다.

지난주 어린 딸들과 함께 10일동안 단식원에서 몸을 정화하고 왔다는 최씨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식은 좀 유별나다. 자연 그대로의 안전식품이 좋아 빛고을 생활협동조합에서 직접 식품을 배달해 먹는다는 최씨는 생협 쌀이 떨어지면 흰쌀이 있어도 이를 마다하고 잡곡을 부풀려서 밥을 짓는다. 또, 최씨네 냉장고엔 우유나 빵, 인스턴트 식품 대신 과일과 야채효소 등 자연식품만이 가득차 있다.

큰아이 '지독한 환경병' 아토피성 피부염 앓으며
빛고을생협·자연건강법 사이트 '수수팥떡' 인연
오곡밥·생야채·과일·풍욕 등으로 생활습관 바꿔

최씨가 이처럼 식생활을 바꾼 것은 재희와 규리 때문. "큰 애가 아토피성 피부염 때문에 고생 많이 했어요" 최씨는 피부병 잘 고친다는 병원이란 병원은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러나 "병원 약도 효과가 없어 한의원을 찾았지만 3개월, 6개월, 1년이 다 되도록 한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었다"며 현대의학에 더 이상 믿음이 없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천식, 비염, 결막염까지 걸려 고생하는 딸 아이를 본 최씨는 우연히 빛고을 생협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식생활을 바꾸기 시작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환경병이예요. 우리 어릴 적만 해도 이런 병은 흔치 않았는데 환경이 오염되고 우리의 식생활 습관이 바뀌면서 우리 세대가 낳은 아이들은 정도의 차이일 뿐 아토피성 피부염은 감기처럼 흔한 병이 되었으니까요"

엄마, 아빠의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고생하는 딸 아이를 보면서 최씨는 독한 맘을 먹고 딸아이와 함께 자신부터 생활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밥상에 흰쌀밥 대신 오곡밥이 올라오고 우유 대신 감잎차가 간식으로 등장했다. "고기 안먹어도 오곡밥에 모든 영양소가 다 있는 걸요".
최씨는 이후 아토피성 피부염 등 때문에 고생하는 엄마들의 정보교환 공간인 '수수팥떡(www.asamo.or.kr)' 사이트를 발견하고 더욱더 철저하게 아이들의 건강을 챙겼다.

감잎차, 죽염, 심혈을 기울인 생수, 오곡밥, 생야초효소, 생야채즙, 냉온욕, 족탕 등 최씨가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시도했다. "아이들이 안먹고 안하려고 하면 정말 진땀이 나지만 내가 만든 병이니 내가 고생해서 내가 고쳐줘야지 하는 맘으로 최선을 다했어요".
때론 아이들이 과자 사달라고 조를 때면 마음이 흔들렸지만 독한 맘으로 유혹을 뿌리친 결과 이제 아이들의 아토피성 피부염은 거의 치료가 됐다.

인스턴트 식품 끊은 뒤 온가족 건강 몸으로 확인
"자연으로 아이키우기…많은 부모 동참했으면 해요"

그렇다고 식생활이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내 몸부터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는 최씨는 앞으로도 변함없는 식생활을 이어갈 생각이란다.
"그동안 애들 병원비로 한달에 30~40만원은 족히 들어갔는데 그것을 먹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제 먹는 것만큼은 아이들이 스스로 철저히 지키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토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을 정도라고.

한편으론 점점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불안한 마음도 있다. "밖에 나가면 갖가지 유해 환경이 아이들을 유혹할텐데…" 이에 최씨는 공동육아 등 좀더 많은 부모들이 함께 자연주의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에 있다. 최씨가 권하는 자연육아는 엄마의 굳은 결심으로 아이를 튼튼하게 키우자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최씨가 권하는 두권의 책 : 자연건강법으로 아이 낳고 키우는 '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
아이를 해치는 음식 39가지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