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기원 첨단 인재들 다 어디갔나
광주과기원 첨단 인재들 다 어디갔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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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과학산업단지 조성 7년, 광(光)산업 육성 3년…. 온갖 현란한 구호와 장미빛 환상 속에 천문학적인 돈을 들이고 있는 광주 첨단산업의 현주소는 과연 어디쯤일까. 놀랍게도 그렇게 역점사업으로 공을 들인 '첨단 광주'는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적어도 광주과학기술원(K-JIST) 졸업생들에게는….

'광주과기원에 광주는 없다'.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산업발전을 위해 설립된 광주과기원 졸업생중 광주지역 취업자가 5년동안 1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실은 이곳 석·박사출신의 고급연구인력을 유치할만한 연구소나 기업체가 사실상 하나도 없기 때문으로 열악하다못해 참담한 지경의 광주지역 첨단산업인프라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광주지역 연구소 기업체 취업률
전체졸업생 1%불과 1년에 2명꼴


광주과학기술원법에 의해 광주과기원이 개교한 것은 지난 95년 3월. 당시 막 조성된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에 처음으로 입주했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관련법과 정관상 설립 목적을 첨단과학기술의 혁신을 선도할 고급과학기술인재 양성과 첨단단지의 활성화 및 지역산업발전 등에 두고 있어 지역첨단산업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국내 유일의 과학기술인력 전문 대학원으로서 이 곳 출신의 석·박사들이 첨단단지 등 광주 소재 연구소나 기업체에 정착, 첨단산업의 집적화에 필요한 인력풀 이 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에따라 정보통신, 신소재, 기전, 환경, 생명 등 5개분야에서 95년부터 매년 석사과정 180명을 모집했고, 97년부터는 박사과정 110명을 포함해 모두 290명의 신입생을 전국에서 모집했다. 97년부터는 졸업생을 내기 시작했고 2001년까지 740여명의 석·박사가 배출됐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연구소나 기업체에 취업한 졸업생은 고작 1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금호타이어연구소 3, 금호생명과학연구소 1, 우리로광통신연구소 1, 엠코코리아 1, 하나로통신호남지사 1, LG화학(여수) 2, 호남석유화학(여수) 1, LG이노텍스 1, 캐리어 1, TOP연구소 1명 등이다. 나머지 대부분 졸업생은 대전의 대덕연구단지나 서울 경기지방의 대기업 연구소로 몰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97년 첫 졸업생 배출 이후 지속되고 있는 고급인력의 '역외유출'로 지적되고 있으며 2001년 2,8월 졸업생 가운데서도 첨단산업단지나 광(光)관련 산업체에 취업한 경우는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첨단과학기술 광산업 육성' 화려한 구호 뒤
첨단산업인프라 전무한 광주첨단산업 현주소


광주과기원의 고급인력 중 전체 졸업생의 1.7%, 1년에 2명만이 광주지역에 연구소나 기업에 정착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제주출신으로 지난 99년 석사졸업하고 현재 광섬유 생산설비업체인 광주의 (주)TOP연구소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김오철씨(33)는 "졸업당시 수원에 있는 화영산업에 들어갔다가 연관업체인 이곳으로 옮겨 일하고 있다"며 "광주과기원에는 생산설비가 있는데 그 외에는 광주지역 기업에 없을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들어갈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광주과기원 취업정보센터 심병근과장 역시 "광주입장에서야 졸업생들이 지역에 남아 정착하면 산업연관효과도 있고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훨씬 되겠지만 졸업생 입장에서는 어느 지역으로 가서 일하든 상관없다"며 "광주는 생산제조업체쪽만 있고 연구기관이나 기업부설연구소도 취약하기 때문에 졸업생들을 광주에 잡아둘만한 유인요소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출신교소재지 기준으로 광주과기원에는 광주지역 재학생이 28%정도 차지하고 있다.

이에대해 광주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아직까지 느긋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설립 초기단계에 있는 한국광기술원과 전자통신연구소(ETRI)광주분원, 광주과기원내 고등광기술연구소가 설립돼 고급인력을 잡아 놓을 것"이라며 "첨단단지 일대가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되면 광산업체들이 병역특례업체가 돼 고급연구인력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6년전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때와 '광주의 비전'인 광산업을 역점사업으로 육성할때도 비슷한 대책을 내 놓았다.
그러나 3~6년이 지난 현재 120여개 광관련 업체가 들어선 지금 첨단산업단지의 핵심인 광주과기원출신 고급인력을 유치할만한 연구시설과 기술력을 가진 업체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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